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창문에 부딪혀 깨졌다. 바닥으로 흩어지듯 떨어졌다. 햇빛의 부서짐을 멍하니 쳐다보는 한 아이가 있었다. 그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없었다. 말을 할수 있는 목소리도 향을 맡을 수 있는 코도 볼 수 있는 눈도 잡을수 있는 손도 갈수 있는 발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그아이는 느리게 두어번 눈을 깜박였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그 아인 어느덧 희미해진 붉은 선을 보곤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선반위에 놓인 유리컵을 쳐다보곤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아프겠지. 듣기좋은 목소리가 그 아이의 입술을 비집고 나왔다. 이불을 걷어낸 아이의 발목이 새하얗게 빛났다. 어느덧 선반위의 유리컵을 손에 쥔 아이가 다소 무서운 미소를 입가에 올렸다. 유리컵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아이는 고개를 들어 단단한 벽을 쳐다봤다. 쨍그랑. 그순간 가볍게 부서지는 유리컵의 소리가 울렸다. 작게 부서진 조각들이 아이의 흰 발목을 스쳐 생채기를 냈다. 시끄러운 소음에 잠시 눈을 감고 있던 아이는 잠잠해진 공기에 다시 눈을 뜨곤 파편이 흩어져있는 벽앞으로 발을 움직였다. 이번에도 오지 않을꺼야? 낮게 읇조리는 아이의 목소리가 유리컵의 파편에 부딪혀 흩어졌다. 아이의 입가에 허무한 미소가 자리 잡았다. 파리한 아이의 안색이, 아이의 가녀린 어깨가, 붉은 줄로 어지럽혀진 두 손목이, 자잘한 생채기가 남아있는 발목이 갑작스레 들어온 강한 햇빛에 잠시 가려졌다. 순간 붉은 꽃이 바닥을 수놓았다. 너무 붉어 오래 쳐다 볼수 없는 그런 붉음이였다. 빠르게 바닥을 적시는 꽃잎에 아이가 웃었다. 해맑게. 백현아, 올꺼지? 우린 그 불쌍한 아이를 보고싶다. 백현아 우린 그 외로운 아이를 백현아, 우린 그 가녀린 아이를 사랑해. 경수라 부른다. 반응연재. 많은 관심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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