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 너탄 X 다중인격 전정국
02. 제 2 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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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전정국씨의 쌍욕에 제일 놀란건 당연히 그자리에 유일한 존재였던 나다. 지나가던 개미가 있었다고 할지라도 이 쌍욕을 알아듣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개미가 아니다 인간이다. 그래서 전정국씨의 발언은 무척이나 기분이 나빴으며 날 향해 부라리는 눈을 찔러버리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으로 확실해진건 있었기에 참기로 했다. "해리성 인격장애?" 전정국씨의 병명이다. 내가 내릴 수 있는 진단은 해리성 인격장애이다. 드라마나 소설책에서나 나올법한 환자지만 나는 이미 정신과 의사였고 이런 케이스는 듣고 경험해 보았다. 근데 이 해리성 인격장애 환자에게 왜 개인 의사가 붙어야 하는지 이해 되지 않았다. 인격이 많은걸까, 인격이 유별나게 악질인걸까..지금 상태로는 후자에 더 가까워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내 말에 부라리던 눈을 한껏 더 일그러뜨리더니 조금 낮춰진 어조와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저기요, 누구신지는 모르겠는데 병신 취급하지 말아주실래요?" 존댓말은 했지만 전혀 존중받는다는 기분은 들지않았다. 오히려 아까 내뱉았던 쌍욕과 반말보다 더 기분나쁜 어조였다. 나도 쌍욕과 반말로 대답해줄까 하다가 아직 이 인격이 어떤지를 잘 모르니 가만히 있기로 했다. "아까 전정국씨한테는 소개해 드렸는데 다시 소개해드려야 하나봐요. 저는 전정국씨 주치의 김탄소 입니다." "...누구?" "김탄소요." 지금 내 어조는 화를 꾹꾹 눌러담은 말투였다. 내 이름을 소개하자 표정이 더욱 일그러지는 그 였기에 나는 짜증이 솟구쳐올랐다. 내 이름이 어때서? 그 짜증을 감투기 위해 그런 말투가 튀어나갔다. 이미 뱉은 말을 주워담기에는 불가능하고 나는 애써 태연한척 했다. 이미 속에서는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러다가 내 장기까지 다 떨릴것 같다. 위경련으로 입원할것 같았다. 그나저나 전정국 아니, 이 이름모를 인격씨는 내이름을 들은 후 부터 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진짜 제발 얼굴 좀 치워달라고 하고싶었지만 꾹참고 그 시선을 받아냈다.
"진짜 이름이 김탄소야?" "예." "그럼 혹시 나 기억안나?"
어리가 아리마셍. 갑자기 자기가 기억나지 않느냐고 물어왔다. 내 기억에 이렇게 잘생긴 사람은 없었다. 게다가 아까 전부터 반말을 쓰기 시작하는 그의 태도는 나를 빡치게 하는데 충분했다. "모르겠는데요." "혹시 대구에 살지 않았나? 좀 외진곳인데." 그걸 어떻게 아는지 모르겠다. 중학교 2학년때까지는 대구에 살았었다. 어떤 일을 계기로 해서 서울로 이사왔고 그 후 지금까지 서울에서 살았다. 동창도 딱히 만나지 않았다. 그것도 어떤 일이 이유였다. 근데 지금 이 인격이 내가 대구에 살았다는걸 알고있다. 온몸에 땀구멍이 수축되는 기분이었다. 소름이 돋았다. 두피까지 닭껍질마냥 신경이 다 올라오는 느낌이었다. 그대로 굳어버려 대답도 못하고 서있자 그가 나를 보던 시선을 돌렸다. "아님 말고." 그는 나를 지나쳐 내려가려는 눈치였다. 나는 아직도 그 대구 이야기에 소름이 돋아 눈동자만 굴리고 있었다. 그는 멍한 나에게 다시 눈을 마주쳤다. 아마 그의 말에 대꾸를 하지 않은 모양이다. "안올거야? 내 주치의라며." 지금 누구때문에 소름이 돋아버렸는데 누굴 따라가라는 건지 모르겠다. 퍽 뻔뻔한 그의 태도였다. 하지만 일단 마음을 가다듬었다. 대구에서 알던 친구가 우연히 나랑 이름이 같은 것 일수 있는것이고 대구에서 우연히 나를 만났을수도 있을것이다. 일단 나는 그의 말대로 주치의였고, 비밀 개인 주치의 였던 만큼 나는 그를 빨리 알아야했다. 고개를 작게 가로젓고 그를 따라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그제서야 나에게서 등돌리고 앞장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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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씨, 지금 어디로 가는거에요?"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니까?"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근데 왜 아까전부터 반말이에요?" "내가 딱봐도 나이 많이 보이는데? 몇살인데?" "29이요" "뭐야, 동갑이었네." 동갑? 그러니까 따지고 보면 친구라는 거였다. 내가 예전에 살때 그런 또래의 친구가 있었던가? 기억나지 않는다. 아무생각 없이 조수석에 앉아 그가 차를 이끄는대로 내 몸도 이끌어졌다. 한창 차가 움직이다가 신호를 받았을때 내 전화가 요란스럽게 울렸고 정적만 흐르던 차안이 순식간에 시끄러워졌다. 황급히 휴대폰을 찾아서 화면을 보자 과장님 이라는 이름이 떴다. -전정국은 만났어? "네, 옆에 있어요." -그래? 아직 인격은 안나왔고? "나왔는데요. 지금 옆에 있어요." -벌써? 뭐 자극했나? "내 이름이 자극을 주는 이름인가요..?" 정말로 이름 소개밖에 안했기에 물어볼 수 있었다. 어떤 인격이 나왔냐는 질문에 "싸가지가 없어요." 라고 말하기에는 옆에 있는 분이 귀머거리가 아니라서 그럴 수가 없었다. 문자로 대답해 드리겠다고 하고 전화를 급히 끊었다. '영 인성이 별로네요.' '아, 그럼 그 인격인가보다. 비위 맞춰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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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차가 도착한 곳은 평범한 건물 앞이었다. 뭐 이렇다할 특징도 없는, 주택가에 가면 한두번씩 보이는 건물 말이다. 안전벨트를 푸는 그의 행동에 나도 메고있던 안전벨트를 풀었다.
"따라 들어올건가?" "네." 주치의니까요. 그러기 싫어도 그래야만 하고요. 그는 수긍한다는듯 고개를 얕게 끄덕이더니 차에서 내렸다. 내 옆문을 열어줄거라고는 기대도, 생각도 안했기에 내 스스로 차문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차도 좋다. 부럽네..직업이 뭐길래 잠시만, 내가 들어가겠다고 호기롭게 외치긴 했는데 이거 건장한 청년과 아가씨가 한집에 들어가는것아닌가. 물론 그런 짓은 절대 하지 않을거지만 아직 사람들의 시선이 좋지만은 않다. 전정국씨는 비밀 주치의를 신청할 만큼 직업이 중요한것 같은데 괜히 이렇게 눈에 띄었다가 전정국씨에게 안좋은 영향이라도 끼칠까봐 잠시 머뭇거렸다. 그는 문을 열었다. 문은 열렸는데 내가 들어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그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안들어올거야?" "...그게, 괜히 안좋게 보일까봐.." "그럼 사랑하는 사이라고 하지 뭐, 지랄말고 들어와."
사랑하는사이요? 괜히 나혼자 부끄러워져서 급하게 그를 지나쳐서 집으로 들어갔다. 엉겹결에 들어간것이었다. 뭐 어쨌든 들어오게 됐으니 그걸로 됐다. 그는 문을 닫고 한 방으로 향했다. 나도 그의 뒤를 따랐다. 이거 진짜 애완견같다. 방문을 열자 완전 너저분한 방이 눈에 들어왔다. 진짜 내 침대보다 더러운 방은 처음본다. 질서없이 종이들과 책들이 바닥과 책상 할것없이 모든 곳에 흩어져있었다. 책장에는 이미 책들로 과부화 되있었다. "정리안하고 살아요?" 내가 말해놓고 찔렸긴했다. 내 방도 장난아니게 더럽기 때문이다. 그는 나를 한번 째려보더니 말했다. 좀 의외의 대답이었다.
"같이할까? 정리." 하하 죽기보다 싫었다. 남의 집을 내가 청소해야 합니까? 당연히 아니요 라고 대답하려고 했으나 비위를 맞춰달라는 과장님의 말이 생각나, 고개를 끄덕였다. 떨어진 책부터 주워 책꽂이에 꽂았다. 뭐 별 어려운 책들이 많았다. 군주론, 국가론..누가봐도 어려울것 같은 책들이 빼곡히 꽂혀져있었다. "하는일이 뭐에요? 전정국 씨는..?" "전정국을 묻는거야, 나를 묻는거야?" "둘이 하는일이 달라요?" 그럼 대체 얼마나 자주 저 인격이 나온다는거야?하는일이 따로있을 정도로 빈도가 높은건가. 저 싸가지 없는 태도를 계속 봐야한다니.. "나는 작가고, 전정국은 꼴에 검사." 오, 검사님. 게다가 성격에 맞지 않게 저 인격이 작가라니. 감수성과는 매우 거리가 멀어보이는데. 나는 오히려 이 인격이 꼴에 작가다. 책을 줍고 또 꽂기위해 바닥과 책장을 왔다갔다 하고 허리를 몇번이나 굽혔다 펴자 이제는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한숨을 푹 쉬며 신경질적으로 책을 꽂고 있는 도중 졸업사진을 발견했다. '강산 중학교' "저랑 동창이었네요. 강산 중학교라니." 그는 책장을 정리하던 손을 멈추더니 또다시 눈을 부라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뭐요, 왜요. 아 존나 무서워ㅠㅠㅠ제발 전정국씨를 불러줘ㅠㅠㅠㅠ 내 소원이 통했던 건지 그는 갑자기 아까의 전정국씨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더니 이내 주저앉았다. 나는 아까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놀래서 그의 숙인 머리통만 보고있었다. 괜찮냐고 쉴새없이 물으면서. 그런 나의 팔목을 움켜쥐듯 잡더니 불쑥 하는말,
"내이름, 민윤기. 기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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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국 빙의글인데 약간 벗어난것 같죠? 하지만 전정국일때가 훨씬 많을것 같아요.(아마도) 암호닉은 천천히 받을게요 지금은 댓글에 적어주시면 제가 기억할게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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