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ystery (수수께끼)
나는 늘 바쁘다.
여기가 내 집인지 아님 병원인지 구별도 안갈정도로 내 모든 의식주는 병원에서 이뤄진다.
잠도, 씻는것도. 아니 사실 내가 집에가지 않는거라 할수도 있겠지만.
정신병동의 아침은 바쁘다.
모든 방에 그리고 병원에 cctv는 달려있고 경비도 24시로 돌리긴 하지만 생각외로 사람들은 사각지대를 잘도 찾아내 문제를 이르키곤 하고
또 잠을 자는게 아닐 정도로 밤중에 누군가 발작을 이르키는 일은 빈번하다.
때문에 언제 내가 깊게 잠들었는지 기억도 안나는건 당연한 수준이다
눈을 뜨고 준비를 한다. 의사 가운을 걸치고 차트를 들어 오늘도 수많은 환자들을 확인을 한다.
밤새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 안보이는곳에서 자해를 한 환자는 없는지 아님 새벽에 발작을 이르킨 환자는 좀 괜찮아 졌는지.
오늘도 꽉 차있는 차트를 보니 한숨이 나온다.
주르륵, 차트를 훑던 눈이 마지막에서 멈춘다.
정기 정검하는 날이다.
"그래서 환자분은 어떤 기분이셨어요?"
아침은 빠르게 지나가고 먹는둥 마는둥 배를 대충 채운후 시작되는 오후는 대부분 상담 일정이다.
정신병동에서 왠 상담이냐 하겠지만 따지고보면 정신과 전문 병원인 이곳에는 당연한 일이다
상담하는 의사의 자세로는 불량하다 말할수있지만 상담을 하다보면 때때로 지겨움이 몰려온다.
누가본다면 의사의 자격도 없다고 욕할테지만 나도 사람인걸 어쩌겠냐 말이다.
하품이 나올듯해 차트로 살짝 얼굴을 가리고 숨을 참았다.
앞에선 구구절절 자신의 말을 하는 환자는 다행히 자신의 이야기에 눈물을 쏟으며 말하느라 눈치는 채지 못한듯 하다.
짧게는 20분. 길면 1시간이 넘어가는 이 상담들이 내 모든 오후 시간을 잡아 먹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병원에 하루에 다섯명 안팎으로 환자를 받는덕에 이정도지, 만약 예약제가 아니였다면 난 밤새 환자의 말을 들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산골자기라면 산골자기인 이곳에
어떤 소문으로 인해 이렇게 사람들이 차를끌고 또는 기차나 버스를 타고 여기까지와 상담을 하는지는 모를일이다.
사람들은 각 지역의 말투로 내게 상담을 한다. 못알아 듣는말도 많지만 난 그냥 알아들은척 고개를 끄덕인다.
사람들은 정신병원을 무섭게 생각하고 또 가장 꺼려하는곳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딱 한번이라도 정신과 상담을 받는다면 그런생각은 바로 접어진다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못자도 올수있는곳이 정신병원인걸.
그리고 의사는 크게 조언을 하지않는다.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는것 만으로도 환자의 상태는 최소 60%는 나아지는 편인걸 사람들은 잘모른다.
그래서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숨기고 고민하고 하지만 정신병원은 그리 거창한 곳이 아니다.
흔히들 생각하는 미친사람만 오는곳은 아니란 이야기다.
뼈가 다친다면 정형외과에 가는것처럼
여긴 마음을 다친 사람들이 오는곳일 뿐이다.
*
오후 상담을 끝내고 나는 차트를 들고 5층으로 올라갔다.
우리 병원 제일 윗층 꼭대기엔 병실들이 있다.
거기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독방을 쓰는 환자들이다.
"안정제는 챙겨 오셨죠?"
내 물음에 간호사는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병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우린 여자 간호사는 거의 없는 편이다.
정신병동에는 힘을 써야 할일이 많이 때문에 최소한의 인력을 두곤 대부분 남자이니.
그렇기에 제 옆에 안정제를 챙기는 간호사도 남자 간호사다.
항상 긴장을 하고 살아야하는게 의사라는 직업이지만 나는 생각보다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언제나 약간은 느슨하게 일을했다
무른 성격이 아닌 흘러가듯 있는. 뭐 그런 성격이라 긴장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오늘은 다르다.
일주일중 3일. 어쩔수없이 몸에 힘이 들어가는 3일은 하기싫어도 긴장 해야하는 정기 점검날이다.
무슨 점검을 일주일에 저렇게 많이 하냐 싶겠지만 정신병동 특성상 어쩔수가 없다.
처음엔 서툴러 나도 사고도 많이쳤고 또 환자들도 사고를 많이쳤다.
눈감기가 무섭게 자해하는 환자들이 줄줄이 생기고
묶어놓은 수갑은 어떻게 푼건지. 독방을 탈출해 난리를 피우는 일도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자주 자주 점검을 해줘야하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하루걸러 하루오는 날 이지만 정말 익숙해지지 않을 뿐더러 낯설게 느껴지는건 왜 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나는 차트를 따라 병실 하나하나에 들어가 환자들을 살폈다.
1134호 환자는 강간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를 이기지못해 반쯤 미쳐 들어온 30대 초반 여자.
1135호 환자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불우한 어린시절을 겪고 후에 자라 결혼을 했지만 결국 결혼실패로 인해 알콜중독인 50대 후반 남자.
차트엔 모든 환자들의 인적상황과 그 이유들이 적혀있지만 사실 뭐..
굳이 안봐도 이름 나이. 외모와 성격. 심지어 이제는 무슨 이유 때문에 여기 있는지는 이미 달달 외운상태다.
한칸 한칸 독방의 창문을 열거나 방으로 들어가 환자들을 살펴본다.
사실 독방에 있다 해서 무조건 크게 위험한 상태인 환자들은 몇 없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환자들 방에는 티비가 있기도했고 때론 운동기구들이 있기도 했다.
물론 자해의 위험이나 자살의 문제가 생길것 같은건 다 빼놓긴 했지만.
"오늘은 좀 어떠세요?"
굳이 신경안정제를 투입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 부터 점검을 했다.
일상적인 대화도 가능하고 여차하면 퇴원도 가능한 환자들도 아주 많았지만 여기에 있는 이유는 두가지 밖에없었다.
제 발로 들어와 있는거나 또는 가족들이 강제로 집어넣은 이유들.
정신병동에서 일하지만 정말 싫은건 후자의 이유로 인해 입원하는 환자들을 볼때면 가끔 회의감이 들어서이다.
미치지않은사람. 또는 마음을 다쳤지만 충분히 안고 살아갈수있는 사람을 미친사람 취급하고 강제로 넣다니.
어쩔수없이 회진을 하고 환자들을 살피긴 하지만 때론 죄책감이 드는건 나도 사람인지라 무거운 마음은 어떻게 하질 못했다.
괜찮아요. 근데 좀 심심해서,. 하며 말끝을 흐리는 환자를 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 줬다.
이 환자. 분명 무언가 큰 문제가 없는 환자라 가벼운 상담만으로도 통원치료 가능한 환자인데도 불구하고 앞서 말한 이유들 때문에 강제로 들어온 환자다.
누군가 듣는다면 정말 놀랄정도로 어린 이 환자는 고작 14살.
부모는 교통사로 돌아가시고 남은 직계 가족들이라곤 어린 남동생 하나와 친척들.
남동생은 어찌 친척들이 키운다며 데리고 있는건지 잘모르겠지만 이 아이는 여기에 있다.
죽은 부모가 남긴 재산을 관리 해주겠다며 난리를 피우던 친척들에게 되려 필요없다며 난리를 쳤다는게 이유라면 이유겠지.
우습게도 법원은 아직 어린 아이들이기에 어른에 손길이 필요하단 이유 하나만으로 재산관리와 아이들의 양육권을 친척에게 맡겨버렸다.
남동생처럼 조용하게 지냈다면 여기 없을지도 모르는 아이는 어리긴했지만 대찬 성격으로 언제나 친척들에게 대들고 했었다 했다.
그런 아이를 못된 어른들은 작당을해 병원에 집어 넣어버렸다.
마음대로 재산을 탐낼수있도록 부모의 죽음으로 인해 아이가 미쳤다는 거짓 이야기를 꾸며 강제로 여기에 온것이다.
"..그림 그리고 싶어요.."
안에선 열리지도 않는 조그마한 창문으로 밖을 보던 아이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며 내게 말한다.
고작 14살 짜리의 눈빛이 저렇게도 텅비어 보일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의사는 환자를 동정해선 안될 일이기에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응. 다음 회진때 색연필이랑 스케치북 가져다 줄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요. 하며 아이에게 말을했다
옆에 서있던 간호사는 조금 당황한 눈치였지만 자해를 할수있을만한 연필이나 샤프 따위도 아니였고
종이로 감싸져있는 색연필이라면 크게 문제될건 없었다. 스케치북의 스프링도 빼면 그만이니. 나는 바라보는 간호사의 시선을 무시하곤 아이를 바라봤다.
나의 대답에 기분이 좋아진건지. 진료를 하면서 처음본것같은 아이의 올라간 입꼬리가 내 시선에 머물렀다.
'고맙습니다 선생님'
마음이 무겁다.
회진을 돌고 돌아 마지막 방에 발걸음이 멈춰섰다.
1140호. 병원 내에 있는 독방중 가장 끝자리. 각방마다 달려있는 작은 창문 조차도 없는 빛도 안들어오는 이 방.
오늘은 몸싸움도 없긴했지만 여러 회진에 지친건지 간호사의 표정또한 그닥 좋지도 않았기에 여긴 혼자볼테니 다른 일을 보라며 보내버렸다.
사실 그러면 안되는거지만 윗사람의 말이니 굳어있던 표정을 단번에 풀고 몇번이고 인사하며 걸어가던 간호사의 뒷모습을 보곤 헛웃음을 지었다.
사실 회진을 돌때마다 거의 1140호의 환자는 혼자 보다 싶이 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저리도 순순히 갈줄이야.
가만 간호사를 바라보다 시선에서 없어질때쯤 나는 건내받은 주사기를 보았다 다시 차트로 눈길을 돌린다.
이지훈. 22세. 적혀있는 차트는 보지않아도 잘알고 있는 사항들이지만 나는 오늘도 차트에서 눈을 때지못한다.
숨을 한번 들이쉬고 주머니에 주사기를 넣은후 안에있는 열쇠를 꺼내어 문에 꽂는다.
열쇠를 돌려 문을 열까 말까.
어차피 얼여야할 문인데도 나는 또 이렇게 고민하고 숨을 삼킨다.
"..누구야"
몇번의 고민에 나는 열쇠를 돌려 문을 연후 병실에 발을 들였다.
끼익, 하는 철문소리가 아까까지만 해도 듣던 소리였는데 왜이리 낯설게 느껴지는 건지.
문소리와 함께 내 발소리가 들리니 이따라 환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 건강한 모습이였다면 청량하게 들렸을것 같은 목소리는 갈라지듯 쇳소리를 내며 물어온다.
"..오늘은 좀 어떠세요"
어차피 대답하지 않는걸 잘 알지만 그저 의례적으로 물어본 질문에는 역시나 답이 없었다.
얼마나 몸부림을 친건지.
누워 있는 이지훈의 형상을 따라 시선을 옮길때마다 인상이 절로 구겨진다.
우리 병원내에 유일하게 손목 뿐만 아니라 발목까지 묶여 움직임이 제약되어있는 이 사람.
간 밤에 발작은 없었기에 괜찮았을꺼란 생각은 착각이란걸 말해주듯 손목과 발목은 발갛게 부어있다.
눈도 뜨지않은체 숨소리만 내고있는 이지훈을 보니 또 다시 머리가 아파졌다.
대부분의 환자들의 병세 이유들은 간호사들이 알고있었지만 이 환자의 이유는 아는사람이 거의 없었다.
한번씩 나와 회진을 돌던 간호사 몇 정도만 알고있는데 그마저도 환자의 개인 사정이란 이유로 떠들고 다니지말라 입막음을 해놓은게 이유랄까.
그때문에 이지훈의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안다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간간히 들리기도 하지만. 글쎄.
정말 내가 잘 아는걸까.
"..나가"
가만 이지훈을 보고있는데 번뜩 눈을 뜬 그는 내게 나가라며 말한다.
나가고 싶어도 상태는 살피고 나가야 일의 마무리가 되기도 했지만 나는 애초부터 나갈 생각이 없었다
뜨여진 이지훈의 눈을 가만 바라본다.
다행히 문은 잘 닫았기에 이지훈이 발작을 이르켜 소리를 지르던 아무도 들을 사람은 없다.
나가라고.
한번더 들려오는 이지훈의 목소리에 나는 잠시 숨을 멈췄다 내뱉었다.
가만있는 날 바라보는 이지훈의 눈이 매섭다.
나는 그 시선을 피하지않고 계속 바라보다 목을 한번 긁적이고는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나가라고!!! 나가!!! 악!!!!"
묶여있는 몸을 주체를 하지못하듯 내가 주머니에 손을 넣는걸 보자마자 길길이 날뛰며 소리지르는 이지훈에 나는 한번더 인상을 쓴다.
언제나처럼 안정제를 맞는걸 이지훈은 본능적으로든 습관이든 잘알고 있기에 저리도 소리를 지르고 몸부림을 친다.
나는 안타깝게도 같이 붙잡아줄 사람이 없기에 발작하듯 난리를 피우는 이지훈을 그저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분명 몸싸움을 해도 어찌든 자신이 이길수있다는걸 잘 알긴 하지만 저렇게 날뛰는 이지훈을 보면 선뜻 몸이 움직이질 않는다.
"..환자분"
"나가!!!! 나가라고 씨발!!!! 아악!!!!"
"이지훈씨."
"씨발!!!! 꺼지라고!!!! 나가아!!!!!!!!!"
불러봤자 대답없을거란것도 잘알고 소리지르는게 멈추지 않는다는것도 잘 알지만 나는 마음을 먹듯 이렇게 몇번 이지훈을 부른다.
소리지르다 못해 이젠 욕을하며 발악하는 이지훈의 모습에 나는 주머니에 넣은 손을 마저꺼내 주사를 들었다.
저렇게 소리 지르지 않는다면 목이 쉬어 쇳소리같은건 내지 않을텐데.
문득든 생각에 나는 입꼬리를 올려 웃지만 이지훈은 발악해도 멋대로 움직일수없는 몸에 눈물까지 내비추며 소리지른다.
쩔그럭 거리는 수갑소리는 미친듯이 방안을 울리지만 병실 밖은 고요하다못해 아무소리도 들리지않겠지.
발버둥을 치며 소리를 지르는 이지훈을 잠시 바라보다 나는 한손으로 이지훈의 팔을 누르며 이지훈의 몸위로 올라탔다.
제 몸위에 올라 타있는 내가 마음에 들지않는건지 한껏더 소리를 지르며 발버둥을 치지만 제대로 먹지도, 그렇다고 햇빛도 보지도 않는 이지훈이 날 이길리는 만무했다.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다 그냥 평소처럼 이지훈의 환자복을 목끝까지 올려버렸다.
반 나체 처럼 옷이 올려지자 더욱 소리를 지르는 이지훈에 귀가 살짝 얼얼 하긴 했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얼른 주사를 꽂아버리고 뺀다.
"허..헉...너..씨발..개새.."
올라타있던 내 무게 때문인지 더 격하게 발버둥을 친것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지훈은 숨을 헉헉 거리며 나를 노려보고 욕을 내뱉는다.
제대로 옷을 내려주지 못해 여전히 상체가 훤히 보이는 상태에 헉헉 거리며 숨을 고르고 있는 이지훈을 보자 목뒤가 뻐근하니 열이 올라온다.
내가 이지훈의 병실에 혼자 자주 오는 이유는 한가지 뿐이다.
"김..김민규..헉...김,민규 어딨어.."
오늘도 이지훈은 김민규라는 사람의 이름을 애처롭게도 부르며 내게 찾아온다.
꽤 쎈 약을 투입해서 그런지 금세 효과가와 차분해지는 이지훈에 나는 가만 바라보다 목뒤를 긁적이고는 반대쪽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여기 있어"
몸에 힘이 빠져 축 늘어질려하는 이지훈에 가까이 다가간 나는 이지훈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하며 반대쪽 주머니에서 꺼낸 주사를 한번더 꽂는다
흡, 하며 고통을 참는듯 숨을 삼키는 이지훈의 모습에 나는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김, 민규.. 민규, 맞아..?"
우스우리 만큼 이지훈의 눈빛은 순식간에 차분해지고 초점을 내게 맞추며 물어온다.
응. 민규 맞아 지훈아. 나는 한번더 이지훈 귓가에 속삭이듯 말하고는 올라간 이지훈의 옷가지를 내리며 정리한다.
"어,어디갔다 이제와..흐...나.. 너 없어진줄 알고.."
숨을 삼키고 또 삼키며 울음을 비추는 이지훈은 내게 말한다.
아까 이지훈의 몸위로 올라타기전 바닥에 둔 차트가 발끝에 차여 시선을 끈다.
옛애인의 죽음으로 인해 생긴 불안장애 및 정신착란.
가만 차트를 보던 시선이 다시 이지훈에게 옮겨간다.
응. 나 여기있어. 걱정했구나.
내가 들어도 낯선 목소리로 이지훈을 달래고 또 달랜다.
점점 잠이 쏟아질텐데도 저렇게 눈물을 쏟는 이지훈의 모습에 나는 다가가 이지훈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는다.
나 두고 어디가지마 민규야.. 하며 애처롭게도 들리는 이지훈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시선을 옮긴다.
위아래로 묶여 몸도 못가누는 주제에 이렇게 발악을 해대니. 지훈의 손목과 발에는 상처뿐이였다.
입원하기 전에도 몇번의 자해나 자살시도로 꽤나 상처가 많기도 했지만 입원후에도 달라지는건 없이 상처는 꾸준히 늘어만 갔다.
발은 끈따위로 묶여있지만 손은 수갑을 찬상태라 퉁퉁 붓다못해 생채기가 나있는 손목이 시선을 이끈다.
"지훈아"
"응..민규야"
"너 상처좀봐.."
그만 몸부림쳐., 하며 말하는 내목소리가 떨리고 이지훈의 눈동자도 함께 떨려온다.
너 어디 안가면 안그래. 하며 말하는 이지훈의 목소리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안가. 하고 말한다.
내말에 안심이라도 하듯 차분하게 변해가는 이지훈의 숨소리에 가만 몸을 굳혔다.
언제 붙잡고있었던건지 내 손을 꼭 잡은체 눈을 감아버리는 이지훈의 모습에 나는 멍하니 시선을 멈추고있을 뿐이다.
점점 잠에 빠지듯 차분해진 숨소리와 함께 마지막으로 김민규., 하며 부르는 이지훈의 작은 목소리에 비죽 웃음이 샜다.
완전히 잠에빠진 미동없이 누워있는 이지훈을 바라보았다 잡고있던 손을 놓았다.
헝크러진 머리는 마치 이지훈의 머릿속을 말해주듯 엉망라 나는 뺀 손을 이지훈의 머리로 옮겨 살짝 정돈을 했다.
침대에 걸텨앉아 가만 있으니 으음, 하고 잠꼬대를 하는듯 소리를 낸 지훈을 보다
나는 한번더 이지훈의 귓가에 속삭인다.
'김민규는 죽었어.
...난 권순영이야'
*
사실 이 이야기는 꽤나 장편으로.. 그러니까 조각이아닌 장편 팬픽으로 쓰고 싶은 생각이었지만
처음부터 부담가지고 시작하면 중도 포기 할것같아서 일단은 이렇게 시작해봅니다ㅎㅎ
애초부터 길게 쓸려고 생각하긴했지만 또 모르겠네요! 글이 이끄는데로 따라가다보면 짧게 끝내질지 길게될지..ㅎㅎ
(다음글은 17편 뒷이야기가 올라올테니 걱정말아주세용
자까는 17편, 18편 번갈아 쓸듯 싶은 엉망징창 계획입니다 하하하...8ㅅ8)
독자님들 댓글 꼼꼼이 읽고 응원 반응 전부 잘읽고 있쏘용♥♥♥♥
오늘도 감사합니다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세븐틴/호우] 내가 보고싶어서 쓰는 호우 18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11/11/11/4aadc988a7243d8c91da3a354d6d6547.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