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김태형/전정국] 이웃집 꽃돌이 : 02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1/26/19/c33d3a4e9be7dc83af6f143451cc5d8e.jpg)
이웃집 꽃돌이
청 춘 회 관
chapter 02
내 옆집에는 두 남자가 살고 있다.
그것도 모든 면이 전혀 다른 둘이.
" 안녕하세요. "
" 네, 안녕하세요오…. "
오늘도 마주쳤다. 옆집 남자. 그러니까 날 미친년이라고 부르지 않는, 내 이상형의 남자. 사실 요즘들어 덕질도 줄였고 그 말인즉슨 늦잠도 자지 않는다. 준비는 일찌감치 마쳤지만 잠시라도 그의 얼굴을 마주치고 싶었던 난 그가 일정히 지켜 출근하는 7시 10분을 맞추어 나왔다. 그리고 마주친 남자에게서 여전히 은은하게 퍼지는 향수 냄새에 괜히 내 기분을 한층 더 들뜨게 만들었다. 향수 냄새라면 몸서리치며 싫어했던 내가 왜 요즘은 이 향수 냄새를 맡고 싶어 안달이 나는지. 마주칠 때면 사람 좋은 웃음을 내지어 인사를 하는 모습이 날 더 설레게 할 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잇대는 많아도 20대 초반으로 보이는데 늘 머리를 올리고 매일 다른 디자인의 정장까지 갖춰 입은 모습은 회사원이라는 직급보단 CEO라는 직급이 훨씬 더 잘 어울렸다. 왼쪽 팔목에 채워 진 시계가 어제와 또 다른 모양 새를 보아하니 며칠 간 옆에서 지켜 본 결과. 아무래도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과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돈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백수와는 다르게. 9층. 엘레베이터가 올라탈 때도 우리는 인사 한 마디 이후론 다른 말이 오가지 않았다. 물론 매일 그래왔던 일이라 어색 할, 리는 없다면 거짓말이다. 어색한 공기가 흐르는 탓에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아. 말이라도 걸어볼까.
" 저기. "
" 저기. "
그렇게 느낀 건 나뿐만이 아닌 것 같았다. 서로를 동시에 부름에 너도 너도 할 것 없이 서로 당황하기 바빴다. 엘레베이터는 오늘따라 더 천천히 내려가는 것 또한 내 기분 탓이겠지. 우물쭈물 선뜻 먼저 나서 말을 걸 수 없었다. 상대방도 나와 다를 건 없어보였다. 한참 서로의 눈치를 보며 먼저 말도 건내지 못 한 채, 침묵을 이어갔다.
" 먼저 말씀 하세요. "
" 아, 아니요. 먼저 말씀하세요! "
" 아……. "
또 한 번 긴 침묵이 이어졌다. 이 어색한 공기, 사장님과 단 둘이 마감을 찍고 있을 때보다 천 배, 아니 만 배는 더 낯설다. 무언가 말 하려다 내뱉지 못함이 짜증난 건지, 제 입을 제대로 놔두지 못 하고 물어 뜯는 모양 새가 자주 입술이 트겠다. 립밤을 잘 바를까?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그 침묵은 깨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 어색하여라. 이런 분위기 정말 내 스타일아닌데. 내가 먼저 말이라도…….
" 그냥 아침마다 출근 같이 하는데, 서로 말도 제대로 못 섞어 본 거 같아서요. "
" 아, 그러시구나……. "
사실대로 말 하자면, 같이 출근하는 게 아니라 내가 그쪽 얼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 문 앞을 서성이다 그쪽이 나오는 소리가 들리면 덩달아 급해져 따라 나오는 거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싶었지만 내게는 그런 패기와 용기따위가 없었다. 이럴 때면 할 말 못 할 말 다 하고 사는 내 친구 호석이가 생각이 나서 부러워지곤 했다. 좋아하는 건 오히려 내 쪽인데, 처음으로 계속 해 질문을 해오는 남자에게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굴러 온 복을 보기좋게 찬 꼴이지. 이 모든 건 사실 지금도 주체 못 하고 미친듯이 뛰는 심장 탓이었다.
" 그 태형이가 미친, 뭐 쨌든 그런 말 하는 거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
" ……넹? "
" 걔가 원래 입이 좀 험해요. 그 개같은 성격 좀 고쳐야 할 텐데……. 그래도 진짜 착한 애니까 이해 좀 해주세요. "
" 어우. 전 괜찮습니다! "
" 저 실례가 안 된다면 이름 여쭈어도 될까요? 하도 김태형이 그렇게 불러서. "
" 아, 헐. 저요? 전 성이름이라고 합니다. "
" 아, 이름 씨. 저는 전정국이라고 합니다. "
" 네, 정국 씨……. "
헐, 네. 맞아요……. 라며 정국, 전정국! 전정국 씨랑! 이름 교환한 것에 기뻐 멍청하게 멍 때리다 튀어나간 대답이 퍽 웃겼건 건지 남자는 살풋 웃어보였다. 또 그게 어찌 그렇게 예뻐 보이던지. 세상 있는 욕 없는 욕 다 내뱉을 뻔 했네. 사실 요즘 방탄남자단이고 뭐고 이 남자를 덕질하고 싶단 말이다. 움짤도 만들고 직캠도 찍고……. (므흣) 넋 놓고 바라보기도 잠시, 때 마침 1층을 도착했다는 말과 함께 엘레베이터에서 내렸다.
저 먼저 가 볼게요? 퇴근 후에 봬요. 그리곤 젠틀한 미소를 내지어보인 뒤, 내게서 멀어졌다. 뭘까. 저 말의 의미. 내 마음대로 해석해도 되는 거겠지? 하. 나한테 말이 걸고 싶었고. 그래서 낯을 많이 가리나 용기를 낸 거고. 퇴근 후에 보자는 건……. 시발. 시발. 시발! 에라이, 이 주책맞은 심장 새끼. 그냥 옆집이라 마주치자는 거겠지? 아. 이상하다. 이 기분. 분명 보기 좋게 달아올랐을 귀와 볼에 급하게 얼굴을 가렸다. 나 진짜 왜 이러지. 나이 스물 셋에 갱년기가 올려 그러나. 손 부채를 부치며, 누가 볼까 부끄러 버스 정류장으로 힘차게 뛰어갔다. 몇 사람들은 나를 아주 미친년처럼 바라보았지만.
* * *
" 이름 요즘 일찍 출근하네. "
" 아, 넴. 뭐 어쩌다보니. "
" 근데 출근하는 길에 무슨 일 있었니? 얼굴 빨간 거 봐."
" ……아무 일도 없었는데요? "
" 에이. 네 표정이 아무 일이 없었던 게 아닌데? "
" 오빠 일 없어요? 청소나 해요. "
내 말에 시무룩하게 대걸레를 가지러 가는 오빠 뒷모습을 보며 혀를 끌끌 찼다. 아주 찌질이 근성이 나 수준이네. 나도 청소나 할까 싶어 카운터에 벗어나려고 할 때였다. 아직 오픈도 안 했는데 우렁차게 열리는 문을 쳐다보니. 웬열; 옆집 백수가 서있었다. 삐딱하게 서서 날 쳐다보고 있는 백수 김태형 씨에 한숨을 쉬었다.
" 손님. 아직 오픈을 안 했는데요. "
" 아는데. "
" 아니, 아시는 분이……. "
" 알바 면접보러 왔는데. "
" 오, 씨발. "
" 뭐, 씨발? "
오, 신이시여. 저 입에서 나온 말이 부디 사실이 아니길 빌겠습니다. 널리고 널린 알바 자리 중에 하필 여기? 내가 하는 걸 알면서도 뻔히 여길? 저 인간 진짜 나 엿 먹이고 싶어서 환장한 게 분명한데. 정국 씨 덕분에 힐링한 내 마음이 저 백수를 본 약 1분 만에 공 들였던 탑이 쓰러지는 것마냥 우주충해져 버렸다. 석진 오빠는 여전히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걸레를 들고 나오며 어머, 오늘 알바 오신다는 분이시구나! 하며 박수 짝짝쳐대며 옆집 백수를 테이블로 이끌었다. 하……. 알바, 진지하게 그만둘까.
" 카페 알바 해보셨어요? "
" 아니요. "
" 그럼 어디 알바를 해보셨는지……. "
" 이게 처음인데요. "
합격. ? ?? ??? ????? 저 오빠가 드디어 미쳤나. 저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향했던 청각을 닫아버리고 싶었다. 아주 지가 사장이야. 물론 사장님 아들인 건 안다만……. 도대체 저 답 중에서 합격이 될 만한 이유가 있었나? 카페 알바고 뭐고 알바 자체가 처음인 사람을 뭘 믿고 합격? 아주 단체로 날 엿 먹이려고……. 오빠는 내게 와보라며 손짓을 했고, 옆집 백수는 역시나 내 얼굴에 구멍이 날 정도로 노려보았다. 나 원 참. 세상 무서워서 살겠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난 패기도 깡도 없다. 그래서 고개를 조아리며 최대한 시선을 마주지 않고 오빠가 손짓을 한 테이블 쪽으로 향했다.
" 이 분이 알바가 처음이시래. 그러니까 이름 네가 친절히 가르쳐 드려. "
" ……예? "
" 응? 싫어? "
" 아니, 그게 아니라……. "
" 그럼 이름 너만 믿을게! "
저 씨빠……. 대걸레를 들고 해맑게 일어나선 가버리는 오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쳐다볼 뿐이었다. 오늘도 고딩 무리들이 와서 괴롭히길 바라야지. 염병, 김석진! 힘겹게 고개를 틀어 여전히 날 삐딱하게 바라보는 백수를 바라보았다. 이건 뭐, 어떡해야 하는 거? 지금 당장 앞에 한강이 있었다면 단 1초의 고민도 없이 뛰어내렸을 것이다. 잠시만 기다려 보라며 카운터로 가 작은 걸레 두개를 들고 나와 백수에게 걸레 하나를 건넸다. 그러자 얼굴이 오만상이 되어 엄지와 검지로 그 걸레를 받아 들었다.
" 그냥 테이블 다 깨끗이 닦아요. 그건 할 줄 알죠? "
" 깨끗한데 뭘 또 닦아. "
" 닦으라면 닦아요. 알바는 군말없이 시키는 거 다하는 거예요. "
" 네가 사장이야? "
" ……그건 아니지만. 알바 선배라고 해두죠. "
안 내킨다는 듯 여전히 엄지와 검지 사이에 걸레를 끼워두고 다른 손으론 코를 막으며 테이블로 향했다. 백수 주제에 알바도 안 해보고 뭐한 거야? 팔자 좋은 백수네. 고개를 두어 번 젓고 난 뒤, 유니폼을 꺼내들었다. 진짜 이 인간이랑 같이 알바하는 거야? 진짜? 테이블 하나를 잡고서 깨작깨작 닦는 백수를 보며 푹 한숨을 내쉬었다. 대걸레 하나로 쌩쇼를 하며 청소를 하고 있는 석진 오빠 뒤로 가 대걸레를 툭 발로 차자 해맑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누가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고 그랬죠? 난 가래도 뱉을 수 있을 거 같은데…….
" 응? 왜? "
" 도대체 저 사람이 왜 합격이라는 거예요? "
" 잘생겼잖아. "
" ……설마 진짜 그 이유로? "
" 서비스업에 가장 중요한 점은 얼굴이야. 넌 거기서 좀 딸리지만 일을 잘 하니…… 억! "
못 하는 말이 없어. 석진 오빠는 나에게 차인 정강이를 잡고 콩콩 뛰어댔다. 얄밉게 흘겨보고 옆집 백수에게 다가갔다. 아니, 무슨 걸레 한 번도 안 잡아 봤나? 아직도 걸레랑 싸우고 있는 백수에 헛웃음쳤다. 검지 하나로 테이블을 닦는 꼬락서니를 보니…… . 아무래도 내 일이 두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그 테이블 위에 유니폼을 던지니 나를 노려본다. 뭐요! 뭐 씨!
" 아니, 테이블 이렇게 닦아서 언제 다 닦을 건데요? 걸레 질 한 번도 안 해봤어요? "
" 어. 이건 뭔데. "
" 뭐긴요. 유니폼이지. 그 백수같은 옷 입고 일 할 건 아니잖아요. "
" 백수라니, 미쳤냐? "
" 백수 아니면 뭔데요? "
" ………. "
" 거 봐. 백수 맞네. 빨리 옷이나 갈아 입고 와요. "
투덜거리며 유니폼을 들고 나서는 옆집 백수를 보고 있자니, 정국 씨가 보고 싶어졌다. 그 생글생글한 웃음 지어주면서 인사해주면 좋겠다. 그 얼굴이 떠오르자 나도 모르게 몸을 꽈배기마냥 꼬아지고 있었다. 난 이런 설레고 떨림이 낯설다. 믿기 힘들겠지만 짝사랑따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초등학생 때는 뭣 모르고 해맑게 지냈으며, 중고교 시절엔 내게 고백해오는 남자 애들만 만나온 게 다였다. 그래서 늘 친구들이 짝사랑 중이다, 힘들다, 고민을 털어 놓을 때면 짝사랑? 그게 뭐야. 먹는 거야? 라고 했다가 뺨 맞은 기억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니까, 난 지금 이런 느낌이 아주 생소하다는 거다.
한참 몸을 꼬며 얼굴을 붉히고 있는 나를 마침 유니폼을 다 갈아 입은 건지, 탈의실에서 나온 옆집 백수가 나를 경멸스럽게 쳐다보았다. 마치 아까 걸레를 보는 듯한……. (울컥) 무안해져 헛기침을 하며 애꿎은 테이블만 벅벅 닦아덌다.
* * *
" 이제야 퇴근하네, 시발. "
" 그쪽 한 것도 없으면서 무슨. "
" 지랄하지 마. 졸라 힘들었어. "
정말 한 거 없다. 귀찮은 일이 조금 있긴 했다만……. 사실 저 인간 때문에 일이 더 많아졌다. 물론 내 일이 말이다. 석진 오빠를 보러 오던 고딩 무리가 백수 얼굴을 한 번 보더니 마치 보석이라도 본 마냥 눈을 반짝이더니 휴대폰을 부리나케 두들겨댔다. 이떄 약간 등골이 오싹한 느낌을 받긴 했는데, 역시는 역시다. 지네 무리 배 이상이 와서 테이블을 잡아 먹고 앉아서는 백수 얼굴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시발. 고딩들 공부 안 해? 얼굴만 밝혀서는. (2차 울컥)
" 야, 전정국. "
" 엉. 어, 이름 씨도 있었네요? "
" ……허얼. 안녕하세요. "
울컥했던 마음들이 눈 녹듯 사라졌다. 이건 정말 천사가 분명해……. 그게 아니고서야 저렇게 빛날 수가 없지. 카페 앞 테라스에 앉아 있던 건지 등을 내보이며 앉아있다 옆집 백수가 저를 부르자 고개를 돌려 인사하는데, 세상에. 이런게 바로 심쿵이라는 건 가요? 미친듯이 뛰는 심장 소리가 혹여나 이 둘이 들을까 가슴에 손을 얹었다. 심장년아, 나대지마. 아침과는 다르게 꽤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그게 또 그렇게 섹시할 수가 없었다. 덮치고 ㅅ……, 어머. 나 미쳤나 봐.
" 여기서 일하는 줄은 몰랐는데. 김태형 일 존나 못 하죠. "
" ……네에. "
" 네? 미쳤냐? "
" 아, 못 하잖아요, 일! "
" 그러게 알바에 'ㅇ' 자도 모르던 애가 왜 설쳐, 집에나 박혀 있지. "
" 언제는 집구석에만 있지 말고, 일 좀 하라며. "
" 남한테 피해주면서 할 필요는 없지. "
" 닥쳐. "
어깨를 으쓱이며 웃는데 심장 멎을 뻔 했다. 아니 정국 씨 혹시 사람 심정지 일으키는 공부 하시나요? 그게 아니면 심쿵 포인트, 뭐 그런 거 배우나? 내 심장이 미친듯이 뛰잖아. 내 옆에 서있는 정국 씨에게 나는 향수 냄새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향수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남자가 뿌리는 거라면 더더욱. 근데 사랑이라는 게 참 아리송하다. 싫던 것도 좋게 만드는 재주를 가지다니.
" 정국 씨는 회사 어디 다녀요? "
" 여기 KV그룹 다녀요. 인턴으로. "
" 아, 헐. 바로 앞이구나. "
" 정국 씨는 지랄. 너네 호칭 왜 그따구냐? 존나 토 나와. "
뿌득. 저 인간이……. (부들부들) 이 알콩달콩한 분위기에 자꾸 물을 들이붓네? 정국 씨 몰래 노려보니 ' 뭘 봐. ' 라는 표정으로 똑같이 날 흘겨본다. 우리 사이에 있던 정국 씨는 나와 백수를 번갈아 보더니 빵 터졌다. 못 말린다는 듯 큭큭 거리며 웃는데. 아니, 웃지 말라니까요? 내 심장 아파!
" 귀엽네. "
" 뭐래, 미친놈아. "
" 너 말고, 이름 씨. "
" 그게 더 뭐래야, 미친놈아. "
아니, 일단 저 백수 다 필요없고, 정국 씨 나보고 귀엽다고 한 거지? 어? 그런 거지? 나를 내려다 보며 씨익 웃는데, 아 거짓말 안 하고 처음으로 덮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 생각을 가진 걸 들킨다면 나를 옆집 백수처럼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볼 것 같다만은……. 거짓말 아니고, 뽀뽀 한 번만 해보고 싶다. 저 말랑말랑한 입술에…….
" 어, 이름 씨! "
" 어, 어……. "
" 조심해요, 다칠 뻔 했잖아요. "
" 아니, 감사합니다……. "
" 얼빠져서는. 정신 좀 챙겨. "
전봇대에 박을 뻔한 나를 끌어 당기는 정국 씨에 얼빠져서 멍하니 있으니 백수가 내 이마를 툭 밀었다. 아니, 이 타락한 년. 하나님이 저 천사같은 정국 씨를 상대로 그런 더러운 생각하니 벌을 주신 거야, 암. 머리를 두어 번 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정국 씨는 여전히 괜찮냐며 내 손목을 잡은 채 내 얼굴을 살폈다. 백수, 아니 김태형도 주머니에 손을 꼽은 채, 아니꼽게 나를 쳐다보았다. 정신 차리자, 성이름……. 짝사랑 이거, 할 짓 못 되네.
" 놀랬겠다. "
내 머리를 쓰다듬는 정국 씨에 심장이 멈추었다. 삐이ㅡ 아니, 짝사랑 너, 할 짓 된다, 돼. 아무래도 한 동안 난 이런 설레고 떨리고 나사 풀린 사람처럼 멍 때릴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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