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상실에게
[1] 사고
w.새벽봄
*이 픽션은 네이버'도전만화'에서 연재되었던 '상실에게'를 모티브로 한 픽션입니다.
'교통사고가 머리에 큰 충격을 준 것 같아요. 안타깝지만 부분기억상실증(partial amnesia)인 것 같습니다.'
검은 머리카락과 대비되어 그의 머리카락 사이를 휘감고있는 하야디 하얀 붕대가 눈에 띄었다. 그의 얼굴엔 미약하게나마 생채기가 나있었고, 그의 눈은 나를 마치 보지않겠다는 듯 꾹ㅡ 감고있었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ㅡ
'자신이 어렸을 때 일어났던 일들은 기억할지 몰라도 최근 5년 정도는 그의 머릿속에 없을거에요.'
'기억을 찾기 위해서는 지인과의 추억이 있는 장소라던가 물건을 많이 보여주시고, 병원에 와서 최면치료도 받아보시는게 좋을 것 같네요.'
고개를 숙여 어느 새 자란 긴 머리는 신경도 쓰지않은채 우현을 내려다 보고있었다. 그런 저의 옆에서 흰 가운을 걸쳐입은 남자가 무어라고 말하는 소리는 내 귀에 들리지 않고 너의 곁을 지켜주는 기계소리와 너의 숨소리만 들려올뿐이다. 움직임 없이 침대 위에 놓여져있는 손등 위에 내 손을 올렸다. 왜ㅡ?
-1시간 전
거실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성규에게 다가온 우현은 신이 난듯 말을 했다. 있잖아ㅡ 손장난을 하고있던 성규가 고개를 들어 웃고있는 제 연인을 보았다.
"시험 끝났으니까 영화나 보러가자."
"무슨 영화야ㅡ 집에서 뒹굴거리면 그만이지."
우리는 2년지기 친구이자 연인이다. 그러니까ㅡ 사람들에게 흔히 말하고 들으면 찡그리는 동성애자라는 소리다.
그는 그런 성규를 보고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영화표를 들이밀어 성규의 눈 앞에서 살짝 흔들었다.
"표를 이미 사뒀지."
"언제ㅡ?"
"아침에 너 자고있을때 일어나서 갔다왔어."
이 녀석이 나한테 고백했던건 작년 겨울쯤이었나ㅡ
"무슨 영환데? 나 재미없으면 안 볼거야"
"모르겠어. 신작이라고는 하는데…"
"대책없는 놈"
당황했었지만 3주 후 승락하기까지에 이르렀다. 지금은 마냥 즐겁게 생활하고있고.
방금 받은 영화표라 시간은 미처 확인하지 못한 우현은 서두르라 하였고, 안 보기에는 돈 아깝다 생각했던 성규가 얼른 자리에서 일어섰다. 금방 나올 성규를 기다릴 심산으로 코트와 목도리를 걸치고 도로 가에 나와있었다. 그날따라 유독 더 추웠던 것 같다ㅡ
"으ㅡ 추워."
무심코 찌른 코트 주머니 자락 끝에 차가운 금속이 손 안에 잡혀들어왔다. 이게 뭐지ㅡ? 의아함에 그것을 꺼내고는 아ㅡ 반지.
'이게 뭐야?'
'반지잖아ㅡ 일종의 포비아들을 위한 선물같은거야.'
'사람들이 보면 어떡할려고…'
자신에게 반지를 내미는 우현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성규가 있었다. 그의 걱정스러운 말투에 그러니까 사람들이 게이가 다 겁쟁이인줄 아는거야ㅡ 라고 그를 안심시켰다. 그의 말을 들은 성규는 졌다는 듯 푸스스ㅡ 웃으며 자신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는 우현을 잠자코 보고만 있었다. 반지가 끼워진 저의 하얀 손가락을 보다 풉ㅡ 하는 코웃음소리가 났다. 왜 웃어? …글쎄, 뭔가 웃기네. 우현이 성규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맞추었다. 나중에는 공원에서 키스 해볼까? 하며 웃는 저가 있었다.
'뭐… 그 후에 시선이 따가워 뺐지만ㅡ'
과거를 회상하다 웃은 우현이 반지를 손가락에 끼워넣으려했다. 어ㅡ 차갑게 얼은 손가락이 미처 반지를 통과하지 못하고 반지를 바닥으로 내동댕이쳤다. 데구르르ㅡ 데구르르ㅡ 굴러가던 반지는 한적한 횡단보도 위에서 반짝이고 있었다. 이런, 장갑끼고 나올 걸 그랬나… 차가 다니지 않는 한적한 도로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횡단보도 위를 건너 반지를 주웠다. 혹시나 생채기가 난 것은 아닐까ㅡ 하고 반지를 훑어보고 있는데.무언가 급하게 달리는 소리, 사람이 달리는 소리가 아니다. 그렇다고 동물? 동물도 아니야. 소음이 들려오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저에게 달려오고 있는 트럭을 봤지만, 이미 늦었다는 것을 머리는 이미 알고있었던 것 같다. 왜ㅡ?
이런 것에 신경쓰지 않으려고 해도 저도 모르게 그와 나간다고 하면 전신거울 앞에 서서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고있었다. 빙긋ㅡ 웃으며, 이 정도면 된 것 같고… 아파트 단지에서 나와 그가 늘 기다리고 있던 도로가로 조금 빠르게 걸어갔다.
"우현아, 가ㅈㅡ…"
차갑디 찬 아스팔트 도로 위에 쓰러져 벌건 피를 흘리고 있는 저의 연인이 있었다. 몸이 떨렸다. 그에게 있는 힘껏 뜀박질했다. 우현아ㅡ! 왜 하필 오늘일까, 왜 오늘 사고가 난걸까. 왜ㅡ?
'일어난다고 해도, 기억상실증이라고 해도 날 기억하고 있을까?' 라고 생각하니 차라리 눈을 뜨지말았으면 하는 나쁜 생각을 해버렸다.
쾅ㅡ! 하는 소리와 함께 병실 문이 굳게 닫혔다. 미안해, 미안해ㅡ 우현아.
째깍,째깍ㅡ 하는 시계 초침 소리만이 아무도 없는 병실 안을 가득 메웠다. 감긴 눈이 뜨이고, 째깍ㅡ 하는 아주 미약한 소리는 아직도 그의 병실 안을 채우고 있었다.
![[인피니트/현성] 상실에게 [1] 사고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1/9/919d9694ef5a7282b4377f2b0c587f43.jpg)
이 시리즈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모든 시리즈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현재글 [인피니트/현성] 상실에게 [1] 사고 14
13년 전공지사항

인스티즈앱
대군부인) 이것마저 대군쀼 코어임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