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훈은 유독 집으로 향하는 길이 음침하다고 생각했다. 서늘하게 느껴지는 시선도, 수명이 다 해 깜빡이는 가로등도, 제 뒤로 길게 늘어지는 그림자도.
오늘은 시선이 거두어졌다. 깜빡이던 가로등도 제 빛을 찾았고, 제 뒤를 따르던 기다란 그림자도 없었다. 다만, 제 집과 가까운 골목에서 번뜩이는 눈동자가 무서웠다.
아무렇지 않은 척 휴대폰을 들었다. 세훈은 제 친한 친구인 찬열에게 두 어번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만 갈 뿐, 받질 않았다. 아마 소개팅 때문인 것 같았다.
고개를 푹 숙이고 다급한 발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대문으로 커브를 도는 동시에 갈색빛의 머리카락이 센 아귀힘에 젖혀졌다.
순간 밀려오는 고통에 세훈은 악,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입모양으로만 끅끅 대고 있었을 뿐이다. 머리채를 쥔 아귀에 힘이 더욱 들어갔다. 휘청이는 발걸음이 두렵다.
시멘트 벽돌에 얼굴을 부딪혔다. 머리채를 쥔 손은 세훈의 머리를 벽돌에 대고 꾹 누르고 있었다.
소리 지르면, 네 얼굴은 갈리는 거야. 알겠지?
흐윽, 끅, 대는 소리와 남자의 거친 숨소리만이 허공을 채웠다. 세훈의 바지버클이 풀리고, 마른 다리 아래로 툭 떨어졌다.
꾸욱 누르는 손길에 세훈은 점차 고개를 젖히며 헥헥 댔고, 옅은 불빛으로 비춰진 남자의 얼굴은 꽤나 다부진 상이었다. 짙은 쌍커풀이 매력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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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조각인데.. 망했네여. 조졌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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