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재혼을 했다. 사실 엄마의 재혼에 반대를 했다.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하늘에서보면 무슨생각일까
배신감이 들진않을까 그리고 낯선 아저씨에게 아빠라 불러야된다니 적응되지않는게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하지만
엄마혼자 살림을하려니 생계유지는 되지않았고. 엄마는 결국 재혼을 선택했다. 짐을 정리하고 나올때
액자에 걸려진 가족사진을 보았다. 사진속에 웃고있는 아버지의 모습은 다 이해한다는 표정이였다.
" 징어야, 여기가 앞으로 우리가 살곳이야 "
" 응 ... "
" 새아빠가 되실분에게 예의갖추고 응? "
" 알았어요 "
" 이리와봐, 옷매무새가 이게뭐야 단정하게 해야지 "
아 싫다. 벌써부터 낯선느낌이 들었다. 일년전만해도 우리는 이러지않았는데 갑자기 돌아가신 아버지가 너무 미웠다
이렇게 불편한가족이어딨어. 엄마는 옷매무새를 갖춰주곤, 어제밤 백화점에서 사오신 치마를 툭툭털어주고 우리딸예쁘네.
하며 꽤나 으리으리한 집 초인종을 눌렀다. 인터폰으로 누구세요. 라는 말한마디 없이 문이열렸다.
" 왔구나. "
" ㅇ,안녕하세요 "
" 세훈아 이리와, 너도 인사드려 앞으로 너 엄… "
" 엄마 그딴거 필요없으닌깐 꺼지라고 "
저녀석이 …잠깐 인상을 쓰신 새아빠를 보았다.엄마는 괜히 어색한 웃음을 보냈고 괜찮은척 짐을 풀었다
아까 그 오세훈이라는 사람은 그한마디를하고 성을내며 이층으로 올라갔고 방문을 닫히는 소리가 일층까지 들릴정도였다
우리에게 건내는 첫인사가 저건가 보다. 왠진모르겠지만. 동질감이 들었다.
" 다녀왔습니다 "
" … 안녕하세요 "
" 누구 … 아. "
짧게 탄식을 뱉곤, 나를 스캔하지도않고 눈만 까딱인사하고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자기 동생을 닮아서인지 하는행동은 정말똑같다 다만 성을내지않은 침착한 타입일뿐 그렇게 멍하니
그남자가 올라간 계단을 쳐다보닌 엄마가 나와서 내 어깨를 쿡쿡쭈셨다. 아, 어깨찌르는거 싫다닌깐
" 뭐하고있어 멍하니 여기서. "
" … 뭐. "
" 아 쟤 이름은 도경수야 "
" 아 그래 "
" 이름은 알아두라고 "
알아도 부를일은 없을것같은데.
이집은 너무 갑갑하다 벽이 있는것처럼 엄마는 뭐가 그리 분주한지 새아빠에게 잘보이고싶은건지
넓어서 치워도 끝이않보일집을 치우고있다. 그리고 새아빠에게 과일도 깎아다 바치고. 그저 신문지만 보며
엄마가 재깍재깍 깎아다준 과일을 몇개집어먹을뿐이다 벌써적응이 되셨나, 너무 편하듯 대하는 모습에 왠지모르게 아니꼬왔다
밤이깊었다. 새아빠께서 내방이라며 앞으로 쓰라고 한 이 방은 쓸대없이 컸고 빈공간이 적적하게 잠이오지않게 만들었다
결국 내내 뒤척이다 이불을 걷어내고 방문을열어 기나긴 복도를 지나 계단을 내려와 거실로 갔다. 보조등은 몇개가 켜졌고
부엌사이로 빛이 보였다. 까치 걸음을 하고 살짝 보니 오세훈이라는 사람의 넓은 등이 날 마주하고있었고
놀라서 다시 방으로 올라가려는 순간 오세훈이란 사람과 딱 맞우쳐버리고 오세훈은 딱딱하고 건조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입꼬리를 올리며 나에게 첫 마디를 건냈다 하지만 그 말이 듣기싫었던 나는 말을하려던 오세훈의 입을 인사를건내 막아버렸다
" …안녕하세요 "
" 살기편해? 우리아빠가 번돈으로 이런집에서, 누리고, 먹고 "
" 그런거 아니… "
" 재수없으닌깐 앞으로 눈앞에 띄지마 "
" … "
" 부탁아니고 충고야 "
" … "
"좆같이, 내 피도 안섞은 새끼두명이라니 "
마지막에 뭐라뭐라 중얼거리며 오세훈이라는 사람은 내어깨를 툭치고 가버렸다. 쨍그랑. 오세훈이 내어깨를 쳐버린 바람에 떨어져버린
물컵이 유리조각의 파편을 튀기면서 부엌을 울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유리조각들은 대리석이 아닌 내 발등에 조각조각
떨여져서 그렇게 큰소리를 내지않아 가족들을 깨우지않을수있었다. 일년전이였으면 우리아빠가 살아게셨더라면
어떤 소리를듣고도 곧장 나에게 오셨을텐데 무슨일이있었나 우리딸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귀찮을정도록 걱정해주던 우리아빠가
오늘밤은 너무그립다.
" 다쳐, 만지지마 "
" … "
" 많이 아프지 "
" …흑, 흐어엉 "
아 추하게. 도경수라는 사람앞에서 울어버렸다 도경수는 나의 갑작스런 울음에 당황하는듯했지만
일부러 무심하게 펑펑울어도 된다며 모른척하며 내 발에 박힌 유리파편들을 떼주었다 유리 조각이 내 발에 떼질때마다
시렸고 나의 마음을 더 자극시켰다. 호호불어주며 내발에 아직남아있는 파편들을 떼주었다.
안돼겠다. 내방가자 하며 도경수는 나를 공주안기로 안고는 자기방으로 데리고갔다.
" 오해하지마. 너 마음에들어서 하는건아니닌깐 "
" 그럼 왜 … "
" 다친사람보고 그냥 지나칠순없잖아 난 아무리 내가미워하는사람이래도
위급한상황이면 구해줘 쓸대없이 오지랖만 넓지? "
난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 입꼬리만 올라가게 웃으며 내발에 붕대를 감아주곤 됐다. 라말하곤 문앞까지갈수있게
절뚝거리는 날 부축해줬다. 아까 그 미소가 잊을수없었다. 왜이렇게 다정한건지
절뚝거리며 방을 나서, 다시 내방으로 돌아왔다. 잠깐 거실만 갔다왔다고 이런일이 이러나다니
앞으론 잠자코 방에만 있어야 겠다. 창문사이로 빛춰지는 안개에 자욱해 가려진 달이 뭐 이쁜지
말똥말똥 보기만했다. 아. 내일 학교가기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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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락간 연예인들 보면... 반응도 좀 무서울 때 있음.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