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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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락비/피코] 고딩
너무 어릴때라 기억이 잘 안나는데,아마 내가 막 여섯살인가 다섯살이 되었을 무렵 눈이 많이 온 겨울날이었던 것 같아
심심한데 놀이터를 가보니까 친구들은 없고 그렇다고 집에 들어가기도 싫어서 그냥 혼자서 그네를 타면서 놀았었는데
저 멀리서 노란 머리의 키가 정말 커보였던 남자가 내 쪽으로 걸어오는게 보이는거야
어릴때니까 겁도 없었고 호기심도 많고 그래서 천천히 타고 있던 그네를 멈추고 있었는데,어느새 남자가 내 앞까지 와서는
날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너가 지호니?" 하고 묻는거야,그래서 아저씨는 누구냐고 물었더니 내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주머니에 있던 한창 유행하던 반지사탕을 꺼내서 나한테 주더니 아저씨가 이거줄테니까 나중에 지호가 아저씨만큼 커지면...
...
그니까 문제가 이거야 다음이 기억이 안나 그 노란머리 아저씨가 뭐라 했는지를 기억해야 되는데 그게 가장 중요한데
하지만 확실한건 난 그 반지를 받았고 알았다고 대답을 하면서 아저씨의 샛노란 머리 위로 살짝 발꿈치를 들어 뽀뽀를 해줬었지
아 아 그런데 말이야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면 오늘..만났어 그 나한테 보석사탕 준 노란머리 아저씨!
살다가 한번쯤은 노란머리 아저씨나 아니면 비슷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오래전 일이니까 그냥 별 것도 아닌일로 넘길 수도 있고
근데 그게 문제가 아니야 그 노란머리 아저씨가 바로 내 여친이랑 바람난 상대인 거 있지? 놀랍지? 대박이지?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야 더 큰 아주 안좋은 문제가 남아있어 아직도 몇시간 전 카페에서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것 같아
그게 빌어먹게도 노란머리 아저씨가 날 알아보고야 만거지 뭐 알아보는거까진 문제될 거 없지 없는데..
몇 시간 전에 상황을 설명하자면,내가 여친 옆에 앉아있는 아저씨한테 남의 여자친구랑 그 짓하니까 기분이 좋냐고 멱살을 쥐어잡았거든?
근데 방금전까지 능글맞게 웃고 있던 아저씨가 갑자기 표정이 확 변하더니,나한테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이름이 뭐냐고 묻는거야
난 이때까지만해도 이 새끼=아저씨 인줄은 꿈에도 몰랐어
아무튼 그래서 내가 왜 묻냐고 하면서 계속 눈을 치켜뜨고 말하니까 아저씨가 소리를 지르면서 빨리 이름 좀 말해보라는거야
놀라서 엉겹결에 우지호라고 말하면서 멱살을 잡았던게 풀어졌어 그랬더니 이 아저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날 쳐다보더니
"너가 지호라고..?" 이러면서 옆에 있던 내 여친은 냅두고 갑자기 내 팔목을 잡고 밖으로 나가는거야 난 아저씨가 미친줄 알았어
그리고는 자기 차로 나를 끌고 가서 억지로 태우더니 나를 꽉 껴안으면서 계속 나보고 자기 기억나냐고 보고 싶어서 죽는줄 알았다고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말투로 짓껄이는거야 알아듣지 못할 말만 계속 하니까 답답하고 짜증나서 나 아냐고 도대체 누구길래 이러냐고 그랬는데
눈이 정말 거짓말 안하고 호박만해졌어 그리고는 내 볼을 두 손으로 쓸면서 "나 정말 기억안나?" 이러는데
뭔가 좀 안쓰러워서 기억을 되살려봤지 하지만 미안하게도 기억이 코딱지만큼도 안나는거야 진짜 난 필요없는 머리통을 가졌나봐
이렇게 애절한테 차마 기억이 안나니까 내 어깨에 얼굴 좀 떼요 할 수가 없어서 대충 기억이 나는 것 같다고 말하니까
축 처져있던 사람이 내 말 한마디에 바로 고개를 들더니 진짜로 기억나냐고 물으면서 마치 강아지가 애교부리듯이 막 얼굴을 비비는거야
"잠,잠깐만요!"
"왜?"
일단 카페로 들어가서 아까 하던 얘기를 마무리 짓자고 간신히 달래고 같이 카페로 돌아가는데
정말 딱 거기서 나오던 여친이랑 만난거야 그래서 잡고 있던 아저씨의 팔을 놓고 "지혜야" 하면서 어깨를 잡고 휙 돌렸어
근데 지혜는 날 싸늘하게 쳐다보더니 내 손을 쳐내고는 헤어지자고 지겹다고 말하고 아저씨한테 가버린거야
진짜 나 처음 사겨본 여자친구를 누군지도 기억 안나는 미친놈한테 뺏긴거잖아
창피한거고 뭐고 정말 그순간에는 그냥 머릿속에 저 새끼한테 지혜 돌려받아야겠다 이생각만 한거지
이미 지혜는 나한테서 맘 떠난지 오래됬는데..아무튼 달려가서 지혜 팔목 잡고 내 쪽으로 당기면서 난 아직 헤어지는거에 동의한 적 없다고
찌질하게 굴면서 아저씨한테도 내 여친 뺏어가니까 기분 좋으시겠네? 이러면서 비아냥 거리고 욕하고 추태부렸어
근데 아저씨 표정이 이상한거야 난 분명 어디 한 대 칠줄 알고 마음의 준비까지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얘가 좋아?"
이러더니,나랑 나한테 잡혀서 내 쪽으로 끌려와있는 불쌍한 지혜를 쓱 쳐다보고는 지호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다 이러고는 시계보곤
늦었다고 자기 혼자 가버린거야 남은 지혜랑 나랑은 서로 황당하고 뻘쭘하고 여러가지가 섞인 기분으로 거기 서있다가 그냥 집에 와버렸어
그리고 집에 와서 침대에 누워서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정리하는데 결론이 노란머리 새끼는 나랑 아는사이 지혜는 나한테 맘이 없다..
그놈은 지혜를 좋아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뭐 이정도로 나왔지 자 보면 결국 여기서 제일 중요한건 노란새끼랑 나랑 아는 사이다
이런 결론이 나온거고 난 되도 않는 기억력으로 결국 해냈어 기억해낸거야 아저씨를! 와 감동이야 정말
그래 이게 지금까지의 상황인데,과연 아저씨는 어린 나한테 뭐라고 했었을까
설마 여기서 뜬금없이 아저씨는 게이인가 바이였고 어리고 귀여웠던 나한테 반해서 놀거 다 놀면서 지금까지 나를 찾고 있었다..
이건 죽었다 깨나도 말이 안되는 이야기인데 그리고 솔직히 더 맘에 걸리는건 아까 아저씨의 태도인데
오랜만에 본거라 너무 보고싶었다고 하기에는 사실 좀 이상했다 이건 비밀인데 아저씨가 내 엉덩이도 주물락 거렸단 말야!
'카톡왓쪙'
뻔하지 뭐 박경새끼가 피시방 가자고 불렀을거라 생각하고 확인하는데..어? 아저씨? 지금 집 앞이라니 나오란다
아니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고 또 내 집은 어떻게 안건지 아저씨는 아무래도 초능력자라도 되는 것 같다
위에 두꺼운 패딩 하나 걸치고,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는데 아무거나 신는다는게 슬리퍼를 신고 나와서인지 발이 너무 추워서 죽을 거 같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나가려는데 딱 보이는게 아저씨 얼굴이라니
진짜 위가 떨어진 것 같다 간이었나? 아저씨는 날 보더니 웃으면서 지호야 따뜻하게 입고 나와야지 이러는데 와 다정해서 좀 좋았다
아저씨는 나한테 할말 많지? 이러면서 머리를 쓰담쓰담 거렸다 그래서 바로 내 번호랑 집주소 어떻게 알았냐고 따졌더니
자기가 하는 일이 그거란다 근데 이거 신고하면 콩밥 먹을 수 있나?
아저씨는 더 궁금한거 없냐고 해서 어릴때 나한테 보석반지 주면서 했던 말 사실 기억 잘 안난다고 했더니
정말 씁쓸해보이는 표정을 짓더니 기억 안날만 하지 이러고선 내 두손을 잡더니 지호야 결혼하자!!!!!
이래서 뭐냐고 쳐다봤더니 어렸을 때 나한테 했던 말이 이거란다 아..그렇구나 뭐야 괜히 긴장했네
응?
잠깐만
아저씨는 굳어있는 내 손 위로 진짜 반지를 껴주면서 어릴때 했던 약속 지켜야지? 라고 말하며 나를 제외한 누구나
녹을 듯한 그런 미소를 짓더니 "지호야 그럼 오빠 갈께 옷 따뜻히 입고 조심히 들어가!!" 이러며 내 목에 자기 목에 둘러있던
목도리를 매주더니 볼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뛰어가버렸다.
잠만 나 생각 좀 해보자
그러니까 아저씨가 내 손에 반지를 껴줬지 이거 팔면 돈 꽤나 나올 것 같은데
내 볼에 뽀뽀도 했어 샤워로 끝날 문제가 아닌데..
근데 저 새끼 게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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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허접 마무리..제가 생각해도 최고인것같네요..
피코 행쇼!
+모바일이라 오타가 많을거 같은데 설명을 하자면지후니가 고딩 지호가 유딩일 때 지호가 기억 못하는몇개의 기억이 있고 일단 지후니는 한 눈에 반해서지호한테 결혼하자 한거 아니에여ㅋㅋ지혜 지후니 얘기랑 자세한 얘기는 언젠가 쓸지후니 시점 외전으로 알 수 있겠죠^▽^..인기는 없지망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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