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sessed
W.샤이닝
* bgm 안 깔고 보시는 분들도 있어서 자동재생은 안했어요.
" 여긴 또 무슨 일이야 "
" 내가 너 보러 오는데 꼭 무슨 이유가 있어야 돼? "
문이 열립니다- 띵 하는 소리와 함께 4층에서 열린 엘레베이터에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발짝 발을 디딘 경수는 엘레베이터의 환한 빛과 대조되는 어둠에 덮여버린 자신의 집 앞에서 누군가 발길을 서성이는 것을 보고 익숙하다는듯 발길을 돌렸다.오늘은 조용히 넘어가면 좋겠다.다급한지 비상구를 향해 발걸음을 빨리 하던 경수는 탁-소리와 함께 자신의 어깨에 느껴지는 묵직한 느낌에 조심히 고개를 돌렸다.왜 도망가. 픽 웃는 동시에 호선을 그리는 종인의 입꼬리는 보는 이의 털이 곤두설 만큼 화려하지만 섬뜩하게 그려졌다.부르틀대로 터버린,피를 머금은 듯한 빨간색의 입술 그리고 하얗게 일어난 것도 모잘라 피까지 나는 손.종인이 출근한 경수의 집 앞에서 미련하리 만큼 기다렸다는 것을 생생히 보여주었다.
이가 시릴만큼 추운 날씨에 집에 조심히 들어오나- 웃으며 자신을 반겨주는 종인의 모습은 경수에게 그저 공포 그리고 잔인함 뿐이였다.2달 전이었다.종인을 본 것은.회사에 미팅이 있어 주변 카페로 들어선 이후부터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왜 그때 맞은편 자리에서 염탐하듯 뚫어져라 쳐다봤던 종인에게 멋쩍게 웃어 보였을까.그때 웃지 않았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후회해봤자 달라지는 건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종인의 집착이었다.종인은 18살이란 학생의 본분을 이미 잊었다는 듯 경수의 그림자 마냥 경수가 다니는 회사,그리고 집을 따라 다녔고 어느순간 경수의 인생의 모든 것을 차지하고 말았다.
나랑 친해지고 싶었나보다.경수는 처음에 웃으며 그런 종인을 내치지 않았다.하지만 하루,그리고 이틀 시간이 점점 흐르고 나서야 어리석게도 깨달았다.이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야.자신의 집 앞을 수호신 마냥 지키는 종인에게 진지하게도 일러 받지만 그럴때마다 종인은 '나한테 보여주면 안되는 사람이라도 있어?'하며 덜덜 떠는 경수의 어깨를 움켜쥐고 으스러질만큼 꽉 쥐었다.집에 안 들어가려고 노력을 안한 것도 아니었다.밤 11시,12시가 넘어도 오지 않는 경수를 기다리느라 추위에 쓰러지기까지 했던 종인을 차마 내치지 못했으며 이사를 가도 종인은 어김없이 경수를 기다리며 웃고 있었다.오늘로 경수가 이사간지 일주일째였다.
" .. 일주일째 집에도 안들어가고 맨날 내 집 주변만 빙빙 돌고 있잖아,너. "
" 너가 딴 새끼한테 한 눈 팔까봐 조바심이 나서 안되겠어. "
" ....나 26살이야.너보다 8살 더 많아.내 앞가림 정도는 내 스스로 할 수 있으니까 제발 그만하고 가.진짜 지쳐. "
" 씨발,나이 쳐먹어서 앞가림 잘한다는 새끼가 발정난 개새끼 마냥 남자 뒤를 졸졸 따라다녀? "
경수의 등장에 정신 나간 사람마냥 실성한듯 헤실헤실 웃던 종인의 표정이 눈에띄게 굳어졌다.그 동시에 경수의 표정도 겁에 질린듯 새파래졌다.2달 동안 으레 겪어왔던 이중적인 모습임에도 불구하고 적응 따위가 될리 없었다.두 개의 가면을 쓴듯 선과 악이 도드라지게 구별됬다.종인은,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 마냥 종인의 번뜩였다.그 순간이었다.겁에 질려 주춤,거리며 뒷걸음질을 치는 경수의 어깨를 센 손아귀 힘으로 잡은 것이.
아..- 강한 힘에 저절로 실어지는 어깨의 힘을 견디지 못한 경수가 약한 신음을 내었다.경수의 신음에 종인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 조,종인아.. "
" 말해봐.니가 니 앞가림을 잘 했다고 생각해?대답해. "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까딱이는 종인의 아이다운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질척 거리며 경수를 향해 번뜩이는 집착 섞인 저 눈빛.암흑으로 뒤덮인 풍경속 오직 분노로 온 몸을 휘감은 몸짓까지.경수에겐 그 모든게 다 두려움의 대상이었다.대답해보라니까- 처음 만났던 2달 전,말끔히 교복을 차려입고 제 또래의 아이마냥 수줍게 웃으며 집 앞까지 자신을 데려다주던 종인의 모습은 지금과 너무도 달라보였다.왜 이렇게 파멸의 끝을 맛 봐야만 했을까.예전처럼 오로리 수줍음과 행복감만 공존하던 그때로 돌아 갈 수 없을까.
미안해..- 오늘도 예전과 똑같은 레파토리였다.겁에 질린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입술을 깨무는 경수를 만족스럽다는 듯 쳐다보던 종인은 말했다.
" 저번에 다 봤어.너 회사 앞에서 어떤 새끼랑 다정하게 얘기하고 있더라?내가 분명히 다정하게 얘기하지 말라고 신신 당부 했을텐데.. "
" 그건.. "
" 왜,또 회사 일 때문에 어쩔수 없었다고 지랄 같은 변명하게? "
" .. "
" 내가 너 딴 사람이랑 얘기하면 뭐라고 했더라? "
" ..종인아..! "
" 죽인...다고 했었던거 같은데?그치?넌 머리 좋으니까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을텐데 내 눈앞에서 그딴식으로 행동한거 보니까 죽여도 된다는 거지?그치? "
" 그러지마..제발 그러지마..내가 잘못했어.. "
" 잘못 했단 말만 하지 말고 제발 행동으로 보여주란 말이야.어?경수야.나랑만 이야기 하고 언제나 니 눈은 나한테만 향해 있어야 돼.다시 한번 그러면 나 정말 미칠지도 몰라.미치는 꼴 한번 보고 싶으면 어디 한번 또 그딴식으로 행동해봐. "
강아지 쓰다듬듯 다정하게 머릿칼을 쓸어 넘기는 큰 손에 경수는 흠짓,떨리며 움츠러 들었다.겁 먹지마,니랑 이야기 한 새끼는 죽여도 넌 안죽일테니까.넌 평생 나랑 같이 있어야 돼- 겁 먹은 경수에게 다정 어린 말투는 그저 소용없는 입에 발린 소리였다.이번에는 정말 가만히 안 있을 것이다.이런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오랜만에 종인의 집착에서 벗어나 시골에 사는 친구에게 내려간 것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 생각했다.물론 그때는 좋았다.집 앞 어둠이 서린 그 곳에서 번뜩이는 눈빛으로 자신을 반기던 소름끼치는 장면을 보지 않아도 됬으니까.몸을 둘러싸고 옥죄이던 두려움을 훌훌 털어 버렸으니까.
하지만 잠시뿐이었다.500넘게 온 전화와 '어디야','나 진짜 죽을거야' 따위의 문자를 시원치않게 생각하며 흘려보냈던 약 이주일의 시간은 그저 악몽이었다는 것을 알았다.집앞에 도착했을때 잠시 몸을 숨기고 있던 두려움과 끔찍함이 경수의 앞에 슬금슬금 나타나 결국 파멸까지 이르게 했다.밖에서 얼마나 기다린건지 그 추운 겨울날 얇은 옷만 걸친채 달달 떨며 기절할 듯 널부러져 있었으면서 경수의 뚜벅 거리는 발걸음 소리에 비틀 거리는 몸을 겨우 이끌고 일어나 절뚝거리며 한달음에 달려오던 그 모습,얼어붙은 경수의 팔을 이끌어 껴안을때의 그 소름.그때를 떠올리기만 해도 경수는 혼절할듯이 정신이 아찔해져왔다.
자신을 안달나고 불안하게 만든 종인이 혐오할만큼 증오스러웠지만 경수는 한편으로 안타까웠다.보잘것 없는 자신을 목숨이라도 내줄 수 있을 만큼 사랑해 주었으니까.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이 남들과는 약간 다른,아니 삐뚤었지만 그래도 사랑이란 단어가 존재 하긴 하니까.알았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덜덜 떠는 경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종인은 설핏 웃으며 경수의 눈물 어린 눈가를 시린 손으로 흝었다.
" 그래,이러니까 얼마나 이뻐. "
" .. 종인아. "
" 어, "
" 제발 집에 들어가.그것만,딱 그것만 부탁할게. "
" 너 언제 도망갈지 몰라.이번에도 나 몰래 이사했잖아.내가 너 기다리느라 3일을 밖에서 기다렸어,알아? "
" ..너 이거 지나친거야.사랑을 넘었다고.이건 집착이야. "
" 그래서? "
"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들잖아.너가 하는 행동이 나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알아?하루에도 몇번 너 얼굴이 떠올라,지친다고. "
" 아니,이건 사랑이야.봐봐 너도 날 생각하잖아.나도 널 하루에도 수천번,수만번 생각해. "
" .. "
" 이런게 사랑이야.사랑한다는 둥 말만 짓껄이는 병신들이 하는게 사랑이 아니라 내가 하는게 사랑이야. "
" .. "
" 잘자.내일 아침에 또 올게.내일 보자. "
종인아..! 씩 웃으며 재빠르게 계단으로 내려가는 종인을 멍하니 바라보던 경수는 아차,하는 마음에 주위를 둘러 보았지만 언제 그랬냐는듯 주위는 적막에 가득차 있었다.이젠 정말 할 수 있는게 없다.이미 종인은 미쳐 버렸으니까.사람의 탈을 썼을 뿐 영락없는 짐승이었다.욕망,즉 소유욕에 물불 안가리는 잔혹함.
' 집에 가서 영상통화 할테니까 꼭 받아.집에 들어갔는지 확인할테니까. ' 띠링,거리는 소리에 메세지함을 열어본 동시에 뜨는 문자 그리고 김종인.이란 발신인에 경수는 몸서리치며 부르르 떨었다.오늘로 정확히 58번째였다.토시 하나 다르지 않게 문자가 온 것이.집에 가면 종인과 통화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겠지.내리쬐는 햇살에 눈을 떴을때는 나를 향해 밝게 비추는 그것을 무의미하게 바라보고 문 앞에 마중나온 종인이에게 손을 흔들며 하루를 시작하겠지.두려움 마음은 애써 떨친 채.두려워 해봤자,벗어 나려고 안간힘을 써봤자 도경수란 인간은 김종인이 쥐고 흔드는 유리관 안 속 쥐일 뿐이니까.
띠리릭,소리와 함께 도어락을 풀던 경수의 손은 힘없이 스르륵 내려갔다.열리는 문 그리고 그 안에 어둠으로 뒤덮인 집 안을 초점없이 휙휙 둘러보던 경수는 이내 집 안으로 들어왔다.무의미하고 건조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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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샤이닝입니다 처음 써보는 소설이라 역시 허접하네요..ㅠㅠ 특히 집착물이라니!
이런건 금손이신 분들이 써야 제맛인데 우선 눈 테러 한거 죄송합니다 ㅠㅠ
무튼 제 소설은 제목과 같이 집착물이구요 중장편 정도로 커플링은 카디백도 입니다! 삼각관계에요 ㅎ.ㅎ
새로운 등장인물이 추가될 수 있어요 ㅎㅎ 무튼 재밌게 봐주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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