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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 넌 어디에 - 태일 ] 

 

소녀는 없었다. 온 우주를 이 잡듯 헤집어봐도 그 소녀는 없었다. 소녀는 더이상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평생을 자책과 함께 보내던 그 소녀. 소녀는 무엇이 그토록 힘들었던 것인지 소중했던 모든 것들을 혼자 내버려둔 채 그녀가 항상 바라고 바라던 그곳으로 봄바람과 함께 떠나가버렸다. 남겨진 이들은 그녀를 원망하고 그리워했다. 왜 굳이 자신들을 홀로 남겨 놓은건지. 주인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추억들을 되찾을 길은 없었다. 

 

 

 

정국과 평생을 함께하던 여주는 어젯밤 이 세상을 떠났다. 한평생 동안 남의 잘못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는데에만 힘쓰던 여주의 행동을 보고도 대수롭지 않게 넘긴 정국은 죄책감에 매일 밤 시달렸다.  

 

" 여주야, 네가 너무 보고싶어. 내가 다 미안해. 네 잘못 하나도 없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너랑 걸었던 길을 가도, 너랑 같이 갔던 카페를 가봐도, 난 그대로야. 근데 너만 없다. 내 추억에서 너만 없어졌어. 너 항상 손톱 뜯고 있었잖아, 이제 그거 다 뭐 때문인지 이해해. 이젠 다 보듬어주고 안아줄 수 있는데. " 

 

" ...... 여주야. 이제 너 놓아줘야 하나봐. 너 사진이 없으면 얼굴도 기억이 잘 안나. 어떡하지? 점점 널 잊는거 같아. " 

 

그날 밤, 잠든 정국의 마음 속에는 여주와의 추억들이 하나 둘 다시는 열 수 없는 상자 속에 차곡차곡, 하나 둘 정리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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