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주 II : 우리 사이는 부적격?
W_뚝섬
안녕 - 효린
전편 마지막 문장 비몽사몽 눈을 떠보니 내 옆 의자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이제 막 잠에서 깨 흐릿한 초점을 맞춰보니 나를 보고있는 남자는 민윤기였다. - "더 자." 더 자라는 말만 남겨두고 병실을 나가버렸다. 아까 그 눈은 뭐야. 왜 그렇게 쳐다본건데. 괜히 기분 묘하고 잠도 다 깨버렸다. 아저씨도 어딜 나가신건지 병실엔 나 혼자뿐이였다. 그 아지트 간 걸수도 모른다는 생각에 급히 병실을 나왔다. "이쪽으로 내려오던데.." 구석공간이 아닌 밑층으로 내려왔던데. 코너 돌더니 사라져버렸다. [철컥] 분명 끝쪽에서 들렸으니까 왼쪽방 아님 오른쪽방인데.. 일단 들어보자. 먼저 왼쪽방에 귀를 대보았는데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오른쪽방에 귀를 기울이자 "그나마 수술로 막았던 곳도 이제 퍼지기 시작했어요.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으셨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시는 게.."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내가 듣고 있는 게 지금 무슨 소리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거면.. 병실로 들어와 한참을 생각했다. 병원에 오래 다녔다는 게 정말 많이 아파서 그랬구나. 오빠도 민윤기도 말 안해주는 것도 진짜 심각해서 그랬나봐. 아 어떡해.. 아무리 생각해도 정리가 되질 않는데 민윤기와 아저씨가 병실로 들어왔다. "어디갔다 왔어요?" "나? 진료 보러." "..밑층 끝방에요?" "어. 어떻게 알았어?" 그래도 아니길 바랬는데 확인사살을 하니 심장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 나도 모르는 새에 얼굴이 굳었는지 왜 그러냐고 물어보는 민윤기였다. 아무것도 아니라고는 했지만 믿지 않는 눈초리였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민윤기에게로 눈이 돌아갔다. 내게로 돌아보지도 않고 닳으니까 그만 보라고 장난 치는 민윤기였다. 그 새 정이 들어서 울컥 하는건지. 기분이 울적했다. "아.." 겨우 잔건데 새벽에 눈을 떠버렸다. 이제 잠자긴 글렀네. 몸을 돌리니 자고 있는 민윤기가 보였다. 옆으로 누워 한참을 보았다. 이상하게 보고 있으면 몽글몽글한 기분이 든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눈을 뗄 수 없다. 더 가까이서 보고 싶어 옆에 있는 의자를 끌어다가 옆으로 갔다. 이렇게 보는 건 처음인데 되게 하얗고 피부도 좋네. 찹쌀떡 같아서 아주 살짝 볼을 찔러보았다. 어차피 자고 있으니까 모르겠.. "뭐해." 잠긴 목소리에 깜짝 놀라 손을 떼니 눈을 떠 나를 보는 민윤기였다. 말도 못하고 그대로 얼어 눈만 마주치다가 벌떡 일어나 병실 밖으로 나왔다. 이 큰 병원에서 내가 갈 데가 그 아지트밖에 없는 줄 아나. 맞다. 난 지금 아지트 바닥에 앉아 혼이 반 쯤 나가있다. "미쳤어.. 아 미쳤어.." "누가. 너?" 아까 일은 기억나지도 않는 듯 따라나온 민윤기가 바닥에 앉으면서 무심하게 말했다. 난 이렇게 떨리는데 아무렇지도 않는듯한 민윤기에 김이 샜다. "..언제부터 깨있었어요." "안 잤어." "..." 아까 그 방 안에서 들은 말 때문이겠지. 나도 겨우 눈 붙였는데 민윤기는 얼마나 힘들까. "나한테 할 말 있으면 해." "네?" "아까부터 계속 보던데 뭐 할 말 있는 거 같아서." "..아뇨. 할 말을 없고.. 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말이 지 멋대로 나오네. 뭔 드라마야 영화야. 죽기 전에 추억이라도 쌓아보자 이거야? 멘트가 왜 이래.. "갑자기 무슨.." "아 아니.. 병원은 따분하잖아요. 여기만 있으면 좀 그래서." "난 괜찮은데." 그래도 내 말에 책임 지겠다고 깔아줘도 쳐내네 정말.. 사람 무안하게 시리. "내가! 내가 심심하니까 그러는 거에요. 그니까.. " "치료 잘 받으면 그 때 놀아줄게." 놀아줄게? 놀아줄게에? 지금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오늘처럼 도망가면 아까 나 몰래 훔쳐보고 한 거 형한테.." "몰래 훔봤다구요? 내가?" "그럼 당당히 쳐다봤다고 해줘?" "..여기 추워. 병실로 가죠." 그러자 민윤기가 나에게 자신이 입고있던 후드집업을 주고는 먼저 일어서서 갔다. 얼른 입고 따라가니. "내 볼도 몰래 찌르던데." "네? 아니 몰래 그러려 한 게 아니라.." "알았으니까 자. 너 지금 많이 힘든 사람 같아." "..참나 자기는 무슨.." 자기도 완전 달걀귀신 같으면서. 내가 참아야지. 한 번 흘겨보고는 다시 잠에 들었다. - 이제 치료 받은지 3주정도 됐나. 12월이 되었고, 병원 생활에 꽤 익숙해졌다. 다행인 건 내 병 증세가 아직 뎌딘 거, 그리고 거의 하루종일 붙어있는 민윤기도 그닥 아파보이지 않다는 것이다. 내 증세는 어쩌다 잠깐 숨 찰 뿐이지, 약 먹으면 금방 나아져서 아직까지는 진짜 내가 아픈 게 맞나 싶다. 그리고 보름 남짓 되는 시간동안 또 달라진 건 민윤기와 더 가까워진 거. 그래서 더 간섭하는 거.. "오늘 국 짜. 두부만 먹어." "그럼 한 입만. 진짜 맛만..아!" 오랜만에 보는 빨간 국물을 뺏어가고 두부가 담긴 자신의 그릇을 주는 민윤기였다. 한 입만 먹는다고 애걸복걸 하는 나를 무시하고 꿋꿋하게 밥만 먹는다. 저번에는 기름기 많다고 병원에선 구경도 힘든 군만두 하나 나온 걸 뺏어먹더니.. 진짜 단식해버릴까. "아니, 그쪽은 먹어도 되요. 그런 거?" "어." 완전 얄미워.. 그래도 음식제한은 없나보네. 아직까진 밥도 잘 먹고.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진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거라면, 남은 시간동안 내가 더 잘해야지 어쩌겠어. - "어떻게! 저 맛 없는 반찬들을 나한테 떠 넘길 수 있어요? 너무하네. 진짜." "김선생이 특별히 부탁했어. 다 나으면 맛있는 거 사줄게." "김석진 진짜 오빠고 뭐고 확.." "확?" "..그게 아니라 어! 저 치료 잘 받으면 놀아준다면서요. 시간이 너무 많이 흐른 거 같은데. 이제 얼마 안 남았을..아." "뭐가 얼마 안 남아?" 급히 말 돌리다가 말이 막 나왔다. 내게 시선을 꽂은 채로 민윤기가 뭐가 얼마 안 남았냐고 묻는데 진짜 심장 떨렸어. "..제가 뭐라고 했죠?" "시간 얼마 안 남았다고." "내가? 언제요?" "바이러스가 머리에도 침투했나봐. 니가 첫 케이스야." 미간을 찌푸리며 자기 손으로 내 이마를 짚어보더니 머리에도 이상이 생긴 거 같댄다. 그리고 웃는 민윤기를 노려보고는 가자고 먼저 일어났다. 아지트를 나서는데.. "이제 정말 안 남았네. 작별인사 해야겠지." 뒤에서 민윤기의 말소리가 들렸다. 평소에 차갑다고 하면 차가운 목소리가 아닌 약간 젖은 목소리로. 뒤돌아 있어서 못 봤겠지만, 내 얼굴은 굳어지다 못해 일그러졌다. "왜 벌써 가. 이거 주려고 오자고 한건데." 민윤기가 내 옆으로 와 초코소라빵을 건냈다. 내가 초코소라빵 먹고 싶다는 걸 기억하고 있었네. 왜 하필 이런 타이밍에 주는지.. 코가 찡했다. "..고마워요. 나중에 내가 더 맛있는 거 줄테니까 나 다 나을때까지 기다려야 되요. 나 다 나으면, 그쪽도 다 나아서 병원에 있으면 안되요. 알았죠?" 살짝 울먹이듯 말하자 대답도 않고 나를 쳐다본다. 눈 마주치면 눈물 날 거 같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대답 좀 해요.. 기다린다고 해. 나 다 나을 때까지 기다린다고 해.. "초코소라빵 주니까 눈물겨워? 와.. 초코소라빵이 이렇게 감동적일줄은 몰랐네." 머리를 긁적이며 웃는데, 왜 기다린다고 대답은 안하는지. 속이 탔다. "나중에 놀고 먹고 다 하자. 하면 되지. 그니까 고개 좀 들어봐." 웃지 않고 고개만 푹 숙이고 있는 나 때문에 무안해졌는지 허리를 숙여 내게 눈을 맞췄다. "진짜 나아서 봐야되요.. 병원 말고 밖에서. 1년 뒤에도 2년 뒤에도 계속 쭉 봐야되요." 내 말에 알았으니까 고개 좀 들라는 말에 그제서야 얼굴을 마주하는데, 씩 웃어주는 민윤기에 눈물이 났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울면서 그냥 안아버렸다. 미친거지.. 눈물 난다고 눈에 뵈는 게 없지 아주. "..성이름 민윤기..?" 그 때 오빠가 우리를 목격했고, 너..너네..어떻게.. 그 다음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나를 남겨두고 진료를 핑계로 민윤기를 데려갔지. 눈에 분노를 가득한 채로 데려가길래 막으니까 민윤기가 괜찮다고 해서 그냥 보내긴 했다만.. 걱정되네. 아니 거기서 왜 울면서 끌어안냐고. 대체 무슨 생각으로. "오빠가 뭐라 했어요? 해코지 했어? 어디 맞은데는.." "걱정 마. 안 맞았어. 피는 좀 봤지만." "..피요? 피?" 민윤기가 들어오자 거의 매달려 여기저기 살피자 민윤기는 괜찮다며 웃어줬다. 근데..피라뇨? 침대에 털썩 앉아 옆 책상에 접힌 종이 하나를 놓고는 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응. 내 피." "김석진 피는 제가 좀 보고 올게요" 침대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민윤기는 웃으며 내 어깨를 눌러 나를 다시 앉혔다. 씩씩 대는 나에 한 손으로 얼굴을 짚으며 한참을 웃었다. 김석진.. 가족 계급장 떼고 내가 부숴버린다. "그렇게 안아버리면 어떡해." 여전히 웃음을 머금은 채로 나에게 묻는 민윤기였다. 잊고 있었는데 훅 들어와버리면 어떡하라고.. 턱을 괴고 계속 쳐다보는 민윤기 때문에 얼굴에 열이 났다. "형이 나보고 나는 너 안 안아줬다고 운동 시간 늘렸어. 더 원활한 치료를 위해 팔 힘이 더 필요한 거 같다면서 1시간이나 더 하래. 안아주기도 전에 봐버렸으면서." 안아주기 전에? 놀란 눈으로 쳐다보니 이제야 자길 보냐며 운동하고 올 테니까 초코빵 먹고 있으라고 내 머리를 한 번 꾹 누르고 병실을 나갔다. 뜨거워진 얼굴을 식히는데 아까 민윤기가 책상에 놓은 종이가 눈에 띄었다.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펼쳐보니 혈액 검사 결과가 적혀있는 종이였다. "나랑 같은 혈액형이네." 피 봤다는 게 이 말이었구나. 쓱 훑는데 밑에 '적격'이라는 말이 눈에 띄었다. 적격? 내가 생각하는 그 적격이 아니겠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온 몸을 덮쳐오는 싸한 느낌은 감출 수 없었다. 병실에 들어오시는 아저씨에 깜짝 놀라 종이를 제자리에 놓았긴 했지만, 종이 속 '적격' 이란 두 글자가 내 머리를 헤집어 놓았다. - 그 날, 오빠를 찾아갔지만 이미 다른 병원으로 일주일 넘게 외근을 가버렸고 연락을 하려해도 폰이 고장나 수리를 맡겨서 언제 연락이 될지 모른다는 동료 의사 선생님이었다. '적격' 이라는 말은 내 마음 속에서 점점 심장이식적격 에 방향을 잡고 있었다. 그래서 나를 챙기는 민윤기를 볼 때면 너무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그 혼란스러운 이유를 하나 더 말하자면, 나는 민윤기를 좋아한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나중에 힘들어질 걸 알면서도 보면 떨리고 웃음이 난다. "정리하자. 끝내야 돼." 요즘 들어 더 자주 씁쓸하고 허하게 혼자 내뱉는 민윤기의 말은 내 귀에 박혔고 나는 더욱 불안해졌다. 마치 나를 정리하고, 자신의 마지막을 기약하는 거 같아서. 끝을 향하는 조각이 맞춰지고 있는 거 같아서. 그리고 그의 달력에 빨간 동그라미로 12월 20일에 되어있는 표시는 나를 초조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그만 먹을거야? 더 먹어." "소화 안 될 거 같아요." 나는 요즘 들어 소화를 잘 못한다. 숨 차는 것도 약 먹어도 잘 안 듣고, 토도 많이 하고. 가끔은 어지러워 잘 걷지도 못했다. 이제야 내가 정말 아프구나. 밥을 잘 못 먹어서 그런지 살도 빠졌다. 그렇게 빠지라 할 땐 안 빠지더니 이럴 때 빠지냐.. 그리고 이런 나를 민윤기는 계속 걱정했다. 그 때마다 괜찮다고 했지만 사실 나도 느낀다. 내 병이 심각해지고 있는 거. 이대로 가면 심장이식을 머지않아 해야할거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그 심장이식자가 진짜 민윤기면 어떡하지. 그래서 더욱 아픈 걸 부정하고 밀어내고 있다. 쓰러지면 안돼. 어지러울 때마다 정신을 겨우 붙잡고 이를 악문다. 더 버텨야 돼. 진짜 민윤기면 어떡하려고. 가끔은 정말 눈을 감고 온 몸에 힘을 빼고 싶다. 그래도 나 버티니까 참으니까 나랑 더 있어줘요. 이렇게라도 더. "나 오늘은 좀 컨디션 괜찮으니까 나가요. 놀아준다면서요." "안돼. 너 아침도 잘 못 먹었잖아. 저번처럼 어지럽다고 쓰러지면 어떡해." 사실 괜찮지 않은데. 오늘 같이 못 나가면 진짜 영영 못 놀 거 같아서 그래요. 괜찮다는 나의 말에도 민윤기는 절대 안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오빠가 내일 병원으로 다시 온다고도 말해줬다. 오빠가 날 보고 걱정할거라고 하자, 너 지금 이래서 더 빨리 병원으로 들어오는 거라고 말해줬다. 오빠는 이미 다 알고 있었구나. - "마지막이야. 이제 진짜." 또다. 달력을 보며 끝을 암시하는 말을 하는 게.. 20일이 벌써 내일로 다가왔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안 그래도 아팠던 머리가 더 지끈거리고 가슴이 막힌 듯 답답했다. 이제는 덤덤하게 말하는 민윤기에 울컥해져 터졌다. 그 동안 묻고 싶었던 말들이 한꺼번에. "대체 무슨 말 하는거에요. 뭐가 마지막이고 뭐가 얼마 안 남은건데요. 20일이 무슨 날인데요. 왜 내일이 끝인데요. 왜!" "왜 그래 너. 나중에 알려줄게. 나중에." 큰 소리를 내는 나에 살짝 놀랐다가, 다시 차분히 달래듯 말하는데 눈물이 맺혔다. 대체 그 나중이 언제야. 나중이란 게 우리한테 있긴 하는지.. "..울어? 왜 그래 갑자기." "갑자기가 아니에요. 난 항상 기다렸는데 불안해도 참았는데 왜 나한테는 아무것도 안 알려줘요? 놀러가자고 해도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고 해도 맨날 나중에 가자 그러고. 그게 안될 거 같으니까 가자는 거잖아요. 더 있고 싶은데. 조금이라도 더 추억 만들고 싶은데. 왜 날 내쳐요, 왜! 내일이면 가버릴 거면서. 나 두고 갈거면서. 왜 나한테 추억할 시간 하나 안 내주고 기억 하나 안 남겨주고 가려고 하냐고요. 나보고 어떡하라고요.." 좀 있으면 가버릴 거면서 왜 나한테 옆자리 한 번 안 내주는지. 괜히 초조해지고 속상해져 숨겨왔던 속마음을 다 내비췄다. 눈물이 계속 흐르고 발음이 뭉개져도, 눈물이 반을 차지해 민윤기가 흐릿해도 멈추지 않고 두 눈을 맞추며 말을 이어갔다. 이런 나에 민윤기도 당황했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뭐라도 말해주길 아니 안아주기라도 하지 우는 날 혼자 두는 민윤기가 원망스러웠다.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벅벅 지우고 말을 이었다. "난 모르는 줄 알았어요? 맨날 혼자 중얼거리는 말들 이제 다 끝이라고 정리해야겠다고 하는 말들 들을 때마다 숨이 턱 막혔는데. 모르는 척 하는것도 힘들었는데..내가 눈 감아버리면 쓰러져버리면, 더 못 볼까봐 이렇게 괜찮다고 하면서 참고있는데! 근데 제일 화나는 게 그래도 난 좋아한다고. 너무 힘든데 민윤기 그쪽 좋아서 이러고 있으니까, 한 번만.. 한 번만 눈 감고 나 좀 안아주라고요. 제발 나 좀.." 정말 모든 걸 말해버렸다. 내 마음도, 민윤기가 죽는다는 걸 안다는 것도. 더 이상 민윤기의 눈을 마주할 자신이 없어 병실을 뛰쳐 나와버렸다. 무작정 복도를 걸어나갔다. 밤이 깊어져가서 그런지 복도엔 사람 하나 없이 텅 비어있었다. 최대한 멀리 떨어지도록 눈물 범벅인 얼굴로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 나를 민윤기는 뒤로 돌려 가버리지도 못하게 안아버렸다. 이제서야 안아주네.. 그렇게 품에 안겨 엉엉 울었다. 이제서야 내준 품이 너무 따뜻해서. 나를 감싸안은 팔이 미우면서도 너무 고마워서. "이제 다 울었어?" "..." "나 진짜 너가.." "..아무 말도! 아무 말도 하지마요. 진짜 아무 말도." 무슨 말이던 낯 부끄러운 말이 나올 게 뻔하기에 급히 말을 막았다. 미간을 찌푸려 가며 고개를 저으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민윤기였다. "근데 이 말은 해야겠어." "아뇨 아무 말도.." "나도 너 좋아." "..네?" "이 말 일부로 미룬건데. 아직 하면 안되는데." "아...아.." 미룬거고 뭐고 뭔 소린지 모르겠고 진짜 나 좋아하는 거야? 난 나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아 어떡해. 얼굴 빨개졌겠다. 얼굴에 열이 나는 걸 느껴 고개를 푹 숙이니 고개 좀 들어보라며 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긴다. "그리고 20일 날.." "아뇨. 하지마요. 진짜 하지마.." 듣고 싶지 않았다. 내가 그렇게 미뤄두고 피한 말이 들려올까봐 내 귀를 막고 복도를 먼저 뛰어가는데, 세상이 핑 돌았다. 어지러워 몸이 휘청거리고, 속도 울렁거렸다. 뒤에서는 내 이름을 부르는 민윤기의 목소리가 들리는데 돌아볼 수 없었다. 돌아서 얼굴을 한 번 더 보고싶었는데 나는 그 자리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
뚝섬입니당^0^ 양이 조금 많은데 지루할까봐 걱정이에요T^T 그래도 재밌게 봐주세요! 그리고 ♡화랑 본방사수♡ 넘 기대 되네요. 한성이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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