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로맨스
*이 소설의 커플링은 찬백/카디이고 2편씩 진행된 다음 다른 커플링으로 넘어가요.
즉,지금 찬백pro,1편이 나왔으니 다음편은 카디 pro 라는거죠^^
「 5시 30분까지 우리반 앞으로 와.맛있는거 줄테니까 」
띠링- 문자 알림음 소리와 함께 순간 굳어졌던 백현은 발신자가 누군지 알고서야 긴장이 풀린듯,픽 웃었다.혹시나 담임 선생님이 아닌가- 생각했던 백현이었다.오늘 아침까지 보내야 했던 프로젝트 제2 수정본을 고3의 의무인 공부를 하다 졸아 끝끝내 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아침엔 선생님을 만나 뵙지 못해서 다행이긴 했지만 '혹시나 종례 시간에 몰아 붙이는거 아닌가' 백현은 사사로운 걱정 따위를 하던 참이었다.
오늘도 만든 쿠키를 주려나 보다- 백현은 지레짐작했다.2년 반동안 친구하면서 초콜렛을 뺏어 먹는 다음 날이면 항상 갔다 받쳤던,아니 직접 찾아 가야했던 백현이라면 그정도 예상은 당연했다.하지만 약간 어이없는건 언제나 마찬가지었다.아침마다 쿠키 굽느라 힘들텐데,무엇보다 찬열의 성격이라면 요리 따위 할 줄 모르는 남자다운 면모가 돋보인다 할 수 있는데 그냥 뺏어먹지 않으면 되는거 아닌가.백현은 설레설레 고개를 내저었다.
「싫어 니가 와」 똥개 훈련 시키는 것도 아니고,자신의 반으로 직접 행차하라는 찬열의 문자를 아니꼽게 노려보던 백현은 이모티콘 하나 없는 문자를 치고는 성질을 내며 마이 주머니에 핸드폰을 집어넣었다."밥 먹으러 가자" 밥 먹으러 가자며 자신의 등을 툭,치곤 웃는 종인의 시선에 백현이 고개를 끄덕이곤 계단을 내려가려던 참이었다.
「감히 변백현 따위가 박찬열 님한테 까불어?좀있다가 맴매 맞는다」
「나대고 있네 오려면 너가 와야지,왜 내가 가냐 ^ㅗ^」
문자 보낸지 1분도 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마이 주머니에서 울리는 경쾌한 띠링- 소리에 백현은 코웃음을 쳤다.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맨날 문자나 해대고 있으니 문자의 신 되는 것 정도는 찬열에게 식은죽 먹기일거라,백현은 생각했다.하지만 이내 백현의 표정은 문자 한통에 싸하게 확 굳어졌다.찬열은 맨날 이런식이었다.키 큰 것 빼곤 백현보다 잘난게 없는 것 같은데 항상 5살 동생 대하듯 백현을 대했다.안 좋게 말하면 박찬열이란 어항 안에서 찬열의 말 한마디에 기분이 좌우되는 백현 물고기라 정의할 수 있었다.
'왜 내가 가냐 ^ㅗ^' 찬열의 문자에 언제나 그랬듯,백현은 결국 픽 웃으며 빠르게 문자를 치기 시작했다.귀여운 이모티콘을 보내주면 그 동굴 같은 목소리로 할아버지 마냥 웃어댈 찬열의 모습이 그려지는 것만 같았다.'전송' 버튼을 누르려는데 또 띠링-거리며 울리는 핸드폰에 백현은 흠짓,놀라며 문자를 확인했다.
「문자를 발로 치냐 내가 발로 쳐도 니보다 빠르겠다」
「 지금 보내려고 했는데 너가 문자 보낸거거든」
「아 됬고 30분까지 꼭 와.」
「 아니 왜 하필 내가 와야 되는데 너가 좀 와라 내가 니 셔틀도 아니고..」
「오기 싫음 말고.니가 좋아하는 초코칩 쿠기도 있는데」
「밥 먹고 바로 간다 기달려~.~」
「변백현은 역시 나한테 안...」실실 웃으며 찬열의 문자를 확인하던 백현은 누군가 자신의 팔을 강한 손아귀 힘으로 잡음과 동시에 옆으로 쏠리는 몸에 놀라 고개를 번뜩,들었다.고개를 들자 백현을 피하려고 한듯,휘청휘청 거리며 백현의 옷 소매를 아슬하게 스쳐 지나가는 자전거 한대가 보였다.
"죄송합니다" 슬쩍 쳐다보며 지나가는 자전거에 탄 사람의 시선에 고개를 살짝 꾸벅이던 백현은 여전히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팔을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종인은 아닌듯 했다.종인이 손이 이렇게 생길리가 없는데-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 거리던 백현은 고개를 들어 자신을 구해준 사람을 바라보았다.
" 야 너 정신을 어디다 놓고 다녀 "
" 어?박찬열 니가 여기 왜 있어.너 오늘 밥 안 먹는다면서 "
" 친구들이랑 축구하러 나왔다가 왠 병신 같은게 앞에 자전거 오는지도 모르고 실실 거리길래 달려왔다.왜, "
" 그 병신이 나야? "
" 그래,아무리 나랑 문자 하는게 좋아도 그렇지.눈은 어디다 두고 다녀. "
" 그럴수도 있지 뭐...근데 종인이는 어디갔지.. "
" 김종인? "
" 어. "
" 아까 사회 선생님이 부르신다고 가던데.너한테 미안하다고 하면서 갔잖아.애가 정면에서 말하는데 못 들었어?진짜 정신이 나갔나.. "
" 너 내 스토커지? "
" 바로 뒤에서 걷고 있었는데 못 들은게 병신이지. "
" 그럼 내가 병신이라는 거야? "
" 역시 공부 잘하는 애들은 이해력이 남다르네 " 얄궂게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찬열의 행동에 백현은 입술을 깨물곤 찬열의 뒷통수를 소리나게 팍-쳤다.맞은 곳이 심하게 충격이긴 한지 순간 멍한 표정을 지으며 뒷통수를 살살 쓰다듬는 찬열의 모습에 백현은 픽 웃으며 앞장서서 걸었다.저런 맹구같은 표정을 지을때면 남자다워서 찬열이 좋다는 여자 아이들의 말이 이해가 안 가는 백현이었다.저 모습도 나만 본거겠지- 이내 괜한 뿌듯함에 백현은 기분좋게 웃었다.
변백현,애들도 많은데 자신의 이름을 학교 떠나가라 빽빽 소리치는 찬열의 행동에 백현은 귀를 막고 씩씩하게 걸었다.급식실을 향해 한참 걷는데,어느샌가 희미하게 나마 들려오던 찬열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다.'어디갔지'혹시나 뒤에서 확,칠까봐 홱하니 뒤를 돌아 봤지만 삼삼오오 몰려오는 학생들의 모습만 보일뿐 찬열의 모습은 온데간데 보이지 않았다.'아무리 아프다고 해도 말 없이 축구하러 갔나-' 축구하러 간다는 사실은 진작 들었지만 괜히 섭섭해지는 마음에 후,한숨을 내쉬며 백현은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봤다.고개를 돌리자 마자 눈 앞에 보이는 익숙한 명찰에 이내 백현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폈다.
" 박찬열 너 언제 왔어? "
" 또 정신 놓고 걷고 있길래 내가 앞장 서서 걷고 있었지.근데 멍청하게 뒤만 돌아보고 있더라.나 찾은거지? "
" 그냥 쳐다본거거든.. "
" 아,무튼 진짜 아프다.뇌세포 죽게 왜 머리를 치고 난리야, "
" 아프라고 때린거야.죽을 뇌세포도 없으면서 왜 이제와서 머리 챙기는 척이래.. "
" 변백현 완전 기어오르네.야,됬어.밥 먹으러 같이 가주려고 했는데 그냥 축구하러 가야겠다. "
" 가던지 말던지..저-기 니 친구들 기다리겠다. "
" 나 없으면 같이 먹을 사람도 없으면서....왕따.. "
" 뭐 인마?왕따? "
" 그래,왕따.솔직히 먹을 사람 없지?그니까 내가 진작에 공부만 하지 말고 인간 관계 좀 잘 유지하라고 했잖아.내가 니 이럴줄 알았다.아슬아슬 하더니.. "
" ..그렇게 불쌍하면 같이 먹으러 가던지. "
쑥쓰러운지 복숭아 마냥 살짝 발그레진 볼을 손으로 살짝 흝는 백현을 흥미롭게 쳐다보던 백현은 그 다음 들리는 작은 중얼거림에 두 눈을 크게 떴다.이런 분위기가 너무나 어색한 둘이었다.순하게 생겨서 다 퍼줄 것 같이 생긴 백현도 찬열 못지않게 자존심 하나는 쎈 성격이었다.그래서 둘이 싸우면 서로 지지 않으려고 달려 들어 끝장을 보곤 했다.싸워 한달 동안 말을 하지 않았던 무시무시한 성격을 지닌 둘이었는데,이런게 적응 안되는 건 백현 자신도 마찬가지었다.
'너 뭐 잘못 먹었어?' 두 눈을 크게 뜬채로 어깨를 강하게 흔드는 찬열의 모습에 백현은 그런 찬열을 노려보았다.
" 나 아무것도 안 먹었거든. "
" 근데 변백현이 왜 이러지?평소처럼 달려 들어야지.너 어디 아프냐? "
" 아,손 차가워.치워. "
" 열은 없는데..너무 공부만 해서 정신이 나간거 아니야? "
" 너 나 정신병자 취급하냐?아,됬어.안 먹을래. "
" 야,너 삐졌냐? "
또 자신을 5살 먹은 꼬마 애 취급 하듯이,아니 꼭 집에서 키우는 복실 강아지 취급하듯이 실실 웃으며 머리를 쓰다듬는 찬열의 손길에 기분이 상한건지 손을 홱,쳐낸 백현은 곧 눈을 위로 치켜뜨고선 따박따박 말을 뱉었다.
" 안 삐졌어.그러고 보면 넌 나 니네집 강아지 취급하더라?키 작다고 무시하는것도 아니고.. "
" 내가 언제 무시했냐?괜히 혼자 열등감 느끼는거면서. "
" 그럼 개 만지듯이 머리 만지지 마.사람 열등감 느끼게 하는게 누군데 그래.. "
" 참나,혼자 북치고 장구치고.변백현 진짜 귀엽네. "
" 뭐? "
" 귀엽다고.백현 강아지. "
" 그,그런 말은 왜,왜 하고 난리야..야,나도 남성스럽거든? "
" 그랬어요?얼굴은 잔뜩 빨개져서는..무슨 소녀 감성이냐? "
" 야,손 치우라니까!이건 니 여자친구한테나 해. "
"내 여자친구 너 잖아" 장난스레 웃으며 여유롭게 어깨에 팔을 턱,걸치는 찬열의 행동에 백현은 점점 말라가는 입술을 혀로 살짝 흝었다.찬열이 이럴때마다 몸이 돌마냥 딱딱하게 굳는 백현이었다.차라리 왜 그런지 이유라도 알면 좋으련만,당최 왜 이러는지 알 수 없어 백현의 가슴은 이런일을 겪을때마다 늘 답답해졌다.
팔은 풀 생각도 안하지,그렇다고 빨개진 얼굴은 가라 앉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지- 눈알을 요리조리 굴리며 뭔가 골똘히 생각하던 백현은 찬열의 팔을 급히 푸르곤 허리를 숙여 찬열이 밑에 내려놓은 축구공을 주웠다.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멀뚱히 보는 찬열의 눈을 맞추곤 백현은 찬열의 품에 축구공을 안겨주었다."어디가게?" 말을 붙이려던 찬열의 말을 가로 막으며 백현은 입을 떼었다.
" 너 가,이제. "
" 어? "
" 가라고.친구들이 부르는 거 같은데. "
"찬열아 얼른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 멀리서 찬열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의 형체에 시선을 돌려 찬열은 그 곳을 바라보았다.'얼른 가야겠다'찬열이 한 눈을 판 사이에 잡지 못하도록 도망 가려던 백현은 어느새 자신의 팔을 부여잡는 찬열을 보며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 너 화났어? "
" 어? "
" 화났냐고.그렇게 웃을땐 언제고 적응 안되게 정색하고 난리야. "
" 정색한걸로 보이냐?그냥 무표정이거든.애들 기다리니까 그냥 가라고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준거잖아. "
" 그럼 너는 밥 안먹어?밥 먹는거 기다려줄 수 있는데, "
" 밥 먹는거 부담스럽게 쳐다보고 있는거 싫어.그리고 어차피 배도 안 고픈데 그냥 안 먹으려고. "
" 왕따라서 안 먹는건 아니고? "
" 또 시작이냐? "
홱 째려보는 백현의 시선에 이제야 안심이 됬는지 찬열은 실실 웃으며 백현의 등을 아프지 않게 툭,쳤다.백현도 이런 찬열이 밉지 않았다.장난은 많이 치지만 가끔 비위도 맞춰주고 자신의 눈치도 살살 보는 찬열이 등치에 맞지 않게 귀여워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럼 나 먼저 간다" 등을 치는 찬열의 손을 툭 치고는 백현은 정문을 향해 되돌아가기 시작했다.차라리 나오지 말걸- 지금까지 걸어온게 괜히 아쉬워 쩝,입맛을 다시던 백현은 뒤에서 들려오는 찬열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 좀 있다가 오는 거 안 잊었지? "
" 내가 금붕어냐,기억해.좀 있다 보자- "
" 너 진짜 화난거 아니지? "
" 아니라니까! "
" 알았어,화 내지말고.좀 있다 봐. "
한 손으론 축구공을 들고,나머지 한 손으로는 자신을 향해 크게 손을 흔드는 찬열의 모습에 또한 백현도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야,얼른 하자." 늦었다는 이유로 애들한테 온갓 질타를 받으면서도 실실 웃는 찬열을 바라보던 백현은 쯧쯧,거리며 픽 웃었다.
찬열을 만나서 애들로 부터 '박찬열 셔틀'이란 별명까지 꼬리표 처럼 듣고 살고 자신도 그렇게 느끼는 바였지만 찬열을 만나서 무료하던 학교 생활이 꽤나 재밌게 돌아간다-백현은 생각했다.저 멀리서 자신을 향해 손을 흔드는 흐릿한 찬열의 실루엣만 봐도 짐작가는 바였다.
#
툭툭-
1:30p.m 한참 국어 시간이 무르익어 갈때였다.선생님의 수업을 열심히 들으며 필기를 하던 백현은 자신의 팔을 툭툭,치는 짝꿍 세훈을 흘끗 바라보았다.'..'자신과 선생님을 번갈아 보며 눈치를 보던 세훈이 입 모양으로 조용히 말 했다.하지만 금붕어 마냥 입만 뻐끔뻐끔 거리는 세훈의 말이 들릴리가 없었다.
"뭐라고?" 결국 답답했는지,눈을 크게 뜨고는 작게 묻는 찬열을 보던 세훈도 답답하긴 매한가지인지 자신의 국어책 모서리에 작은 글씨로 뭔가를 사각사각,쓰기 시작했다.
「저기 문 앞에서 박찬열이 너 기다리는거 같은데」
다 썼는지,연필을 소리나지 않게 내려 놓고선 종이를 툭툭,치는 세훈을 바라보던 백현은 종이로 시선을 돌렸다.'박찬열이 기다리는거 같은데' 이내 세훈이 쓴 쪽지를 읽던 백현은 박찬열이란 세 글자에 놀라 필기를 하느라 책상에 닿을듯한 고개를 확 들곤 문 앞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세훈의 말이 맞았다.5교시가 체육이라 점심 시간부터 쭉 축구를 했는지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하얀 반팔 티셔츠만 입고선,그 조차도 땀에 젖어 헥헥 거리며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찬열이 보였다.아직 5교시가 끝나려면 20분 정도 남았는데 벌써 온 것으로 보아 선생님에게 화장실 갔다온다고 하고 몰래 온 것이 분명했다.저번에도 저런 뻔한 수법 써서 백현의 반 앞에서 얼쩡 거리다 체육 선생님,그리고 백현의 반에서 수업 중이었던 수학 선생님에게 콤보로 매를 맞았던 기억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온 것 보면 금붕어가 틀림없다- 생각했다.생존 신고라도 하려는건지,아니 이럴 거면 아예 좀 있다 보잔 말을 하지 말던가- 백현은 연필을 꽉 쥐었다.
"시끄러워" 정신이 있는건지 없는건지,몰래 들어왔으면서 적반하장 식으로 수업 중인 백현의 반 앞에서 친구들과 욕설이 담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조용한 백현의 교실에 울려 퍼졌다.저러다 한대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또 찬열이 혼날까봐 이미 머릿속이 하얘져 공부 내용이 들려올리 없었다.문을 흘끗,거리던 백현은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이제야 백현의 시선을 눈치 챘는지 고개를 돌려 문틈으로 씩 웃으며 손을 흔드는 찬열을 노려 보았다.
「배 안고파?」
「몰라 가기나 해」
큼-큼 헛기침을 하며 자신을 바라보는 세훈을 향해 머쓱하게 웃는 백현은 이내 입 모양으로 '배 안고파'하며 말하는 찬열의 몸짓에 인상을 찌푸렸다.수업을 받던 애들이 자신과 찬열을 번갈아 보며 눈치를 본다는 것을 찬열은 전혀 모르는 듯 했다.저러다 선생님도 이상한 낌새를 알아 차리고 찬열을 때리러 갈 것이다- 뻔한 시나리오였다.선생님들도 찬열이 엄청난 말썽꾸러기란 걸 잘 알고 있었고 저런 애가 어떻게 회장이 됬나,놀라워 하는 눈치였다.
백현은 처음으로 선생님이 칠판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꼈다.'몰라 가기나 해' 걸릴 것만 같아 전전긍긍해하는 백현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반대로 그저 웃기만 하는 찬열을 향해 퉁명스럽게 입 모양으로 말했다.
「수업 열심히 들어」
「ㅗ꺼져 그러다가 걸리고 싶냐.벌점 4점 받아봐야 정신 차리지」
퉁명스러운 자신의 시선에도 소나무 마냥 한결같이 말을 붙여오는 찬열을 흘끗,바라보던 백현은 선생님 눈치를 보며 책상 서랍에 안에 넣어둔 핸드폰을 슬쩍 꺼냈다.한 손은 책상 위로,다른 손으로는 문자 메세지함에 들어간 백현은 맨 위에 뜨는 '박찬열'이란 이름을 입력 하고는 문자를 치기 시작했다.간단하지만 은근 협박조인 문자를 완성한 백현은 만족스럽다는듯 씩 웃고는 자신을 바라보는 찬열을 향해 핸드폰을 가르켰다.
백현이 가르키는 핸드폰을 멀뚱히 바라보던 찬열은 곧 이해했는지 체육복 바지에서 핸드폰을 뒤적 거리기 시작했다.잠금을 풀고 글자를 따라 눈을 이리저리 굴리던 찬열은 픽 웃었다.'나 갈까?' 또 다시 입모양으로 말하는 찬열을 향해 백현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이렇게 말을 착하게 들을 찬열이 아니었다.얄밉게 실실 웃으며 고개를 도리도리,하는 찬열을 향해 막 입을 떼려던 참이었다.
"거기 변백현 일어나봐." 순간 앞에서 들려오는 낮은 여 선생님의 목소리에 백현은 깜짝 놀라 드르륵,소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 변백현 뭐 하고 있어? "
" 아,아니에요.. "
" 그럼 이 문제 정답 말해봐.이 시조에서 들어나는 화자의 심정이 뭐지? "
백현은 당황스럽단 표정을 온 몸으로 뿜어냈다.흘끗 본 앞 문엔 자신을 향해 실실 웃던 찬열의 모습이 털 끝하나 보이지 않았다.저럴 줄 알았다- 입술을 꽉 깨물곤 고개를 푹 숙인 백현은 자신의 손을 툭툭,치는 손길에 세훈을 쳐다보았다.
'안타까움이야' 아까와 같이 쓱싹,샤프로 정답을 알려주는 세훈을 보며 고맙다는 듯 씩 웃은 백현은 고개를 들고 버벅거리며 말했다.
" 안타까움이요. "
" 그래,아니까 다행이다.몰랐으면 벌점을 왕창 주려고 했는데..그래 앉아.집중 하고. "
" ..네. "
'앉아'라는 명령이 떨어지자 마자 백현은 살았다는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털썩,주저 앉았다.안 걸린게 다행이었다.국어 선생님은 태도가 불량인 것 같을때면 아낌없이 벌점을 수여하곤 했다.또한 설상가상으로 찬열까지 걸렸다면 분명 자신이 받을 벌점에 두 배를 더 첨가했을 것이다.이 학교에서 박찬열,그리고 변백현이 친하다는 것 쯤은 선생님들도 알고 있는 사실이기 때문이었다.
"고마워" 우선 자신을 벌점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않게 해준 생명의 은인인 세훈을 향해 작게 말했다.부처님마냥 인자한 미소를 짓는 세훈을 확인한 백현은 문 앞을 힐끗 바라봤다.그 곳엔 선생님의 눈치를 보며 문틈으로 고개를 빼꼼히 내민 찬열이 보였다.
푸흡,순간 주체할 수 없이 나오는 웃음에 스스로 놀란 백현은 큼-큼 하며 헛기침을 했다.다시 한번 자신을 향해 눈을 마추는 찬열을 보며 백현은 또박 또박 입모양으로 말했다.
「변백현 걸렸냐?」
「그래 개새끼야.그니까 진짜 가.」
「알았어.나 진짜 간다」
수업도 제대로 듣지 않고 찬열만 신경쓰는 백현이 이제야 파악 된건지 찬열은 정말 가려는 듯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누가 보면 엄청 각별한 사이라고 오해할게 뻔했다.마주칠때마다 손 흔드는건 기본이요,같은 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늘과 실 마냥 투닥거리면서도 붙어있는 둘의 모습은 심심치않게 보여졌다.
" 새끼들아 같이 가 " 백현은 정말 얼굴에 철판을 깐 것이 다름 없었다.수업시간이라는 걸 또 한번 망각한건지 복도와 교실에 울려 퍼질 만큼 큰 소리로 욕설이 난무하는 말을 뱉으며 곰 새끼 마냥 쿵쿵 뛰어가는 찬열의 모습에 결국 교실은 웃음 바다가 되었다.
"박찬열 또 난리치네" 애들의 웃음소리에 픽,픽 웃으며 웃음 어린 말투로 말을 뱉는 선생님을 흘끗,바라보던 백현은 웃으며 찬열이 지나간 문 앞을 바라보았다.아무리 얄미운 친구이긴 하지만 없으면 심심할거 같네- 백현은 기분좋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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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예 엑소 다 나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엑소엠도 다 출현시킬 기세..
여기서 종인이랑 세훈이 찬열이 백현이 다 같이 고3이에요 ㅎ.ㅎ 다른 멤버는 나중에 나오겠죠!
배켜니가 귀여우면서도 남자 아이 답게 표현하고 싶은데 제 똥손이 따라주질 않아요..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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