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은 다 어디 간 걸까. 평소에 자신에게 장난을 잘 치는 멤버들이기에 이번에도 그저 장난인 줄 알았다. 사방이 막힌 공간. 계속되는 무거운 정적. 그리고 믿었던 휴대전화도 되지 않는다. 그제야 아, 내가 갇혔구나, 라고 병신같이 현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하하하, 이 상황이 어이가 없어 건조한 웃음만 터져 나왔다. 눈물이 비집고 나오려는 걸 힘겹게 참는다. 이 젊은 나이에 여기서 썩어갈 수는 없다. 그때 갑자기 등이 간질거리는 느낌에 재빨리 고개를 돌리니 뭔, 보지도 못한 종이비행기가 날아오다 재효의 등에 툭 부딪혀 힘없이 땅에 떨구어진다. 어? 뭐지. 날아올 조그만 틈도 없는데……. 일단 조심스레 종이비행기를 주워서 펼치는 재효.
'너의 얼굴은 달콤했다.'
이건 무슨 개소리지. 내 얼굴이 왜 달콤해. 한참을 가만히 문구를 바라보다 재효는 알아차렸다. 자신을 여기에 가둔 인간은 분명 '변태' 인 게 분명하다고…. 재효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여기에 자신을 가두었다면 빠져나가는 길이 있다는 뜻인데. 일단 종이를 곱게 접고 주머니에 쑤셔 넣는 재효. 그때 덜컥, 이라는 낯설지만 익숙한 소리에 재효는 고개를 돌렸다.
"어! 재효형!"
……! 지훈아…! 태일아! 이 자식들 얼굴이 이렇게나 예뻤나……. 반가운 얼굴에 바로 와락 껴안았다. 그나저나 여기 분명 문이 없었는데…? 아깐 찾아도 보이지도 않았던 낯선 '문'에서 나온 태일과 지훈을 번갈아 보다가 다시 세게 껴안았다. 어떻게 왔는지는 모르지만 존나 반가워! 감격에 겨워 있는 재효 품에 안긴 태일이 인상을 찌푸리며 그런 어느새 눈물을 글썽이는 재효를 밀친다. 그리곤 잠시 넋을 잃은 재효를 지나쳐 아무 벽 앞에서 손바닥으로 탁, 손을 대보아는 태일. 그 순간 벽에 금이 가더니 이내 스르륵, 문의 형태가 나타난다. 헐, 그 모습을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입을 어버버거리는 재효. 태일은 익숙하게 문 앞에 서 서서히 나타나는 문제를 살폈다.
'일 더하기는 일은 무엇인가.'
허. 문제를 확인하곤 쓰게 웃는 태일. 어느새 재효가 태일의 옆에서 문제를 보곤 호들갑을 떤다. 이거 풀면 문 열려? 응? 태일아? 응? 열려? 일 더하기 일? 문제가 너무 쉬운데?
"재효 형. 닥쳐요."
지훈의 말에 쫑알거리는 입을 닫는 재효. 내일은 한참을 문제를 바라보다가 이내 피식 웃음을 흘린다. 그리곤 문제가 적힌 문을 손바닥을 펴 쓱쓱, 먼지를 닦고는 자그마하게 외친다.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 예상치 못한 태일의 자신감 넘치는 답에 재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곤 멍하니 태일을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끼익, 고막을 찌르는 듣기 싫은 소리가 들려오고 태일은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벌컥, 예상과 달리 손쉽게 문이 열렸다. 문제가 적혀있던 문엔 어느새 '정답'이라는 단어로 쓰여있었다. 태일은 잠시 가만히 정답이라는 단어가 적힌 문을 바라보다가 뒤를 돌아 확신에 찬 표정으로 외친다.
"미친!"
그런데 박경이 최근에 팬들 사이에 귀요미 플레이어라면서 떴거든? 일 더하기 일은 귀요미라면서……. 역시, 딱딱 들어맞아. 분명 박경이 우리를 가뒀을 거야! 태일의 말에 재효는 혹시나 몰라 아까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종이를 황급히 꺼내 태일에게 건네준다. 이거!
"너의 얼굴은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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