쑨환글이 점점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워 자급자족하기 위해 쓴 조각글.
전 그냥 평생 조각글만 쓰려구요......... 뒷편 없어요^0^ㅋㅋㅋㅋ
졸린눈을 억지로 떠가며 써서 뭐라고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하.........
| 누르지마부끄러워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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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감정입니다
하아... 이게 도대체 무슨 감정이지? 태어나서... 아니, 만들어지고 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모체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해도 알 수 없는 감정이라고만 떠들어대니 짜증으로 머리가 폭발할 것 같다.
그 사람만 보면 이유를 알 수 없이 얼굴이 붉어지고 그 사람만 보면 이유를 알 수 없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그 사람만 보면 이유를 알 수 없이 미소가 지어진다.
또,
그 사람을 보면 사랑스럽다고 느끼고 그 사람을 보면 안아주고 싶다고 느끼고 그 사람을 보면-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이게 대체 무슨 감정이지. 너무도 복잡한 감정이라 컴퓨터도 인식을 하지 못한다. 대체...... 한낱 '로봇'이 사람에게 무슨 어마어마한 감정을 느끼는거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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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을 만난 것은 내가 사이보그로 태어나고(만들어지고) 약 2년 후 쯤이었다. 외향은 사람이지만 속은 로봇이었던 나는 로봇과 사람이라는 괴리감에 굉장히 서투르게 행동을 했었다. 각지게 행동을 한다던가, 말투가 딱딱하게 나온다던가 하는 기본적인 것부터 전혀 되질 않았으니. 이런 나에게 사람을은 이상함을 느끼고 점점 멀어져갔지만 유일한 한 사람, 내가 이 감정을 느끼고 있는 '박태환'이라는 사람만은 달랐다. 내가 재활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보였는지 오히려 옆에서 딱딱한 나의 자세를 고쳐주고 말투도 사람답게 바꿔주었다. 덕분에 이제는 거의 사람 같아졌지만...
내가 고민하고 있는 이 감정은 최근에 느끼기 시작한 건데, 처음에 이런 감정을 느꼈을 때는 단순히 '고마움'의 감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찾아봐도, 인터넷에 검색을 해봐도, 모체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해봐도 고마움의 감정은 아니었다.
가장 신뢰가 가는 모체컴퓨터에 얼굴이 붉어진다는 증상을 입력하면 나오는 키워드는 '운동','감기' 같은 단어들 뿐.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증상에도 '운동','긴장','공포' 같은 단어들 뿐이었다. 각 키워드의 교집합인 키워드는 오로지 '운동' 뿐이었는데 거기에 '미소가 지어짐' 이라는 증상을 추가로 넣으면 나오는 결과는 항상 [알 수 없는 감정입니다].
요 몇 일간 이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는데 어젯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이것은 로봇은 느낄 수 없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감정이 아닐까. 그래서 가장 친한 -그래봤자 한 명 뿐인- 사람인 태환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하였다.
태환에게 이런 대답을 듣고 '아버지'의 연구실로 돌아와 한참 고민에 빠졌다.
사랑...? 그게 뭐지?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상대에게 성적으로 끌려 열렬히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 란다. 성적으로 라는 단어가 마음에 걸려 모체컴퓨터에 다시 한 번 검색을 해봤더니 뜨는 결과는, [무엇인가를 몹시 좋아하는 마음. 또는 그 마음의 상태. 인간에게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심장박동수 증가, 안면부의 혈류량 증가 등이 있다. 사이보그를 비롯한 모든 로봇들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감정이며 이 감정을 인식하는 로봇은 복구가 불가능한 시스템 에러가 있는 것으로 판단, 폐기처분 하게 되어있음.]
아..... 그리고 이제서야 이해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내게 했던 그 말 뜻을.....
「쑨, 너는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의 '감정'을 담아 만든 아이다. 항상 잊지 말거라, 너에겐 사람의 감정이 숨겨져 있다는 것을.」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그를, 사랑하는구나.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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