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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전체글ll조회 1374


 

어쨌든 물은 이미 엎질러졌고, 나에겐 일주일 동안 이 꼬맹이를 책임져야 하는 임무가 생겼다. 뭔가가 쫓아오는 것 마냥 빠르게 돌아가는 시침 소리와 옆에서 꼬맹이가 마이쮸를 먹느라 쩝쩝대는 소리 말곤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조용한 이 방 안에서 괜히 점점 더 어색해져만 가는 거 같아 무슨 말이라도 해볼려고 했지만 아이와 얘기 한 번 해본 적 없던 나에겐 수리 문제를 푸는 것보다 더 고역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알기는 하는 지, 입술을 계속 오물거리며 내 눈치를 계속 보던 꼬맹이가 내 소매를 꼭 쥐곤 두 번 정도 잡아당겼다.

 

형아, 형아.

왜 또. 마이쮸 더 달라고?

아니이.. 그거 말구..

그럼 뭐, 남자애가 말을 잘 해야 여자애들이 좋아하지.

 

그러자 그 얇쌍한 입술을 삐죽이며 위협하는 복어처럼 볼을 잔뜩 부풀리는데 검지로 쿡 찌르니깐 뽁!하고 소리가 나며 볼이 다시 홀쭉해진다. 내가 그럴 줄은 몰랐는 지 눈만 멍청하게 깜빡이던 꼬맹이의 얼굴을 보니 계속 새어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을려고 입을 막고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러자 어린 게 눈치는 빨라서 작은 주먹으로 내 팔뚝을 콩콩 쳐대면서 웃지 마, 웃지 말래두! 하며 소리를 질러대는데 저러다 목 상하겠네.

 

[B1A4/공영] 찹쌀떡 2 | 인스티즈

 

가까스로 웃음을 멈추자 그새 또 삐져선 등 돌린 채 앉아선 아무 말도 안 하고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간지럼을 태우려고 손을 가져가도 쳐내고, 마이쮸를 줘도 던져버리고, 목구멍까지 치밀어오른 욕을 다시 삼켰다. 아니 씨발 자기가 웃긴 짓을 하는 걸 어쩌라고, 웃겨서 웃는데 사람한테 그 정도 자유는 줘야 하는 거 아냐? 이래서 애 보는 게 싫다고. 자기 생각만 할 줄 알고. 생각하면 할 수록 정말 말 같지도 않은 행동을 해대는 꼬맹이라 풀어줄 마음이 사라져서 삐져있거나 말거나 티비를 켜서 예쁜 아나운서 누나가 나오는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데 갑자기 삑 소리를 내며 티비가 꺼진다. 아, 씨발.

 

꼬맹이, 너 진짜 자꾸 그럴 거야?

..씨바알.

뭐?

씨발! 형아 씨발이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진짜!

 

많아 봤자 대 여섯 살 정도로 보이는 게 눈을 매섭게 치켜뜬 채로 씨발, 씨발 해대는데 기가 차서 말도 안 나온다. 다 큰 어른이 해도 싸보이는 욕인데 엄마 젖 찾을 나이인 애가 저런 말은 대체 어디서 배워왔대? 더 이상 참으면 계속 기어오를 거 같아서 확 소리를 지르니까 움찔하면서도 눈은 계속 치켜 뜬 상태인데 불안한 듯 손가락을 계속 꼼지락 거리는 걸 보니 역시 애는 애인 지, 씨발이란 소리는 안 하고 그냥 입술만 오리처럼 쭉 내민다.

 

너 몇 살이야.

다섯 살.

형 열 일곱이거든?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시선을 자기 손가락으로 옮기곤 손가락을 하나 하나 꼽으며 하나, 두울.. 하면서 숫자를 세는데 아까 씨발거리던 말썽쟁이는 어디 가고 숫자도 제대로 셀 줄 몰라서 낑낑대는 순한 애기 하나만 남아있다. 하긴 애 상대로 화낸 것부터가 유치한 짓이지. 열 넷, 열 일곱, 열.. 열.. 열 셋까지는 어떻게 셌는데 열 넷부터는 세기가 힘든 지 계속 손가락을 접었다 폈다 하며 표정을 찡그리는 꼬맹이를 안아다 무릎에 앉혀놓고 조그마한 손바닥 옆에 내 손을 펼쳐주니 놀란 토끼 눈으로 날 올려다본다.

 

잘 봐, 열 셋, 열 넷, 열 다섯, 열 여섯.

열 일곱!

 

손가락 하나를 마저 꼽음과 동시에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크게 숫자를 외치는데 영락 없는 유치원 생이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졌다. 마치 어려운 문제라도 푼 것처럼 양 볼을 분홍색으로 물들인 채 맞췄으니 칭찬 해달라는 듯한 표정을 짓길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래, 열 일곱이야. 형이랑 너랑 열 두 살 차이야.

으응, 열 두 살.

그럼 형한테 씨발 하면 돼, 안 돼?

안 돼..

그럼 반말 하는 건?

돼.. 아니 안 돼!

 

씨발은 나쁜 말인 걸 아는 지 순순히 인정했는데 또 그냥 지는 건 싫은 지, 고집은 쓸데없이 세서는 반말 해도 된다고 말을 하려다 내 눈치를 보고는 바로 안 된다 하는데 조금은 괘씸하지만 일단은 넘어가주기로 했다. 여기서 더 다그쳐봤자 남은 일주일 동안 내 얼굴도 안 보고 집에 간다고 밤새 찡찡댈 거 같으니까. 아까부터 짓고 있던 엄한 표정을 좀 누그러뜨리자 기다렸다는 듯이 눈웃음을 치며 뭐가 그리 좋은 지 꺄르르 소리 내어 웃는데 우는 것보다는 나으니 볼을 몇 번 잡아당겨주곤 말았다.

 

[B1A4/공영] 찹쌀떡 2 | 인스티즈

 

근데 아까 무슨 말 할려고 한 거야?

그니까아, 있자나.

응, 있잖아 뭐.

형아 이름, 형아 이름 안 가르쳐줬어.

형 이름 찬식이, 공찬식.

찬식이.. 찬이, 찬이 형아.

 

이름을 가르쳐주자 조그맣게 내 이름을 중얼거리며 고개를 다시 푹 숙였다 들어올리며 봄날의 햇빛처럼 해사하게 웃어보이는데 순간 어린 애가 아니라 백 년 묵은 구미호라도 되는 줄 알았다. 살다 살다 애기한테 홀릴 줄이야, 어린 게 벌써부터 사람 마음 녹이는 법을 알아서는. 나중에 크면 정말 여자 뿐만 아니라 남자도 많이 울릴 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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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이의 씹덕 포인트인 눈과 입술 사진 보니깐 뿌듯하네요.. 제가 쓴 거지만 애기 진영이 너무 귀여워서 녹겠어요.. 끄응..ㅜㅜㅜ

제 로망 쓰다가 제가 심장 마비 와서 먼저 죽으면 어떡하죠.. 아 그나저나 단편으로 쓸랬는데 어쩌다 보니깐 이게 되게 길어질 거 같네요

15편이 아니라 30편도 찍을 거 같아요 느낌이 제발 이번 건 완결 내길 바라며..ㅜㅜ 예쁜 지녕이 조으다 다정다감한 형 찬식이도 조으다..

이번 주에 발표할 게 두 개나 있어서 한 목요일 쯤에야 올 수 있을 거 같아요 그럼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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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끙끙...아 귀여워여..아...흐엉...지녕아..끙...TㅅT♡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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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ㅜㅜ... 지녕이 볼 뽁하고 터뜨리는 거 저도 해보고 싶어요 눈 막 크게 뜰 거 같은데 오늘도 끙끙 앓네요T^T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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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아ㅠㅠㅠ진짜 귀여워요ㅠㅠ퓨ㅠㅠㅠ둘이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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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진영이는 모태 귀여움이 폭발하고 찬식이는 숨겨둔 귀여움이ㅜㅜ 아무튼 둘 다 귀여워서 숨 멎을 거 같아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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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ㅠㅠㅠㅠ퓨사랑해옆ㅍㅍㅍㅍㅍㅍ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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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ㅜㅜㅜㅜ저도 사랑합니다ㅜㅜ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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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으어유ㅠㅠㅠ귀여워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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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ㅜㅜㅜㅜ지녕이 깨물어 주고 싶어요 정말ㅜ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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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으아 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기다리고 있었어요 이거ㅠㅠㅠㅠㅠㅠ이번에도 역시 애기진영이는 매우 귀엽ㅠㅠㅠㅠㅠㅠㅠㅠ끙끙 귀여워라ㅠㅠㅠㅠㅠ작가님 사랑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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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주차장
ㅜㅜㅜ기다리고 계셨다니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ㅜㅜㅜ애기 진영이는 어느 때든 다 귀엽죠ㅜㅜㅜ우리 애기 우쮸쮸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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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디뇽....디뇽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귀여워쥬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작가니뮤ㅠ사랑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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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헐진짜기염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미치겟자ㅠㅠㅠㅠㅠㅠㅠ저이런물되게죠아해서ㅠ뉴ㅠㅠㅠㅠㅠ진짜쥬거영.....ㅠㅠㅠㅠ작가님사랑하구요완결내쥬셔야되여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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