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짝사랑
W. 세봉이 리더
"조심"
급하게 버스에서 내리던 내 양쪽 어깨를 최승철이 잡았다.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며 뒤돌아 최승철을 바라보았다.
"어…. 뭐가?"
"조심하라고. 밑에 눈 있어"
"아 응! 고마워"
목 언저리를 만지던 최승철은 내게 한마디를 더하고 저기 보이는 자기 친구들과 학교로 들어가 버렸다. 뭐야.... 두근두근 뛰는 심장을 억누르며 얼떨떨한 얼굴로 그 자리에 얼마나 멍하게 서 있었는지 모르겠다. 옘병 내 짝사랑이 다시 시작하는 모양이다.
"...오랜만이다."
"너..."
"나 다시 이사 왔어."
19살, 이사갔던 내 첫사랑 최승철이 돌아왔다.
최승철과 나는 꽤 오래전, 그니깐 최승철이 옆집으로 이사를 오며 알게 되었다. 동갑내기에 취미, 취향이 같았던 아주머니와 우리 엄마는 늘 함께 다니시며 아주 절친한 사이가 되었고 그에 따라 나와 최승철은 학교는 물론 학원도 같은 곳을 다녔고, 심지어 주말마다 엄마들을 따라다니며 늘 함께 지냈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밖에 없었고 뭐든 옆에서 나를 챙겨주던 일은 최승철의 전담이었다. 생각해보면 함께 가방을 매고 학교를 가고, 분식집에서 떡볶이를 사먹고 최승철을 만나고 난 뒤 내 초등학교 시절의 모든 기억은 언제나 최승철과 함께였다.
그러나 사춘기를 시작하며 우리는 함께 등교하지도 학원을 가지도 더는 엄마들을 따라 다니지도 않았다.
사춘기를 거치면서 나보다 작고 귀엽기만 했던 최승철은 어느샌가 키가 훌쩍 컸고 귀여웠던 목소리는 낮아졌다. 중학교 교복을 입고 나타난 그의 변화는 내게 너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몰랐지만 최승철은 인기가 꽤 많았다. 잘생기고 다정한 최승철을 싫어할 여자애는 없으니 마음속으로 최승철을 좋아하는 여자애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 여자애들에 나도 해당할 줄은
어색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간간이 마주치며 인사도 하고 이야기도 했다. 그런데 중학교 3년 때 같은 반으로 배정되었고 한술 더 떠서 내 처음 짝은 최승철이 되었다. 이보다 불편한 자리가 도대체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정말 우습게 나는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 달 채 안돼서 내 짝, 최승철이 내게 다정하게 대해준 모습에 설렌 나는 그 순간 짝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
"승철아 나... 너 좋아해"
축제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 우연하게도 가는 길이 같았다. 함께 길을 걸어가며 나는 떨리는 목소리를 애써 숨기며 고백을 했다. 둘 사이에 흐르던 정적을 깨며 최승철은 내게 이렇게 말했다.
"...."
"...미안 나는 너를 친구 이상으로 생각한 적 없어"
무슨 정신으로 집까지 왔는지도 몰랐다. 나쁜 놈 진짜 너무해. 조금은 그래도 조금은 나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 최승철에게 고백했다 차인 것도 창피하고 내게 다정하게 대해준 최승철이 너무 미운 마음 때문에 그날 침대 위에서 펑펑 눈물을 흘리며 다짐했다. 최승철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접겠다고.
생각해보면 최승철은 늘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다정했다. 나는 사랑에 빠져 나에게만 다정했다고 혼자 착각을 했었다. 창피하게도. 그 뒤로 최승철 얼굴을 도저히 볼 수가 없어 열심히 피해다녔다.
그렇게 나는 최승철이 이사를 간다고 말하던 순간에도, 최승철이 떠나고 난 뒤에도 그리고 19살이 되어서 최승철을 다시 만났을 때도 나는 최승철을 다시 좋아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16살 내 첫사랑이 시작되고 끝났으며, 19살 내 짝사랑이 다시 시작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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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글 처음 올리는데 엄청 짧아서 구독료 없이 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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