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회원에게만 공개된 글이에요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 (즉시 가입 가능) 로그인된 인스티즈앱으로 보기 로그인 회원가입 문진 l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설정알림 관리 후원하기 모든 시리즈아직 시리즈가 없어요최신 글최신글 그렇지만 겁내지 마 나는 오래전부터 악한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형법 때문도 아니고 십계 때문도 아니라 다만 악한 일을 하는 건 수지가 안 맞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야 악은 그렇게도 비생산적이야8시간 전위/아래글요즘 사람들의 자각심이라는 것은 자기와 타인 사이에 칼로 자른 듯한 이해의 골이 깊이 파여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지 그래서 이 자각심이라는 것은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하루하루 예민해져 가니까, 결국에는 일거수일투족도 자연스럽게 할 수 없게 되지10개월 전아무리 자신이 위대해도 세상은 도저히 뜻한 바처럼 되는 것은 아니고, 떨어지는 해를 되돌리는 일도, 힘차게 흐르는 강을 거슬러 흐르게 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단지 가능한 것은 자기 마음뿐이니 말일세10개월 전이 고장에서 데카르트가 몸을 기탁했던 집들 중 하나가 무엇이 됐는지 아십니까? 정신병자 수용소가 되었답니다 그렇습니다 광증이 미만하고 박해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210개월 전그처럼 수평 이하로 의식이 가라앉는 것은, 속세의 태양이 너무 강렬해서 곤란한 내게는, 번민의 해열제를 한꺼번에 복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내게는, 신경섬유의 끝까지 미친 과도한 자극을 흩어지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내게는, 필요하고 원했으며 이상적인 것이었다10개월 전지금 이 세상에 내가 살아 있다는 감각이란 '아름답다'라거나 '짜릿하다' 같은 형용사가 아닌 '있다', '보다', '느끼다' 같은 동사로 온다 그렇게 어떻게든 움직일 때,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작동할 때, 비로소 진실로 살아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10개월 전현재글 어떤 사람들은 "나를 사랑해 달라"고 외치고 또 다른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지 말라"고 외치지만, 어떤 종류의 사람들, 가장 악질이고 가장 불쌍한 인종은 "나를 사랑하지 말고 나에게 충실하라"고 외치는 겁니다10개월 전마음은 고형체라서 작년이나 올해나 벌레만 먹지 않는다면 대체로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데는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그런 한가한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자유자재로 다루겠다느니 교육하겠다느니 자기 생각대로 해 보이겠다느니 하며 떠들어대고 있으니 놀라울 뿐이다 물도 한 번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는다 우물쭈물하고 있다가는 증발하고 만다10개월 전세상을 살다 보면 세상의 이치를 알게 된다 이치를 아는 것은 기쁘지만 나날이 위험이 많아져 하루하루를 방심할 수 없게 된다 교활해지는 것도 비겁해지는 것도 겉과 안이 겹쳐진 호신복을 입는 것도 순전히 사물을 아는 결과이고 사물을 아는 것은 나이를 먹는 죄이다10개월 전그는 줄곧 손에 들고 있던 재떨이를 놓쳐 버렸다 재떨이는 바닥에 나동그라졌지만 깨지지 않았다 재떨이가 깨져 그를 이 무기력으로부터 끌어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사방으로 유리조각이 튀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재떨이는 깨지지 않았다 프리쥐닉 슈퍼마켓에서 파는 이런 싸구려 재떨이가 아니라, 폴의 아파트에 있는 그런 비싸고 작은 유리 재떨이여야 했다10개월 전사실상 성격 같은 것은 정리된 게 없다 묘하게도 진짜 인간은 정리하기 어려운 법이다 신까지도 애먹을 정도로 정리되지 않는 물건인 것이다10개월 전작가를 흔드는 인간들은 수두룩하다 하지만 작가는 한 가지 보상을 얻는다 뭔가 마음에 맺힌 것이 있다면 괴로운 기억 친구를 저세상으로 떠나보낸 슬픔 짝사랑 상처받은 자존심 배은망덕한 인간에 대한 분노 어떤 감정이든 어떤 번뇌든 그저 글로 풀어 버리기만 하면 된다 그걸 소설의 주제로, 수필의 소재로 활용하면 모든 걸 잊을 수 있다 작가는 유일한 자유인이다10개월 전공지사항작가는 열과 성을 다해 몇 달에 걸쳐 책 한 권을 완성하는데, 독자는 이 세상에 할 일이 하나도 없어질 때까지 그 책을 아무 데나 놓아둔다고 생각하니 우울해졌다6개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