My Cherry Blossom 수능 외전
역시 수능 날 답게 날씨가 추웠다. 어제만 해도 얇은 외투를 입어도 될 날씨였는데 하루만에 패딩을 입는 날씨로 변하다니, 긴장감을 떨칠 수 없었다.
나는 원래 좋은 대학교를 가겠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다. 아니, 대학을 갈 생각도 안 하고 있었지. 그래서 수능도 신경쓰지 않고 살았던 사람이였다. 그러던 어느 순간 고등학교 1학년 말 나 자신의 전환점이 되는 사람이 생겼다.
"남준아, 내가 꼭 붙어서 올게! 꼭!"
밝은 표정으로 웃으며 수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날 바라보는 너의 시선이 느껴졌다. 겉으로는 멀쩡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나도 수험생 인지라 떨리는 마음이 점점 더 크게 생겨버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못 보겠다고 말하고 올 걸, 왜 이리 자신감이 넘쳤는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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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이 흘렀을까 너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시험을 본 것도 아닌데 괜히 내가 더 떨렸다. 과연 잘 봤을까. 밝은 목소리로 내게 전화를 걸었을까. 하는 걱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남준아, 얼른 나와봐 얼른"
떨리는 너의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집 앞으로 달려 나갔다. 집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며 기다리고 있었을까 고개를 푹 숙이고 걸어오는 너의 모습이 보였다. 그 짧은 사이에 나는 '아, 위로 해줘야겠다. 오늘 잘했다고 칭찬도 해줘야겠다'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고개를 숙이고 몇 걸음 더 걸었을까 숙이고 있던 너의 눈에 나의 신발이 보였는지 잔뜩 울상을 한 상태로 복숭아처럼 빨갛게 변한 얼굴을 올리고 나를 쳐다보는 너였다.
"왜 울고 그래, 오늘 시험 보느라 많이 힘들었지? 얼른 들어가서 푹 쉬자"
내 말을 듣고 살짝 고개를 저으며 나를 쳐다보는 너의 눈에 눈물이 고여있었다. '아, 내가 괜한 말을 했구나. 김남준 이 멍청이...' 혼자 자책을 하고 있었을까 갑자기 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남준아, 나 오늘 최고로 잘 봤어... 내 인생 최대 점수야!"
고개를 푹 숙이고 울면서 걸어오던 너의 입에서 나온 말이였다. 너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다시 한 번 물었다.
"뭐라고 탄소야? 다시 한 번만 말해 봐"
"나 이번에 시험을 제일 잘 봤다니까!! 내 최고 점수야 남준아!"
방방 뛰며 말하는 널 본 순간 아무 말 없이 다가가 조심스럽게 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잘 했어, 너무. 너무 너무 잘 했어. 후회 안 하면 된거야, 잘 했어. 우리 탄소 너무 예쁘다."
"너랑 같은 대학교는 아니지만, 적어도 비슷한 곳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좋아서 울었어! 그래도 나 잘 했지?"
대답 대신 눈을 맞추며 너의 입술에 쪽 소리 나게 뽀뽀를 했다.
"응, 너무 잘 했다. 너무 예뻐"
우리는 내년에 있을 봄을 기다리며 따뜻한 겨울을 함께 보냈다.
아니, 아마도 우리의 봄은 내년이 아닌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 됐던 것 같다.
My Cherry Blossom 3 회가 아닌 수능 외전을 들고 왔어요!
오늘이 수능이라는 소리를 듣고 저와 남준이의 수능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하하)
남준이와 사귄 뒤 이야기여서 고민을 했지만 중요한 날이기도 하고
여러분들의 긴장이 조금이라도 풀어지길 바라며 가져왔어요 ㅋㅋㅋㅋ
이야기를 가져와서 써도 뭐 재미가 엄네...
여하튼! 2017학년도 대학 수학 능력 시험 꼭 잘 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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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저의 개인적인 공지 입니다! 매번 글을 올리면 암호닉을 신청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큰 맘 먹고 암호닉 신청을 받아볼까 해서 이렇게 왔어요!
한 분이라도 좋으니 신청해주세요 :)
최선을 다해서 기억하고 답댓 달아드릴게요! ㅎㅅㅎ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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