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용자철]한라봉선생님
w.성춘향
01:소심한 선생,대담한 학생
자철은 울고 싶었다.
자철은 정규 교사로 부임하기 전 교생으로 세 군데의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었다.
세 곳 모두 여고여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그곳에서 자철은 꽤나 인기가 좋은 편이였다.
조금 촌스러운 인상이기도 했지만 훈훈한 얼굴과 27세의 젊은 나이의 자철은 여고에서는 그야말로 완소남,이였다.
영어를 가르쳤던 자철에게 여고생들은 "선생님 영어 교사니까 외국 배우 같아요 잘생겼어요!"라던가,"선생님 웃으실 때 환해서 좋아요!"등등 예쁘고 고운 말을 아끼지 않았다.
자철은 쑥스러워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내심 좋아했었다.
첫 번째 여고에서는 꽃향기가 났고,두 번째 여고에서는 비누 향기,세 번째 여고에서는 샴푸 향기가 났었다.
세 향기 모두 자철에게는 좋은 기억이였다.교생 활동을 하면서 부족했던 자신감도 얻었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짧은 시간이였지만 자철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흥미를 느꼈고,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것이 자신의 적성이다,라고 굳건히 믿어온 자철은 열심히 겨우겨우 올라와 드디어 학기 도중에 무려 고등학교 담임을 맡게 되었다.
학기 도중에 들어와서 그런지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했던 자철은 꽃향기를 상상하며 기대 반 근심 반으로 그렇게 2학년 4반의 담임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쌤 첫사랑 이야기 해 주세여~"
"쌤 섹스 해봤어요?"
"쌤 커요?"
남고,남고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어....
벌써 이 학교에 부임한 지도 일주일이 지났지만 자철에게 남학생들의 돌직구는 언제 들어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욕설은 기본이요 음담패설에 짖궂은 장난까지...항상 땀에 젖어 있어 향기는 개나 줘 버린 지는 오래고 땀냄새만 풍기며 까무잡잡하게 태워진 사내아이들만 있을 뿐이였다.
이곳 아이들은 첫 날부터 다리에 케찹을 뒤집어쓰고 꾀병을 부려 자철을 식겁하게 한 적도 있을뿐더러,교탁 밑에 잘 말린 고추 하나를 두고 단체로 자철에게 "고추 꺼내주세요!"라고 소리쳐 자철을 당황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
자철은 분필을 들고 있던 손을 꼭 쥐고 후,하며 심호흡을 했다.
하지만 또 마음 약하고 소심한 자철이라 아이들의 질문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일일히 답도 해 주었다.
선생님 첫사랑은 비밀이란다,선생님 아직 숫총각이야,무슨 그런 질문을 하니...
등등,얼굴이 붉어진 채로 얼버무리는 자철을 보며 아이들은 재미있다는 듯이 낄낄댔다.
성적이거나 짖궂은 농담들은 한창 호기심이 많을 사춘기 나이니까 자철은 그러려니 생각했지만,이 아이들보다 더 신경 쓰이는 것은 가장 맨 뒷자리에 앉은 아이였다.
"너네 다 닥쳐라."
축구부 기성용...
항상 창가 쪽 맨 뒤에 삐딱하게 걸터앉아 칠판은 안 보고 자철의 얼굴만 뚫어져라 바라보다 몇몇 학생들이 자철에게 시덥잖은 농담을 걸어오면 정색하면서 제압하는 저 아이.
몇 마디를 내뱉을 때마다 싸늘해지는 반 분위기를 자철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차라리 다른 아이들처럼 장난을 걸어 줘...자철은 눈물을 머금으며 분필을 꼭 쥐고 영어 문장들을 하나하나씩 써내려갔다.
냉랭해진 분위기에 움츠러들다가 자철은 이 학교는 마치 살얼음판 같은 곳이야,라고 생각했다.
학기 도중에 들어온 탓에 아이들을 다루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웠다.아니,사실 꼭 학기 도중이 아니어도 이 곳은 어려웠을 것 같았다.
자철의 성격이 워낙 어리버리하고 어벙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학생들도 그렇고 심지어 교사들도 그렇고,학교 자체부터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다.마치 욕실 서랍 속 정리 안 된 타올들마냥.
선생이란 직업은 가르치기가 20%밖에 차지 안 하고 나머지 80%는 애들 다루기라는 말을 자철은 이 학교에 들어온 뒤부터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자철은 성용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 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구선생님!수고 하십니다."
까딱 목인사를 하며 양 손에 핫초코를 하나씩 들고 교무실에 들어오는 홍정호 선생을 보고 자철은 덩달아 고개를 꾸벅,숙였다.
수업 진행용 막대기(라고 해 봤자 수업 시간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를 내려놓고 자철은 홍정호 선생이 건네는 따듯한 핫초코를 조심스레 받았다.
홍정호 선생으로 말할 것 같으면 체육 담당,그리고 항상 검정과 빨강색의 나이키 져지를 입고 호루라기를 걸었으며,키가 무척이나 훤칠했다.
또한 이상한 이 학교에서 유일하게 자철의 눈에 정상으로 보이는 듯 했던 사람이기도 했다.
처음 볼 땐 조금 방정맞다,생각했었지만 얘기를 몇 번 나눠 보니 친절하고 좋은 사람 같았기에 자철도 마음을 열고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금세 친해졌다.
사실 인사만 몇번 나누고 날씨 얘기 학생 얘기 등등 시덥잖은 얘기만 나누는 사이였기에 친해졌다 라는 말을 쓰기에는 덜 친한 사이였지만,워낙 숫기가 없는 자철에겐 이 정도의 사이는 가까운 축에 속했다.
홍 선생은 사교성이 정말 좋았다.내성적인 자철과 웃으며 얘기하는 사이라면 말 다 했다.
첫날 식판을 손에 들고 서성이는 자철에게 여기 앉아요,라며 자신의 옆자리를 선뜻 내어준 홍정호 선생은 자철에게는 지금까지도 무척 고마운 존재였다.
"많이 힘들죠?"
"뭐 그럭저럭....흐흐."
"하필 걸려도 말썽쟁이들 뭉쳐 있기로 유명한 4반이라니 말이에요."
자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핫초코를 한 모금 들이마셨다.맛이 달달한 게 아주 좋았다.
홍 선생은 호루라기를 다듬고 자철을 보며 씨익 웃었다.그리고는 이내 자철의 옆인 자신의 자리에 털썩 앉고는 노트북 전원을 켰다.
자철은 이 비정상적인 학교에 그나마 말이 통하는 상대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느꼈다.
"야,새로운 담임 웃기지 않냐?"
"맞아.생긴 거랑 말하는 거랑 완전 시골 촌뜨기 같당."
"존나 놀려먹기 좋다 진짜,크큭."
성용이 와인색과 검정색 뒤통수를 노려보았다.
아까부터 낄낄대는 앞줄의 두 명에 성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얼굴을 둘 사이에 불쑥 내밀었다.
"아 씨발 깜짝아!!"
숯껌댕이 눈썹의 남자애가 식겁하며 욕설을 뱉었다.와인머리 남자애도 단팥빵을 먹다가 순진한 눈을 동그랗게 뜨며 성용을 응시했다.
"야 김주영 손흥민."
성용이 자세를 고쳐앉더니 자신을 쳐다보는 주영과 흥민에게 나지막히 경고하듯이 읊조렸다.
"너네 구자철 놀려먹지마."
놀려먹지마,하며 째려보는 성용에 주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흥민은 옆에서 얘 며칠 전부터 이상하지 않냥....이라며 실실댔다.
성용이 쪼개지 마라.라고 말하자 흥민은 빵 조각을 찔끔 떼어 먹더니 입을 꾹 다물었다.
주영이 아,하는 표정으로 성용의 쪽에 몸을 돌리고선 성용의 어깨를 툭 쳤다.
"그러고 보니 너 왜 갑자기 영어시간에는 꼬박꼬박 들어오냐?"
"왜,안 돼?"
"축구부 핑계로 맨날 수업 빠지던 새끼가..."
"난 뭐 삼시세끼 축구만 하냐."
그건 그렇지,라며 중얼대던 주영이 언제 꺼냈는지 자신의 핸드폰을 만지작댔다.
아마 옆 여고 얼짱 여자친구와 카톡을 하는 듯 보였다.흥민은 그걸 또 머리를 들이밀고 열심히 구경했다.주영은 자신의 여자친구를 자랑하는 중이였다.
성용은 잘들 하는 짓이다...라고 생각하며 다음 과목 뭐냐?라고 물었다.
"윤리."
흥민의 말에 성용이 빠져도 되겠네.라고 중얼거리더니 몸을 뒤로 젖히고는 의자에 걸쳐진 신발 가방을 휙 들쳐멨다.
성용이 축구공,하고 말하자 흥민이 책상 밑에 나뒹굴어져 있는 축구공을 발로 뻥,차서 잡아들곤 성용에게 휙 던졌다.
성용이 축구공을 두 손으로 잡고 흥민을 향해 입을 아,벌렸다.흥민은 단팥빵을 성용의 입에 대 주고선 빵을 물고 우적대는 성용을 빤히 보았다.
"또 수업 빠지겡?"
"응."
영어가 아니니까,생각하던 성용이 신발 가방을 어깨에 걸치곤 뒷문을 향해 걸어갔다.
영어 선생이기도 하고 새로운 담임이기도 한 구자철...성용은 구자철.이라며 이름을 되새기곤 피식 웃었다.
진짜 소심한 선생이다,라고 성용은 느꼈다.
흥민이 붉은기 도는 와인색 머리를 매만지더니 그런 성용을 보며(주영은 이젠 아예 여자친구와 전화통화를 하고 있었다.)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혀를 찼다.
자철은 생활기록부를 주욱 흝더니 눈을 기성용,이라는 이름에 고정시켰다.
무단 결과에 무단 조퇴가 수없이 많았다.더군다나 폭력 건까지 있었다.자철은 숨을 흡,하고 들이마셨다.이거 말썽쟁이네...
사실 자철은 소위 막나가는 학생들이 매우 무서웠다.
여고에서도 비슷한 여학생들이 종종 있었다.눈화장은 귀까지 뻗을 기세에 허벅지가 다 드러나는 짧은 치마.자철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그때도 움츠러들어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었지.자철은 생각했다.
자철은 주로 그런 학생들은 상대를 하지 않고 피하려고 노력하는데 기성용이라는 학생은 자신을 부담스럽게 쳐다보기나 하니 감히 무시는 할 수 없었다.
진짜 대범한 학생이다,라고 자철은 느꼈다.
자철은 한숨을 푹 쉬더니 생활기록부에 얼굴을 푹 묻었다.
안녕하세여...일단 제목 죄송....할 게 없었어여.
이 글은 본격 구자철 능욕글입니다.
는 농담
신입선생 구자철 남고 적응하기 이거임.(근데 구자철 능욕글도 맞아염)
병맛 기구픽이니 병맛안경을 쓰시고 보시길 바랍니당
레벨 9라서 놀 수 있는 곳이 글잡밖에 없네염...
빨리 등업할꺼에여.
소심한 선생과 대담한 학생의 뿌잉뿌잉한 이야기인데...
어 근데 생각해보면 이거 아고물 아닌가?
헐!망했당...
참고로 쟤네 저기에서 나이 9살 차이입니당 망했어여
참고로 그림은 무시하십시오 그냥 심심하면 끄적여서 올릴겁니당.
근데 사실 이 글을 토대로 그림 그린게 아니라 그림 그리다가 글쓸까 생각나서 썻습니당
한라봉 그렸는데 자초리 생각나서 눈코입 그렸는데 어?사람같넹 그러다가 몸통 그렸는데 뭔가 선생님 느낌 나는거에여 그래서 썼어여.
그럼 전 이퓨리한 자초리와 함께 빠이하겠습니당
빠잉빠잉 (필명이 성춘향이라서 춘향이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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