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졸업하고 처음으로 동창회에 참석하였다. 5년이라는 긴시간이 지난뒤인데도 나의 고등학교 시절
가장 찬란하기도 하고, 가장 서글퍼지게 만드는 주인공이 그자리에 우뚝서있었다.
내가 이럴줄알았다. 분명히 마주칠걸 예상했지만.. 갑자기 닥친 상황해 어리버리하게 몸을 돌려 딴곳으로 향하다
결국 우지호에게 손목을 잡히고 말았다.
10년만에 다시 마주본 우지호는 고등학교때의 개구진 미소에 조금더 늠름함을 갖추어 나를 보며 살짝 미소지었다.
아 성재야 어딨는거야 너가 내곁에 있어준다고 해서 이 동창회에 따라온것인데..
내가 계속 안절부절 하며 어느순간 육성재가 나타나 내 손목을 잡고있던 우지호에게 인상을 찌푸리며 그 손을 쳐내며
나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다른곳으로 향하였다. 육성재에게 끌려가면서 뒤를 살짝 돌아보자
우지호는 약간 어깨를 들썩 거리더니 손을 흔들며 살짝 미소지었다.
그게 5년만에 재회한 우지호와의 마지막인줄 알았다.
"여보세요? 어 왠일이야? 오랜만이네? 흐하하 음 잘지냈지 넌 잘지냈어? 흐하 뭐 나야 항상 똑같지뭐 그래 다음에 또 연락하자"
사실 나는 계속 우지호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솔찍히 처음엔 그랬었다.
동창회를 다녀온 다음날 자기가 함께 가자고 제의한거지만 우지호를 보자 형이 혼자 짝사랑하던 과거가 떠올라
너무 화가난다며 어린얘처럼 히스테리를 부려대는 육성재를 토닥여주는 가운데도 솔찍히 우지호가 떠올랐다.
우지호는 내가 좋아했을 그 모습 그대로였다. 여전히 자신감 있는 표정과 몸짓 거기에 자신이 그린듯한 티가 완전 나는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그모습까지도..
육성재 옆에서 웃음이 나오려는걸 참고, 어서 밥을 맥여 회사로 출근시키고 혼자남은 집에서도 계속생각하였다.
DVD를 볼때도 남주인공 얼굴이 우지호로 보이고, 밥을 먹을때도 아 이거 지호가 좋아하던건데 이런생각을 하고,
샤워할때도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이 우지호의 얼굴과 겹쳐보이고, 심지어 육성재와의 잠자리를 가질때도 우지호가 생각났었다.
너의 그 환하던 미소가 너무 보고싶은건 아직도 니 생각으로 잠못드는건
네게 가지 못하고 이젠 말 못해도 여전히 너를 너무 사랑하는거 같으니깐
하지만, 거기까지라고 생각하였다.
나는 5년전에 이미 나의 마음을 우지호에게 전했다. 고등학교때 들어가자 마자 친구가 되었던 너에게
고백따위를 하여 관계를 망친것은 바로 나였다. 그때가 우리학교 졸업식 때였는데 우지호는 나의 진지한 표정에 잠시 당황하더니
지금처럼 친구로 지내자고 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친구관계를 깬것도 나였다. 서로 다른 대학교에 가고 우지호는 나에게
여러번 연락하였지만, 받지않았다.
아니 받지 못하였다. 너를 잊지못할까봐...
그리고 너를 5년만에 동창회에서 본거고.. 너는 동창회가 있은지 3달만에 나에게 연락을 하였다.
내 번호를 어떻게 알았냐는것보다 너가 나에게 전화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 일부러 즐거운척을 하고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곤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지금 내곁에는 내가 우지호를 잊지못하는 시간동안 그만큼 나를 사랑해주던 육성재가 있다. 이민혁 너 진짜 못된놈이야 이러면..
그리고 그뒤로 우지호에게 여러번 전화가 오곤하였다. 고등학교때처럼 다정하게 밥먹었냐 라고 전화해주고
오늘은 회사에서 어떤일이있었는지 시시콜콜 감정표현을 해대는 녀석의 목소리가 너무 신기했다.
너랑 다시 이런관계 지속될수록 나는 점점 육성재의 눈치를 보게 되었고, 결단을 내려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우지호에게 만나자고 말하였고, 예상외로 그는 단숨에 좋다고 하였다.
우지호는 회사에서 바로 뛰어왔는지 넥타이를 느슨히 잡아댕기며 내 앞 의자에 앉았다.
정장을 입고 땀냄새가 나도록 뛰어온 이유가 나때문이라고 생각하니까 또 그게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그래서 고개를 흔들며 뺨을 쳐대자 우지호가 특유의 웃음소리로 엄청크게 웃어대다가 점원이오자 정색을 하며 음식을 주문하였다.
우지호는 한손을 테이블위에 올리고 톡톡 테이블을 치고있었다. 나는 멍하니 그 손을 바라보다가 그 손이 위로 올라가 우지호의
입술위에 닿았을때도 멍하니 쳐다보다가 손가락이 위로 올라가 눈에 머물자 우지호의 눈과 마주쳤다.
그러자 나는 깜짝놀라서 벌떡일어났다.
"나는!!!!! 나는..말야...!!!!! 지금 육성재랑 동거해!!!!!!!"
"? 근데 뭐?"
우지호는 의문이라는 눈으로 여전히 거만하게 앉아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선 일단 창피하니깐 다시 자리에 앉으라고 하였다.
일단 다시 자리에 앉아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하였다.
"육성재랑 같이 산다고.. 우리집 침대는 딱 한개 밖에 없어.. 이래도 내말을 모르겠어??"
"그래? 내가 너희 집 침대가 한개인걸 질문한 기억이 없는데..뭐 너도 쓸모없는 얘기를 했으니깐
나도 쓸모없는 얘기 하나 해주지"
그리고 우지호는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고등학교때 한 남자얘가 있었는데 그얘만 보면 마음한쪽 기분이 안좋았어. 딱히 싫어한건 아니었는데 말야.
그 얘는 얼굴에 항상 햇살이 비췄어. 칙칙한 피부에 생기가 띄었지. 그래서 그냥 잘생겨서 질투하는거구나 라고 생각했었지
근데 말야. 그 남자얘가 졸업식때 나에게 고백을 했어. 친구가 편할꺼라 생각해서 당연히 안받아줬지."
"그만해.."
"나는 그얘가 언제나 내곁에 있을꺼라고 생각했는데 졸업을 하고 연락을 해도 얼굴을 볼수가 없었지.
내옆엔 항상 그얘의 허상만 보였지. 그것도 햇살에 비친 웃는 얼굴이.
나는 바보같이 그때서야 내 마음을 깨달은거야.
솔찍히 말해서 그얘는 너무나 착해. 그리고 한번이라도 본다면 누구나 반할것같지.
그래서 그얘한태 늘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 내가 잘못했다고 너무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우지호"
"그리고 그 남자얘에게 내마음을 전하려고 하였지. 하지만 내가 너무 늦은것인지 그아이는 다른남자와 동거중이었어.
그리고 나는 그의 다른남자와 다툼을 하였지. 다른남자와 말다툼을 하면 할수록 내가 모자란걸 깨닫고
스펙을 쌓기 위해 외국대학교를 다녔어. 그얘를 다시만날땐 떳떳해지겠다고 다짐하고 다짐하였지.
그 시간동안 그 아이를 잊어버리려고 노력하고 사과못한걸 후회했어. 그냥 내곁에 둘껄 왜이렇게
사서 고생하는건지 말이야. 그얘가 없어서 너무 외로웠어. 그래서 사과하려고."
내눈에서 언제부터 나온건지 모를 수많은 눈물들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코까지 빨개져서 우지호를 쳐다보고 우는 나의 눈물을 닦아주며
웃으며 말하였다.
"이민혁"
내가 아무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우지호가 박장대소를 해대더니 조금더 가까이 나에게 다가왔다.
"대답"
"대답"
"대답"
"이민혁"
"..왜"
"빨리빨리반응해. 집착하면 나만 구차하니까 너한태 육성재가 있어서 아직도 불안하니까
안한다고 떠난다고 그래도 너가 안잊혀지니깐 그냥 너 내옆에 있어라. 튕기지말고.
너 잊을 생각하면 어깨가 축쳐서 미칠것같으니깐. 근데 그거아냐.
동창회에서 다시 마주쳤을때부터 나는 확신이 있었어.
너가 여전히 나를 너무나 사랑하고 있다는걸."
그대만을 사랑해 그말을 여전히 그때 그맘을 혼자서 그대 뒤에서 속삭이고
다시 나를 다시나를 봐주길 이렇게 나는 그대로 그대뒤에서 기다려
그대만을 사랑해 그말을 여전히 그때 그 맘을 혼자서 그대 뒤에서
기다려
그렇게 기다리던 우지호가 지금 내곁에서 웃고 있다.
내가 사랑하던 고등학교 그모습 그대로
사랑해
여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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