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무슨사일까?
내주위에서는 너를 안좋게 보는거 알아? 모른다고? 거짓말 하지마... 너 말좀 해라 주위에서 다 너에대해 착각하잖아... 말없는게 편하다고?
그래 너가 그렇지 뭐, 우리 어릴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징하다 징해
어린시절 여자는 한명 없는 황량한 너네 동네로 내가 이사를 왔지, 남자아이들과 몰려다니며 항상 뒤쳐지던 나를 아무말 없이 기다려주고 손 내밀어주던 너.
그때부터 우리는 함께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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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을 자고 헐레벌떡 현관문을 열고 뛰어나왔는데 대문앞에 말없이 이어폰을 꽂고 서있던 너, 너를 보고 왜 화가 났는지 모르겠지만 화를 냈어.
너가 끼고있던 이어폰을 빼고 좀 깨우지! 아무말 없이 나를 내려다보다가 이마를 톡, 쳤지. 아 왜 쳐!! 어..? 넌 내 이마를 검지로 톡톡 두드리고 내가 뺀 이어폰을 다시 끼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지. 넌 내가 쪽팔릴까봐 앞머리를 실삔으로 고정해놓은걸 말안한거지?
먼저 걸어가는 너의 등에 처음 설레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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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나? 우리가 다녔던 중학교. 워낙 시골학교였잖아, 한학년당 100여명 밖에 안되는 작은학교라서 혼자다녀도 왕따의 개념이 아니였어.
너는 밥먹고 나면 농구하는걸 좋아했고 나는 가끔 구경했던거 기억나? 날리가 없지...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던 어느 10월 나는 밥먹고 이어폰을 끼고 혼자 등나무아래앉아있는데 너는 어느샌가 내 등뒤로와 내등에 너의 등을 기댔었지. 운동을 하고온 너는 땀과 물에 젖은채로 말이야, 나는 설레이면서도 퉁명스럽게 떨어지라고 해도 넌 그저 기댈뿐... 아무말 하지 않았어
어느샌가 우리는 이렇게 익숙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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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많이 타던 나, 여름이면 짜증이 다른계절보다 배로 늘어나는데도 넌 내옆을 지켜줬어. 급식소로 향하던 그 시간 너는 갑자기 내등뒤에 붙어섰어. 나는 너를 밀치며 떨어지라고 있는 짜증없는 짜증을 다 부렸지. 너는 내등에 붙어 너의 체육복바지를 허리에 둘러줬어.
아!! 안그래도 더워죽겠는데 뭐하는짓이야! 라고 말한 나를 내려다 보고는 너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 보라고 했었어.
아! 진짜 귀찮게 왜 이래!! 막무가내로 짜증내는 내손을 억지로 잡아끌어서 너는 내 손바닥에 세글자를 적었어.
화장실. 화장실? 얼른 나에게 화장실로 가라고 등을 떠밀었지.
나는 툴툴거리며 화장실로 갔어. 그리고 허리에 둘러진 너의 체육복을 풀었을때 펑펑 눈물을 쏟았어, 조금 티가 나게 묻은 핏자국... 너는 그걸 가려주기 위했던것일까?
너의 배려를 항상 서툴기만 했던 나의 반응...
화장실로 가서 나에게 엄청나게 긴 너의 체육복으로 갈아입은채로 난 집에갔지, 아무말 없이 너는 내옆을 걷고 있어.
언제나 고마워 택운아... 말하지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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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이 끝나던날을 기억하니? 택운아, 여름방학이 끝나고 나는 부모님께 하늘이 무너질것같은 소식을 전해들었어. 내가 전학을 가게됐대, 너에게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너에게 이 말을 하면 왈칵 울어버릴것같은데 말이야...
나는 너에게 말하지 않았어, 나는 그날따라 데려다달라고 떼를 썼고 집앞에서 너에게 말했어. 택운아 나 전학가, 그때 너 반응 진짜 섭섭했어.
어... 한마디라니..
나는 너의 한마디에 상처를 받아서 나쁜놈! 소리 지르고 집으로 들어가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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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그냥 저냥, 나는 전학을 가버렸어.
너와 제대로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채 말이야.... 너와 내가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어, 나는 도시로 전학을 가서 여기저기 치이느라 너를 잠시 잊었어.
근데... 오후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왔을때, 그앞에 너가 있었어.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아니 머리카락이 조금 짧아진 어색한 모습으로 말이야.
어쩐일이야? 라고 물었을때 너는 아무말 없이 날 안아줬어.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친구에서 조금 더 가까운 사이로 변했어.
나는 너를 잠시 잊었는데, 넌 날 잊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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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4년 우리는 사랑했어,
대학을 진학하면서 너는 서울로 나는 그 도시에 머물렀지... 자연스럽게 멀어졌고 너는 어학연수를 떠났어.
편지한통을 남기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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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면 결혼하자"
그리고 반지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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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1년쯤 기다렸을까? 왜 편지가 오지 않을까? 벌써 한달째 없네... 편지를 보내도 답장이 오지않고, 섭섭해... 날 잊은거야? 정택운?
내 휴대폰으로 걸려온 너의 어미니 전화.
택운이가 세상을 떠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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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면 결혼하자며, 언제 돌아오는데?
벌써 3년째야... 너가 돌아오길 난 아직도 기다리고 있어. 택운아, 사랑해
#실제 저의 이야기와 픽션을 섞었습니다.
택운이의 이름이 입힌 저의 첫..사랑이야기?? 택운이의 이름을 빌려 그친구한테 고마웠다고 사랑했다고 말하고싶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