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써주신 2분 감사해요.
열심히 노력은 하는데.. 언제나 만족스럽다가도 부족하다 느껴지고,
이거다 싶다가도 이게 무슨 글이야.. 하고 지우고 또 지우네요..
부족한 글이지만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Voice H |
1949년, 어느 밤.
백현이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밥을 해 먹고, 치우고, 방청소를 하는 둥의 가벼운 가사노동을 마치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후우.."
백현이 제 방 침대에 드러누워 어깨를 토닥거리며 자신의 몸상태가 매우 지쳐있단걸 표출하듯 한숨을 푹 내쉬곤 팔다리를 쭈욱 뻗는다.
"..무슨 소리지?"
그렇게 팔 다리 스트레칭을 하며 뭉친 근육을 풀어주며 지친몸에게 휴식을 취해주던 백현의 귀에 들려온 사이렌 소리. 그 소리에 놀란 백현이 벌떡 일어나 커튼이 쳐져있는 창문가로 가 커튼을 살짝 걷고 밖을 열심히 살펴본다. 하지만 밖은 온통 까만 칠흙같은 어둠이였고, 간혹 주위를 경계하는 군인과 경찰들의 손전등만이 밖을 밝혔다.
"공습경본가?.."
요즘들어 점점 잦아지는 공습경보와, 군인들의 순찰에 조심스레 드는 불안한 마음이 백현의 머릿속을 점령한다.
"..무슨일이 난건 아니겠ㅈ.. 맞다! 아버지!.."
손톱을 입가로 가져가 물고 잘근잘근 씹으며 불안해하던 백현의 머리속에 섬광처럼 스친 한사람. 통금시간도 지났을뿐더러 지금같은 분위기에 밖을 잘못 다니기라도 하면 꼼짝없이 간첩으로 오해받을터인데 심지어 오늘은 좀 늦게 들어오실꺼라던 백현의 아버지 목소리가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아, 어쩌지?.."
잠시 발을 동동 구르며 안절부절 하던 백현이 결심을 내린듯 겉옷을 챙겨입고 신발을 급히 구겨신고 나가려는데 갑자기 문에서 들리는 쾅쾅 소리. 누군가 급하게 문을 두드리는듯 했다.
"ㄴ..누구세ㅇ.." "백현씨, 문 열어봐요! 네?! 저에요. 박찬열! 백현씨!!"
마까 아버지를 찾아나서겠단 마음을 먹은 포부는 어디다 버린건지 금새 기어들어가는 자신감 잃은 목소리로 문밖 사람의 신원을 파악하려는 질문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들린 익숙한 찬열의 목소리에 긴장이 풀린듯 벌컥 문을 열어준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집안에 들어닥치자마자 곧바로 백현을 껴안아오는 찬열, 그런 찬열의 행동이 놀랍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지 백현의 얼굴이 새빨개진채로 나름의 반항인지 놓아달라 중얼거리며 찬열의 등만 투닥거린다.
"ㅈ..저기.. 찬열ㅆ.."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그만 놓아달라 말하려는데 귓가에 들린 찬열의 말. 그 목소리를 듣자 잔뜩했던 긴장이 싹 풀리는지 몸이 풀어지며 자신을 껴안은채 등을 어루만져주는 찬열을 그저 찬열이 하는대로, 하려는대로 몸을 맞춰준다. 고맙고 따뜻한 그 말 한마디에..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급히 오느라 달았던 몸이 진정이 된건지 백현을 놓아준 찬열이 다시 말을 이으며 백현을 본 순간 누가봐도 밖으로 나가기 위해 차려입은 옷차림에 놀라 다시 백현을 붙잡고 묻는다.
"..옷차림이 왜 이래요? 밖이 저런데 어딜 나가려구요!"
찬열의 말에 백현도 잠시 잊었던 아버지가 떠오른건지 다시 급한 몸짓으로 겉옷을 여미며 찬열에게 호소하듯 입을 연다.
"..맞아, 아버지.. 어떡해요 찬열씨.. 우리 아버지.. 우리 아버지 어떡해요.." "아버님이 왜요?!"
다급하게, 조급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버지를 찾는 백현의 모습에 애가 탄 찬열이 재촉하자 아버지가 없어요.. 지금 시간에 잘못 돌아다니시다 잡히시면 큰일나요.. 어떡해요.. 눈가가 붉어진채 입을 꼬물대며 찬열에게 조근조근 그러나 황급하게 말을 나열한다.
"그런다고 나가려하면 어떡해요! 백현씨가 잡히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럼 어떡해요! 우리 아버진데!"
그리고 높아진 언성. 찬열은 백현을 걱정하느라, 백현은 그런 찬열에게서 아버지를 데리러가야한다는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느라 한시가 급한 이때에 서로의 목청만 높아진다.
"..알았어요. 내가 미안해요. 백현씨 생각은 안했어."
그리고 먼저 굽힌 찬열에 둘사이에 잠시간 다시 안정이 찾아온다.
"여기서 기다려요. 내가 찾아올께." "네?" "밖은 위험해요. 문걸어잠그고 누가 열어 달래도 열어주지 말고 여기 가만히 있어요." "찬열씨는요, 찬열씨도 위험하잖아요." "당신 위험한거 보는것보단 나아요. 여기 가만히 있어요."
백현이 필사적으로 찬열을 말려보지만, 이미 결심을 한듯 백현의 어깨를 다부지게 잡고 백현과 눈을 맞추며 눈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며 여러번 당부하는 찬열의 모습에 결국 수긍하고 보내주고 마는 백현이다.
"그럼. 조심히 무사해야돼요. 우리 아버지 못 찾겠다 싶음 그냥 돌아오고." "네. 나 걱정말고 문 잘 잠궈두고 한숨 푹 자요." "..응."
서로를 향한 애틋함이 뚝뚝 묻어나오는 걱정어린 한마디씩을 주고받은후 백현의 손을 강하게 한번 잡아본뒤 문을 열고 백현의 아버지를 찾아 밖으로 나선 찬열. 그런 찬열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보낸 백현, 보내는것 외에는 아무것도 그 무엇도 할 수 없는 백현은 그 자리에 주저 앉아 평소엔 생각치도 않던, 믿지도 않던 모든 신에게 기도를 하는것, 그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아무것도 하지를 않았다.
"..제발 무사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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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셨나요? ..보셨겠죠.
...읽으시고 재미 있다. 한마디 해주시면 엄청 즐거울꺼 같아요!
..정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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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 3까지 나온 마당에 이나은은 진짜 불쌍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