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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는 해로워 전체글ll조회 452

지금은 열한 시 삼십 분이 막 넘어가고 있다. 남자 셋은 하릴 없이 닭발을 물어뜯고 있고 있다. 일곱 사내들이 모이기로 한 시간은 분명 열한 시였을 텐데 30 분이 지나도 도착한 사람은 고작 세 명이 다였다. 석진이 닭발 소스로 물든 비닐봉지를 벗으면서 욕지꺼리를 내뱉었다.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애새끼들 멘탈 존나 페차 수준이다. 집이래지?"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엉. 전정국 이제 머리 씻는댄다."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골 때리는 새끼."

 

 

휴대폰만 들여다 보던 태형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에 나는 욕지꺼리를 내뱉었다. 정말 골 때리는 새끼들... 연말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술집 안은 후끈하게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내년에는 더 잘 살 거다라는 류의 포부들이 고막을 타고 귓가를 간지럽혔다. 저런 류의 다짐은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고 매년 하는 단골 멘트이지만 단 한 번도 이룬 적이 없었다. 바뀔 사람은 이미 바뀌어서 저런 말을 할 생각을 안 할 텐데... 나 같은 사람인 것 같아서 혀를 끌끌 찼다.

이곳저곳에서 녹색의 소주병과 갈색의 맥주병이 나뒹굴었다. 그에 반면 이곳의 상 위는 매우 건전했다. 콜라 두 병과 닭발 이인 분 하나. 이것은 김태형과 내가 먼저 도착해 시켜 놓은 안주였다만 어째 처먹는 건 20분이나 늦은 김석진이 다 처먹고 있다. 딸랑. 종소리가 울렸다. 문은 열렸다 닫히며 차가운 공기를 내뱉었다. 겨드랑이에 손을 끼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호프집으로 들어온 사람은 민윤기였다. 오늘도 별 다를 거 없이 검은색으로 무장한 민윤기가  인상을 찌푸리며 주변을 살폈다. 저건 우리를 찾는 것이 분명했다.

 

 

"어이! 민윤기!"
"아."

 

 

태형이 오른 팔을 쭉 뻗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학교서처럼 여러 사람들이 쳐다 볼까 싶었지만 술이 들어간 사람 귀에는 들리는 게 없었다. 너희 왜 이렇게 일찍 나와 있냐. 민윤기가 태연한 표정으로 물었다. 오른 손이 뻐끔 거리며 힘을 준다. 이것은 필시 주먹을 날리라는 신호였다. 개패고 싶은 새끼.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약속 시간이 열한 시까지잖아 븅신아."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그니까 왜 열한 시에 나와 있냐고."
"말이 안 통한다."

 

 

김석진은 주먹으로 제 가슴을 내리치며 콜라를 들이켰다. 저건 속이 답답해 터지겠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윤기는 무심하게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린다. 오늘 만나자고 한 쓰레기 새끼가 누구일까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다. 아, 기억 났다. ... 나 새끼였구나. 두 번째 모의고사가 끝나던 날 맘 편히 음주를 즐겨 보자며 12월 31일 늦은 저녁에 만나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던 게 화근이었다. 무심코 던진 말이 개구리를 죽인다는 속담이 떠올랐다. 그래, 무심코 던진 말이 김남준을 죽이는구나. 그것도 화병으로.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어, 야 전정국 다 왔대. 잠깐 나갔다 온다."
"엉. 빨리 들어와라."

 

 

김태형은 벗어두었던 웃도리를 챙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전정국은 분명 불과 십 몇 분 전에서야 머리를 감는다고 했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준비를 할까. 생각해 보니 나도 그런 것 같다. 등교를 할 때 특히나 준비 시간이 10분을 넘어 본 적이 없었다. 내가 승리는 아니지만 갑자기 내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어졌다. 지긋지긋한 12년의 학교 생활도 이제 끝이구나. 문득 코끝이 찡해진다.

 

 

"야 김탄소 페북 프로필 사진 바꾼 거 봤냐?"
"어. 봤지. 존나게 에쁘던데."
"걔가 에쁘냐? 솔직히 내 스타일은 아님."
"와, 민윤기 눈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어떻게 김탄소가 안 예쁠 수 있지?"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김탄소보다는 박너탄이 더 예쁘지."
"너 걔한테 관심 있냐?"
"뭔 개잡소리야."

 

 

남자들이 모이면 대화가 늘 그렇듯 여자얘기가 오갔다. 시발점은 김석진이었다. 김탄소의 페북 프로필 사진이 또 보고 싶어져서 페이스북에 들어갔다. 좋아요만 무려 200개가 넘었다. 그 중 남자 새끼들의 지분율은 7할 정도 될 것이다. 그 가운데에는 물론 내가 있고...우울해진다. 이 기분 좋을 연말을 시커먼 남자 새끼들과 보내야 한다는 것이.

딸랑. 가게 문이 열렸다. 여러 사람에 가려졌지만 익숙한 주황색 머리가 보였다. 박지민이다. 수능 끝나는 날 했던 염색이 하도 튀는 바람에 당근만 봐도 이젠 박지민이 생각 나서 지긋지긋하다. 박지민은 민윤기와 다르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너 왜 이제 왔냐."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오늘 모이는 줄 몰랐지. 민윤기 카톡 보고 알았음."
"답 없는 새끼들."
"아줌마! 여기 닭발 이인 분 더 주세요!"

 

 

박지민은 한 시간 가까이 늦게 와놓고서 너무 태평하다. 또 머리색처럼 웃음은 너무 싱그럽고 상쾌해서 꼭 침을 뱉고만 싶다. 알파카도 이런 기분으로 침을 뱉는 걸까. 분명 웃는 얼굴에는 침을 뱉지 못 한다고 하는데 틀린 말인가 보다.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야야, 나 어제 오버워치 하는데 최고의 플레이만 열두 번 받았어. 오지지."
"미친 새끼야. 게임을 얼마나 처한 거야."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깝치지 마, 박지민. 나는 최고의 플레이 열여섯 번이니까."
"와, 씨발 존경합니다 형님."

 

 

한심하기 그지 없다. 저걸 대화라고 하는 건가. 븅신들 고작 열여섯 번 가지고 자랑하는 건가.

 

 

"야야 민윤기 나는 스무 번이니까 아가리 여물어라."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미친 새끼네..."

 

 

스무 번쯤은 돼 줘야 자랑이지 않겠는가. 존경합니다 형님! 박지민이 유리잔에 콜라를 붓고는 내게 내민다. 승자가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그래 이런 맛에 게임 하는 거지. 안 그러겠는가.

딸랑. 문이 다시 한 번 열렸다 닫힌다. 이번엔 사람들이 좀 많은 것 같다. 우리 애들은 아닌 것 같아서 고개를 돌리려던 찰나 전정국이 보였다. 전정국이 저 여자들까지 데리고 온 건가. 이와 중에 여자들이 예뻐서 기분이 좋다.

 

 

"저희 진짜 친구들이랑 같이 온 거예요."
"아 그래도 같이 술 마시면 안 돼요?"
"저희 미성년자라서 술 못 마셔요."
"에이~ 거짓말. 저희 스물하난데 그쪽들이 오빠 아니에요?"
"저희 고등학생이라니까요."

 

 

갑자기 현타가 왔다. 잘생긴 새끼들은 길만 걸어도 여자가 꼬인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김태형이 꽤나 불쌍스러운 표정으로 누님들에게 말한다. 죄송해요. 대신 번호 드릴게요. 그러자 여자들이 한껏 밝아진 표정으로 휴대폰을 내민다. 김태형과 전정국이 번호를 찍어 주자 다음에 보자며 술집을 나간다. 저 새끼들은 정말 위너인 듯 싶다. 인생의 위너...

 

 

"아, 늦었지 미안. 오다가 저 여자들한테 잡혀서."
"걍 같이 마시자고 하지 그랬냐."
"그래도 오늘 우리끼리 즐기려고 그런 건데 어떻게 그러냐."
"아오, 븅신아! 우리끼리 마시는 게 뭐 즐겁다고 굴러 들어온 치킨을 걷어 차냐."

 

 

정말 김석진다운 화법이지 싶다. 그렇지만 그 말에 적극 동의한다. 야 열두 시까지 삼 분밖에 안 남았다. 옆에 앉아 텐텐을 하던 박지민이 말했다. 이제 우리 스물까지 정말 3분밖에 남지 않았다. 후, 씨발 이 감정은 무엇일까. 옆에 섹시한 누님들이 게신 것도 아닌데 심장이 존나게 쿵쾅쿵쾅 뛰어대기 시작한다. 어... 그러니까 설렌다. 이런 감정은 초등학생 때 중학생이 되던 날 이후로는 다시는 없을 줄 알았는데.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야 근데 우리 뭔가 빠트린 것 같지 않냐?"
"엉. 맞아. 김태형 멘탈 빠트려쓰."

"미친 새끼야 그거 말고."
"근데 우리 원래 여섯 명이냐?"
"일곱 명 아님?"
"아! 정호석 안 왔구나."
"걍 그 새끼 빼자, 빼."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민윤기 오랜만에 좋은 말한다."
"개콜임."

 

 

이제는 열두 시까지 단 1분밖에 남지 않았다. 술집에 틀어진 티비 프로그램에서는 올해 스물이 되는 아이돌들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곧이어 수많은 아이돌들이 다함께 숫자를 외친다. 오 사 삼 이...

 

 

"아 존나 추워!"

 

 

2017년 1월 1일 AM12시. 휴대폰 화면에 있는 날짜 표시가 달라짐과 동시에 정호석이 들어왔다. ㅎ 하여튼 개패고 싶은 새끼 타이밍만 존나게 잘 맞춘다. 그렇게 2017년 1월 1일, 우리는 아직 교복을 벗진 않았지만 고쓰리들이 모여 앉아 당당하게 민증을 내보이며 소주를 시켰다. 우리도 이제 합법으로 소주 마신다!

 

 

 

 

 

 

 

 

 

 

 

 

 

 

 

 

 

 

 

 

.

 

[방탄소년단] 서툰 스물 | 인스티즈

네 무슨 멘탈로 이런 글을 쓴 건지 잘 모르겠네요

그냥 이제 한 달만 더 지나면 2017년이고

방탄이들이 일반인일 때 딱 스물이 되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쓴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

애들 실제 성격하고는 많이 다르게 써졌네요... ^^

서툰 스물 답게 여자에 관한 문제나

집안의 가정사나

자신의 꿈과 현실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담으려고 노력은 하겠습니다.

물론 연재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음. ㅎㅎ

 

(대사마다 어울리려는 움짤을 찾아서 넣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힘드네요. 나름 열심히 골랐습니다...

재밌게 봐 주세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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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제 스물이구나!저런 친구들 부럽당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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