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죽었다 0
'신을 찾아가야 해..., 신을 찾아가야 해'
심하게 갈라져 마치 쇳소리를 내는 듯한 목소리가 귓가에 때려 박힌다. 더 이상 듣다가는 미쳐버릴 것만 같아 이불을 뒤집어썼다. 두 귀를 손으로 막아보아도 윙윙 거리며 내 고막을 파고드는 거친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신을, 찾아가야 해.
엄마는 한참이 지나서야 중얼거림을 반복하는 것을 멈췄다. 그 중얼거림조차 힘겹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고 기침을 내뱉으며 눈을 느리게 감았다.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도 엄마의 입술은 그 망할 신을 찾아가야 한다는 소리를 내뱉기 위해 움직이는 듯 하다 그저 굳게 다물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어서 부족했던 공기는 거칠게 이불을 내치는 내 손길에 의해 다시 채워진다.나는 부족했던 공기를 거칠게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나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몸을 일으켰다. 내 옆에 누워있는 엄마의 얼굴 앞에다 대고 손을 휘휘 저어보았다. 엄마는 아무 미동이 없다. 엄마의 푹 파인 뺨을 바라보다 눈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 엄마는 동생이 그렇게 끌려가고 쓰러진 뒤부터 계속 신을 찾아가야 한다는 미친 소리를 했다. 발꿈치를 들어 최대한 조용히 나가려는 속셈은 나무로 된 낡은 바닥에서 끼익 끼익하고 소리가 나는 바람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엄마가 깨기 전에 나가기 위해 문고리를 잡는 순간, 언제나 잠귀가 밝아 동생과 내가 투닥거리는 소리만 나도 잠에서 깼던 예전에 엄마처럼 지금도 당연하다는 듯 감았던 눈을 떴다.
엄마는 ‘신을... 찾아가야 해, 신을 찾아가...’하고 잠꼬대하듯이 아까 반복했던 말을 계속해서 반복했다. 힘겹게 입을 열고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계속 듣고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문을 열고 나가서 다시 문을 닫는 순간 엄마의 선명한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신을 찾아가서, 죽여야해’
알 수 없는 말을 내뱉는 엄마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선명하다.
"김탄소"
"어, 김태형…."
'웬일이야, 이 한밤중에 나와있고' 그 애의 낮은 목소리가 텅 빈 공중으로 흩어졌다. '그러는 너는? 너네 집 이쪽 방향 아니잖아.' 내 물음에 김태형은 들고 있던 흰 천 가방을 들어 보였다.
"제이슨 할아버지 아프시다고 해서, 간호해야 되거든."
자랑스럽게 가방을 흔드는 김태형을 바라보다 고개를 숙였다. 김태형, 우리 마을로 이사 온 지 얼마 되지않은 아이였다. 특유의 활발한 성격과 친화력으로 지금은 나보다 마을 사람들과 더 친한 것 같기도 했다. 김태형은 모든 이들과 두루두루 친했지만(심지어 그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케시할머니와도 친분이 있는 듯 했다.) 이 좁은 마을에서 그와 가장 어색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 내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애는 나와 함께 있을 때 차분한 모습을 보이곤 했다.
다른 또래 친구들과 있을 때의 해맑은 미소와 내가 그와 함께 있을 때의 씁쓸함 사이에는 모호한 경계조차 없는 듯 보여서
그의 그런 눈빛을 받아내고 있으려니 몸을 가만히 둘 수 없어서,
'얼른 가봐. 이미 어두워졌는데. 길이라도 잃으면 어쩌려고.'
억지로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말했다.
정적 속에는 내가 급하게 내뱉은 말만이 떠돌고 있다. 민망한 마음에 입술을 꾹 깨물었다. '난 이만 들어가 볼게, 너도 조심해서 잘 가고.'
긴 침묵과 어둠 속에 내 건조한 목소리만이 퍼져나갔다.
퍼져나가는 내 목소리를 부드럽게 감싸 쥐는 건,
"같이 갈래? 내가 아직 이쪽 길은 잘 몰라서…."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너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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