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백도] 폐(肺)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c/c/2/cc21dfe1efc349ed1ab74b7908307f0e.jpg)
W.에블리
"헥-. 헥-. 쿨럭…"
"세훈아, 교실에 경수 가방에서 휴대용 산소 호흡기 찾아서 선생님 좀 갖다줄래? 어서."
쌤, 여기요. 헐레벌떡 교실을 뛰어다녀온 세훈에게서 건내받은 산소 호흡기를 경수의 입가에 갖다댄 준면이 아직도 안심이 되지 않는지 힙겹게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숨을 몰아쉬는 경수를 바라봤다. 보송한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바라보던 준면이 경직된 아이들을 향해 소리쳤다.
"누가 도경수 체육시간에 데리고 왔어?"
"……"
"어쭈, 대답 안 하지? 오랜만에 얼차렷 한 번 할까?"
평소엔 장난끼 많고 학생들과도 가장 잘 어울리는 준면이었다. 그런 준면의 화가 난 모습에 학생들이 당황해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당황한 학생들이 입을 떼지 못하고 있자 결국 준면이 앉아있던 벤치에서 일어섰다. 너네 선생님 말이 우습ㅈ..
"제가 데리고 나왔습니다."
"…김종인."
"죄송합니다. 하도 답답해하길래 잠깐 나와서 산책만 하고 들어가라고 불렀습니다."
"김종인, 너는 나 따라오고 나머지는 각자 쉬던지 운동하던지 시간 보내고 종치면 교실로 들어가도록."
으씨..준면의 뒤를 따라가던 종인이 조용히 제 머리를 흩트렸다. 정말 안색이 너무 구리길래 잠깐 운동장만 돌고 벤치에 앉아있으라고 부른건데 도경수 저 바보같은게 지 몸 생각도 안 하고 축구를 하겠다고 덤빌줄은 몰랐다. 체육시간마다 부러운 눈길로 다녀오겠다는 종인과 세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교실에서 홀로 뛰어대는 아이들을 바라봤을 경수가 상상됐다. 많이 외롭고 부러웠나보다. 종인은 가슴 한 켠이 저렸다.
어린 시절부터 경수와 옆 집 이웃사이로 동고동락하며 살아온 종인은 경수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부모님과 누나 둘, 복작대는 평범한 가정에서 살아온 종인은 아버지 없이 어머니, 외삼촌과 함께 사는 경수를 친동생처럼 챙겼다. 그리고 그런 경수의 외삼촌은 체육선생님 김준면이었다.
"김종인."
"..네."
"경수 아픈거 너도 잘 알잖아. 네가 경수 잘 챙겨주는 것도 알고 아껴주는 것도 알아. 근데 경수가 나오고싶어 했다고 그렇게 덜컥 데리고 나오면 어떡하냐."
"죄송합니다."
"죄송할 것 까지는 없다. 네가 경수 보호자도 아니고, 단순히 챙겨주려다 이렇게 된건데. 놀랐지?"
"…아닙니다."
"아니긴 뭐가 아니야 임마, 나도 놀랐는데. 경수 지금 양호실에 있으니까 적당히 있다가 시간되면 데리고 교실 들어가. 알겠지?"
"네. 걱정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됐어, 가봐."
싱긋 웃은 준면이 종인의 어깨를 툭 치고는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그런 준면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고 종인은 교무실을 빠져나왔다. 경수도 경수지만 김준면, 저 사람을 걱정하게 만든게 속상했다. 온 몸에 힘이 쭉 빠져 신발을 질질 끌며 종인은 양호실을 찾았다. 도경수-.
종인이 들어왔다. 양호실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던 경수가 몸을 일으켜 앉았다. 어디 갔다왔어? 왜 제 곁에 없었냐는 듯 입을 삐죽 내밀고 종인에게 툴툴거렸다.
"너 쓰러져서 준면쌤한테 혼나고 왔어."
"삼촌한테 혼났어?"
"그래. 엄청 혼났다. 아, 진짜 말 좀 들어라 도경수. 너 때문에 맨날 나만 혼나고…. 이게 뭐냐?"
"헤, 미안."
"됐어 임마.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숨 쉬는건 이제 좀 어때? 괜찮아?"
응, 너-무 너무 괜찮아. 경수가 종인을 향해 맑게 웃었다. 어릴 적부터 종인은 유난히 경수의 곁을 지켰다. 형제가 없는 경수에게 종인은 단순한 친구라기보다는 형제같은 존재였다. 튼튼한 종인과 달리 경수는 천식을 달고 태어나 변변한 운동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성장했다. 또래보다 왜소한 체구에 새하얀 피부를 가진 자신이 경수는 항상 싫었다. 종인아 몇 시야? 음, 지금 4시 반 다 돼가네. 그럼 교실 가야겠다. 읏챠, 하고 경수가 침대에서 내려왔다. 자신이 누웠던 침대 시트와 이불을 가지런히 정리한 뒤 양호선생님께 꾸벅 인사를 드리고 양호실을 나왔다. 먼저 복도로 나와 터벅터벅 걸어가는 경수의 어깨 위로 종인의 팔이 얹어졌다.
"나 키 안 커. 팔 내려."
"너 이제 키 안 커."
"아니거든? 나 더 클 수 있거든? 내가 운동을 안 해서 그렇지 운동만 하면 180 금방이야. 너도 따라잡을 수 있어."
"어련하시겠어요."
"아씨 진짜 김종인."
"뭐 임마."
"존나 짜증나 깜둥아."
"깜둥이라고 하지 말랬지?"
깜둥이니까 깜둥이라고 하지. 종인의 팔을 밀어 툭 떨어트린 경수가 교실로 달음박질쳤다. 야 도경수! 안 때릴테니까 뛰지말고 걸어가! 종인의 음성이 복도를 울렸다.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울상이 된 채 자신과 종인을 바라보는 세훈이 있었다. 왜 이제 왔어어…. 말을 늘이며 경수에게로 달려오는 세훈을 종인이 막아섰다. 왜 막아 깜둥이 새끼야. 종인에 의해 막힌 세훈이 정색을 했다. 경수 방금 양호실에서 퇴원했어 병신아. 절.대.안.정 몰라?
"야 김종인, 나 환자 아니거든?"
"우리 경슈 환자 아니예요? 우웅 그래쬬요?"
"아..존나 토나와. 세훈아 나가자. 안 그래도 나 오늘 쓰러져서 기분 좆같으니까 우리 나가서 놀다오자."
"도경수 말 이쁘게 안 하지?"
"너나 말 예쁘게 하세요. 깜둥씨."
"이 새끼 나더러 또 깜둥이래! 진짜 너 언제 한 번 나한테 죽는다."
"니가 죽이기 전에 죽을지도 몰라."
경수가 무덤덤히 읖조렸다. 그런 경수의 말에 싱글벙글이던 세훈과 종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런 말 함부로 하는거 아니랬지. 급격히 낮아진 종인의 목소리에 경수가 살짝 고개를 들고 종인의 눈치를 봤다. 세훈이 경수의 옆에서 팔을 툭툭 건들며 어서 사과하라는 신호를 줬다. 싫어. 고개를 저은 경수가 세훈에게 살짝 웃었다.
"맞는 말인데 왜 그래. 나 언제 죽을지 몰라. 오늘처럼 병신같이 맥없이 쓰러지면? 엎친데 덮친 격으로 휴대용 산소호흡기마저 없으면, 그러면 죽는건데 왜 그렇게 과민반응이야. 너희도 요새 느끼잖아. 나 자주 헉헉대는거. 내 꼬라지 웃기지 않아? 너네랑 웃으면서 히히덕대니까 나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나본데, 나 여전히 사는거 역겨워. 그냥… 엄마랑 삼촌, 그리고 너희 있으니까 숨 차고 헛기침 계속 나와도.. 빌어먹을 약 먹으면서 사는거야."
경수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사실 많이 지쳤었다. 18년이라는 시간을 부모님에게 친구들에게, 그리고 기계에 의존해서 목숨을 부지하는 것이 힘겨웠다. 자신의 힘으로 돈도 벌고 하고싶은 운동도 하고 먹고싶은 것도 마음껏 먹으며 행복하게 사는 이들이 훨씬 많은 것 같은데 왜 소수에 포함되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 왜 자신은 행복해질 수 없는지. 너무 서글펐다.
묵묵히 경수를 바라보는 종인과 눈을 내리깔고 교복 소매를 만지작 거리는 경수의 사이에서 어찌할 줄을 모르던 세훈이 에라 모르겠다 식으로 경수와 종인의 가방을 낚아채고 급히 교실을 나섰다. 어리둥절한 표정의 경수와 종인을 향해 세훈이 소리쳤다.
"도경수, 김종인 나와서 지랄해. 종치기 1분전이야."
밤거리가 차가웠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모두 두꺼운 코트를 껴입고 골목을 걸었다. 으으 춥다. 오들오들 떠는 경수의 어깨 위로 종인의 마이자켓이 걸쳐졌다. 너 안 추워? 눈을 땡그랗게 뜬 경수가 종인에게 다시 마이를 벗어줬다. 어. 나 운동 졸라 많이 해서 안 추워. 너나 입어. 하며 종인이 경수를 제지했다. 둘을 바라보던 세훈이 아, 나도 존나 추워. 하며 코를 훌쩍였다. 가볍게 세훈의 말을 무시한 경수의 시야에 이사를 하고 있는 집이 보였다. 해 졌는데 지금 이사를 다 하네. 경수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사가 거의 다 끝났는지 트럭에 남은 짐은 몇 없었다. 그나마 남은 짐도 집주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빠르게 나르는 통에 금방 옮겨지고 있었다. 가족 한 명 한 명을 찬찬히 살피던 경수의 시선이 한 곳에 멈췄다. 도경수, 안 들어가? 어…어, 들어가. 경수는 시선을 떼고 집안으로 들어섰다. 경수가 쳐다보던 그곳에는
경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한 소년이 있었다.
비루한 작가의 말..⊙♡⊙ |
으아 결국 이렇게 들고와버렸습니다..! 이렇게 끄적일 실력도 안 되지만 제 손으로 백도 글 한 번 적어보고 싶어서 주제도 모르고 적어봤어요~ 어떤 분이 봐주실지, 어떤 반응을 보여주실지 아직 아무것도 모르지만 모자란 글이라도 나누고 싶은 마음에 이렇게 가지고 왔습니다! 제가 글 적는 속도도 느리고 보시다시피 분량도 매우 적죠ㅠ_ㅠ저를 매우 치세요..으앙 저는 무거운 글을 좋아하는데 무거운 글은 잘 적지 못하는 편이라 그냥 달달한? 그런 이야기가 될 것 같네요! 이제 2편을 적는 중이라 연재 속도는 굉장히 더딜 것 같구요ㅠㅠㅠㅠㅠ 위에서 말씀드렸듯 느린 속도+적은 분량 덕에 아마 단편이 아닐까 싶어요~ 보실 분들은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ㅎㅎㅎ노력하겠습니당ㅠ.ㅠ 뭐 아무도 안 보셔도..그냥 제 만족이니까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올릴게요.. 이쁘게 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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