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날개라며 그려준 날개가 나를 날게 했어. 옷을 뚫고 빠져나오는 피들이 나를 덮어. 나를 그곳으로 데려가잖아. 날카롭던 칼날이 내 몸을 짓뭉개며 무뎌져. 근육들이 짓뭉개지며 흉이 남을 걸 짐작하고 칼끝에 끊기는 핏줄들이 피를 터트리며 아프다고 대신 소리쳐줘. 한 쪽 날개가 생기니 알 것 같아. 아 살아갈 이유는 없구나. 고마워 인생에서 가장 빛난다는 학창시절에 빛나며, 빛나던 순간으로 기억되게 해줘서. 지금보다 더 이상으로 가지 않고 여기서 멈추게 해줘서. 다 네 덕이라 말하고 싶다. 근데 왜 너는 내 탓이라 할까. 바닥과 마주한 내 얼굴을 봐. 흐르지 않는 눈물이 보이지 않아? 이제 쏟아 낼 것도 없는데 뭔가 뱉어내려 하는 뒤집힌 내 속을 봐. 시간이 얼마나 흐른지도 몰라. 거울 속 나에게 검은 날개가 생겼어. 그때 알았지. 난 이제 이곳에 미련 남은 게 없다는 거. 네가 있는 이 세상에 있어선 안되는 존재가 나라는 거. 안녕. 나는 내 덕분에 이곳에 있어. 너를 내려다보고 있어. 너의 생활에 나를 더해 너로 살아 보고 있어. 거울을 잘 들여다봐. 내가 보이지 않니? 네 등의 날개가 보이지 않는 거야?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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