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Trash !
- 새로운 놈의 등장.
“야.”
앞, 뒤, 옆으로 들려오는 5.1 서라운드 사운드에도 ‘야’ 그 짧은 말이 유난히 또렷하게, 그리고 위협적이게 들려왔다. 하긴, 누구 말인데. 다른 사람도 아니라 민윤기 말이잖아. 곧바로 옆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보이는 건 다름 아닌 민윤기 허리였다. 뭔가 싶어 고개를 들자 이미 민윤기는 코트를 입으며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너 지금 뭐해?”
“뭐하긴. 집 가야지. 나와.”
‘저희 먼저 가볼게요- 입학식 때 봐요.’ 능청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손목이 잡히고 내 몸이 일으켜졌다. 몸은 민윤기에게, 하지만 시선은 동기들에게. 아쉬운 마음에 겉옷을 느릿하게 입자 답답하다는 듯 미간에는 내 천(川), 작다리를 짚은 채 허리에 손을 올리고 날 내려다보는 민윤기가 보였다. 평소 같으면 그 모습이 무서워 옷을 입으며 걸어 나갔을 나지만, 정말 아쉬워 행동이 느려졌다. 물론 알딸딸하게 올라오는 술기운 때문도 있지만.
코트를 입고 테이블 위에 있는 핸드폰 홀드키를 누르자 11:02 가 눈에 띄었다. 막차 시간은 12시 30분. 적어도 1시간은 더 놀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민윤기를 이길 수 없었다. 시도도 못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지도 모른다. 지금 문 앞에서 느린 날 아니꼽게 쳐다보는 저 눈빛을 보면… 그래, 내가 민윤기한테 반항을 어떻게 해. ‘다음에 보자.’ 애써 웃으며 손을 흔들고 나가려는데,
“저기요.”
손목이 또 잡혔다. 민윤기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손의 악력이 조금 더 강했지만 무언가 부드러웠다. 그 생각도 잠시 누가 손목을 잡았나, 고개를 돌리자 처음부터 내 옆에 앉아 나와 친해지고 싶다던 친구였다. 그… 유도했다던, 그 친구였는데.
“탄소 더 놀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먼저 가세요.”
짜란다 우리 동기! 동기 말에 입가가 절로 들썩거렸다. 대학 생활 시작도 안했는데 벌서 동기 사랑이 불타오르네. 맞아! 우리 동기들이랑 더 놀고 싶어! 한껏 기대에 부풀어 민윤기를 바라봤다. 문 앞에 서있던 민윤기는 어느덧 내 옆에 있었고,
“나 걔 안 데려다주면 불안해서 잠 못 자. 그 손 떼.”
단호한 민윤기 목소리에 불타오르는 동기 사랑에 물이라도 끼얹듯 식어버리고 말았다. 안 그래도 날렵한 눈이 더욱 날카로웠고, 목소리도 더 낮아져 안 그래도 무서운 애가 더 무섭게 느껴졌다. 반대쪽 손목이 민윤기에게 잡혔다. 익숙했다.
“…아쉽네. 더 놀고 싶었는데.”
“굳이 지금이었어야 했나. 아 혹시 몰라 얘기 하는 건데.”
“……”
“우리 사이가 좀 많이 각별한 사이라. 다른 의미로 혼자 오해하지 마라.”
‘가자.’ 그 말과 함께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자유로운 왼쪽 손만 흔들며 인사를 했다. 몇 아이들만 잘 가라며 인사해줬고 대부분이 술 게임하느라 바빴다. 나도 저 사이에서 놀고 싶은데, 민윤기 진짜 인생에 도움이 안 돼.
***
밖으로 나서자 차가운 바람이 품속에 안겨왔다. ‘으-’ 신음소리가 절로 났다. 그때서야 민윤기는 뒤돌아봤고 내 가방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눈빛으로 ‘코트 제대로 입어라.’ 라는 걸 보냈다.
민윤기는 그랬다. 말보다는 행동. 말보다는 눈빛으로 얘기하는 아이였다. 물론 대부분이 그걸 느끼진 못한다. 그 눈빛이라는 게 뚫어져라 상대방 눈을 쳐다보는 게 다니까. 그래서 한 번 말했었다. 말을 하라고.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알아듣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에 대한 답변은
“……”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다였다. 그 눈빛에 그냥 고개를 숙였다. 정확히 무얼 말하려는 건 모르겠지만 고칠 생각은 없어보였다. 민윤기를 바꾸려고 하는 것보단 내가 익숙해지는 게 더 빠를 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건 생각보다 빨랐고 쉬웠다. 민윤기는 단순했다. 내 입장에서 생각하면 되는 거였다. 그러니까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표정이 안 좋아 보인다. 민윤기가 쳐다본다. 왜 안 좋은지 말 하라는 뜻이다.
내가 추워 보인다. 민윤기가 쳐다본다. 옷을 입으라는 뜻이다.
내가 아파 보인다. 민윤기가 쳐다본다. 병원 가라는 뜻이다.
1차원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되는 거였다. 만약 이게 틀리면 계속 쳐다보는데 그러면 맞을 때까지 그 행동을 찾아서 하면 된다. 꽤나 귀찮은 일이지만 민윤기 눈빛이 느껴지는 게 더 귀찮은 일이다. 그 행동을 못 찾는 날에는 민윤기에게 잔소리 폭격을 맞는 거고.
***
집 근처에 다다랐을 땐 어느 덧 12시가 다되어갔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앞만 보며 걸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은 ‘아까 알딸딸해서 겁대가리가 상실했었나봐. 정말 민윤기 없었으면 여기 무서워서 어떻게 왔냐.’ 그 생각도 잠시, 대학가에선 들리지 않던 일정한 또각거림이 조용한 우리 사이를, 골목을 가득 채웠다. 한 번 신경 쓰이자 계속 신경 쓰였다. 그건 민윤기도 마찬가지였나 보다. 민윤기가 아래로 시선을 옮기더니 곧바로 나를 흘겨봤다. 눈치가 보여 살짝 까치발을 하고 걷기 시작했다. 그래도 소리는 났지만.
“편하게 걸어라.”
귀신같은 민윤기다.
민윤기랑 나랑 같은 동네지만 골목이 달랐다. 민윤기는 오른쪽, 나는 왼쪽 골목에 살고 있었다. 그래봤자 1분, 뛰면 30초 거리다. 그만큼 가까운 곳인데 민윤기는 나를 데려다주었다. 됐다고 손사레 쳤지만,
“나도 하기 존나 싫으니까 토 달지 말고 가자 좀.”
말 좀 예쁘게 하면 안 되냐, 민윤기.
이러나저러나 집 앞까지 데려다준 민윤기에게 고마움의 카톡을 보냈다.
데려다준거 감사ㅋㅋㅋ
ㅇㅇ
너희 어머님이 데려다주라고 하셨다
너 케어하기 귀찮으니까 알아서 10시 안에 들어가
답장 ㄴ
아 진짜 엄마!!!
답장을 보고 침대를 팡팡 내리쳤다. 엄마는 또 어떻게 민윤기 번호를 알아내가지고 이런 부탁을 한 거야. 왠지 오늘 술 먹고 온다고 했는데 잘 갔다 오라 하더라. 옆에 민윤기가 있어서 그런 거지!
엄마!
민윤기 양아치라니까?
알 수 없는 부끄러움에 몸을 뒤집어 베개에 얼굴을 묻고 있는데 진동이 느껴졌다.
‘민윤기’
뭐지. 답장하지 말라면서…,
“야.”
“응?”
“아까 그 남자애랑 친하게 지내지 마라.”
“왜?”
“모르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걔랑 친하게 지내지 마.”
“근데 걔는 나랑 친해지고 싶다고,”
“남녀 간에 친구가 어디 있어.”
“……”
“그래서 아까 우리가 각별한 사이라고 한 거야. 남녀 간에 친구 없다, 김탄소.”
Oh My, Trash!
탄소가 떠난 10분 후,
“근데 나 가봐야할 거 같네.”
손목시계를 보며 일어섰다. 그 모습에 애들은 ‘벌써 가야 해?’ ‘우리도 곧 갈 건데 끝까지 있다 가지-’ 말을 해댔다. 근데 애들아. 탄소가 없는데 내가 여기 남아있을 이유가 없잖아. 내가 이곳에 온 이유도 다 탄소 때문인데. 하지만 그 얘기를 할 순 없으니,
“미안해. 아버지가 오늘 오셨다는 걸 깜빡했어. 출장 때문에 잘 안 오시거든. 다음에 또 술자리 잡자. 그 때는 끝까지 남을게.”
탄소 옆에서 말이야.
***
온실 속 화초처럼 부모님 속에서 곱게 자란 모범생 전정국.
정국의 집 안 대부분이 명문대를 나와서 그런지 정국 본인도 ‘나도 저정돈 가야하는 구나.’ 라는 생각이 어렸을 때부터 뿌리 깊게 잡혀있었다. 그 결과,
“어머님. 정국이는 어… 해외로 가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해외 대학은 더 잘 알아주고…,”
어마 무시한 스펙을 가진 아이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평소와 같이 열심히 공부하던 어느 날. 독서실 가기 전 안방에 노크하고 들어가더니,
“저 운동하고 싶습니다.”
충격 발언을 하고 말았다.
운동하고 싶다는 갑작스러운 정국이의 말에 부모님은 말을 잇지 못하셨다. 지금까지 ‘-하고 싶어요.’ 라고 말하지 않던 아이가 하고 싶은 게 생겼다는 데 그걸 응원하며 밀어줘야 하는지 아님 말려야하는지 혼란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기말고사 직전. 기말고사도 중요하지만 고2로 올라가면 서 더더욱 공부에 집중할 시점이었다.
“그… 운동은 취미로 하고 공부하는 게 좋을 거 같다, 정국아.”
“그럼 운동 관련 아무 학원 보내주시면 안 돼요?”
“어, 정국아. 그건 좀 힘들 거 같은데? 공부할 시간이 뺏기잖아.”
“……”
“대학 가면 엄마아빠가 다 시켜줄게. 일단은 공부하자, 알겠지?”
늘 ‘그래 우리 정국이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해야지-’ 말하던 부모님이 처음으로 거절을 하였다. 정국은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지만 대학을 가면 해준다는 부모님 말씀에 독서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무겁게, 멀게 느껴졌고 독서실 앞에 도착하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1인 독서실에서 평소와 같이 인터넷강의를 듣고 있는데 귀에 들어오는 건 하나도 없었다. 신경질적이게 이어폰을 귀에서 빼내고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다시 책을 쳐다봤는데, 검은 건 글씨요. 하얀 건 종이로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독서실 휴게실에서 포카리 스웨트 하나를 뽑아 마시며 한참을 생각하다,
‘집에서 안 밀어주면 내가 직접 길을 만들어 나가겠어.’
온실에서 서서히 나갈 준비를 하는 정국이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부만 하던 정국이는 운동이라 하면 학교 체육시간이 전부였다. 학교에 운동 관련 동아리는 단 두 개. 농구부와 유도부. 농구부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전국적으로 유명한 농구부에서 자신을 받아 주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고 무작정 유도부를 찾아갔다.
학교 가장 구석에 있는 유도부 전용 체육관과 가까워질수록 기합소리와 패대기쳐지는 둔탁한 소리가 정국의 귀에 울렸고 점점 두려움을 느꼈다. 그 두려움은 운동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었다.
열기와 땀 냄새가 정국의 몸에 와 닿았다. 누군가 들어왔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선생님에게 다가가,
“저 유도부… 들어가고 싶은데요.”
“지금 모집 안 하는데… 너 어느 학원 다니냐.”
“…안 다닙니다.”
“상 받은 경험 있어? 대회 나가본 경험은?”
“아무 것도 없어요. 그냥 하고 싶어서 온 거예요.”
“그럼 들어올 수 없겠는데. 진짜 유도에 뜻 있는 애들만 모으고 있어서.”
“아…… 네, 알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나오자마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정국은 벽을 잡았다. 지금까지 살면서 누군가에게 부탁도 많이 해보지 않았고, 했어도 거절을 당해본 적이 극히 드물던 정국은 온실에서 나오자마자 상처 아닌 상처를 입고 만 것이다. 아까 전 두려움도 바로 이것이었다.
***
“전정국.”
“네.”
100m 달리기 수행평가를 하는 날. 선생님이 호명하여 정국은 라인에 서 멀리서 선생님이 들고 있는 깃발을 노려봤다. 깃발이 떨어지고 있는 힘껏 달렸다. 체육이라는 과목도 엄청나게 신경 써야하는 정국이었다.
빠른 기록으로 들어와 2차 시도 없이 한 번에 A등급을 맞은 정국은 그늘에 앉아 영어책을 집어 들어 달달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다 일정한 기합 소리에 고개를 들어 운동장을 쳐다보니 운동하는 학생들이 모여 몸을 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부러운 정국은 단어 책을 내려놓고 멍하니 바라봤다.
***
“전정국 어디 있어?”
“난데.”
“승철쌤이 너 오래.”
“어?”
“아 승철쌤 모르나? 유도부 동아리실로 가면 되는데. 유도부 어디 있는지 몰라?”
“아니아니, 알아!”
갑작스러운 선생님 호출에 정국의 심장 BPM이 난리가 났지만 최대한 표정관리를 했다. 유도부 동아리실에 들어가자마자 선생님은 들고 있던 골프채를 내려놓더니,
“왔냐, 이리 와 봐라.”
그 말과 동시에 갑자기 정국이의 몸을 이곳저곳 만져보기 시작했다. 순간 놀라 뒷걸음질 치려 했지만 선생님이 잡고 있는 악력에 꿈쩍도 못했다. 그리고 곧바로
“너 운동한 적 없어?”
“네. 아, 학교 체육시간에는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하는 듯 했다. 학교 체육시간에만 한 몸이 너무 탄탄하고 골격도 좋은 게… 사실 방금 전 체육시간에 학생들을 몸 푸는 동안은 할 게 없는 선생님은 그냥 먼 산을 보기 마련인데 멀리에서 빨리 달리는 익숙한 얼굴에 누구지 한참을 생각하다 다짜고짜 운동하고 싶다고 한 애라는 사실을 깨닫고 무언가 더 알고 싶어 오라고 한 것이었다.
“음, 오늘 끝나고 연습실로 와라.”
그 말에 정국이는 ‘진짜요?’ 맑은 웃음을 보여주고 복숭아 피크닉 하나를 사먹었다.
그렇게 정국은 유도부에 들어가게 됐다.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했는데 습득력도 빠르고 오랫동안 한 아이들만큼은 못해도 그 엇비슷하게는 했다. 그 모습에 아이들도 놀라고 선생님도 놀라고. 그 와중에 정국은 신세계를 맛 봤다. 그 이유는 아프긴 하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18년 동안 살면서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즐거움이었기 때문이다.
동아리에 들어온 후에 정국이는 완전히 공부에 손을 놔버렸고 유도부 아이들과 함께 체육관에 박혀 살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정국이가 자신도 유도로 나가고 싶다고 같이 운동하는 친구들에게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친구들은 ‘너 이쪽으로 나가는 거 아니였어?’, ‘너는 입상은 물론이고 대학도 합격할 거 같은데.’, ‘같이 하자!’ 달콤한 이야기를 했다.
그 말에 혹했지만 정국은 아직 완전히 온실을 못 벗어 난건지,
“…부모님이 반대하시거든.”
“쫄보새끼~! 야 너 인생 네가 사는 거거든?”
“……”
친구들 말에 귀가 팔랑거리며 수긍했다. 부모님도 중요하지만, 내 인생이잖아?
***
이제 정국이가 취미가 아닌 진짜 유도로 나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코치님 귀에 들어가면서,
“안녕하세요 정국이 어머님- 학교입니다.”
“아, 네에- 무슨 일이세요?”
“다름이 아니라 이번 유도 대회 정국이가 출전하거든요. 정국이 같은 인재는 지금도 안 늦었습니다.”
“네? 그게 무슨 말씀, 누구세요?”
“어, 얘기 못 들으셨어요? 학교에서 정국이를 가르치고 있는 유도부 선생님입니다.”
이 전화로 정국이 어머님은 뒷목 잡고 쓰러졌다. 요즘 들어 정국이가 밥도 많이 먹고, 집에 오자마자 쓰러져서 자는 게 공부가 많이 힘들구나, 싶었는데. 그리고 예전에는 성적표 가져오라는 말 하지 않아도 스스로 성적표를 보여주던 정국이가 이번에도 잘했다며 자신을 믿어달라고 했는데. 그 모든 원인이 공부 아닌 유도라니. 결국 부모님은 그 전화를 받은 날. 집에 돌아온 정국이를 부여잡고 혼냈다. 그런데 갑자기 정국이가 ‘내 인생이야! 나 유도 하고 싶어!’ 라고 말해버리고 도망침. 부모님은 2차 뒷목을 잡았다.
그렇게 도망치고 간 곳은 놀이터였다. 벤치에 앉아 지금까지 자신의 삶의 행복은 누구고 주어는 누구고 정말 별의 별 생각을 다 하기 시작했다. 아무 생각 없이 묵묵히 공부하던 정국이가 이때서야 ‘꿈’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공부는 자신의 꿈이 아닌 것 같았다. 공부가 싫은 건 아니지만 그냥 하라고 해서 하는 것만 같았다.
결론은 지금까지 부모님이 원하는 대로 한 거다. 이런 생각을 하며 분노하며 오지 않았던 사춘기가 18살. 오고 말았다.
***
지금까지 억압 받은 모든 것을 탈피하고 싶은지 단정 깔끔했던 정국이가 겉멋이 들기 시작했다. 꾸미지 않던 정국이가 꾸미기 시작하자 학교가 난리가 났다. 이 전에도 정국이는 여자애들 사이에서 잘 생겼다고 말이 많았다. 대놓고 ‘너 진짜 잘생겼다.’가 아닌,
“전정국 약간 우리 학교의 숨은 원석 같지 않아?”
애가 아무런 말도 안하고 꾸미지도 않고 맨 앞자리에서 공부만 하니까 원석이라고 한 것이다. 그 와중에도 정국이 외모는 열일을 한 거지.
그런 애가 본격적으로 꾸미자 아주 보석 취급 받기 시작했다. 이 상황이 낯설지만 싫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받아보지 못한 관심이고, 친구라 하면 같이 밥 먹을 친구만 있으면 돼. 이런 마인드였던 정국이가 같은 학교뿐만 아니라 옆 학교 애들과 친해지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정국은 사람을 가렸다. 꾸미기 시작하자 다가오는 여자애들은 학생이 학생 같지 않은 여자 애들 뿐이었다. 입도 거칠고, 화장도 짙고.
이성에게 관심은 없었지만 그런 여성을 딱 싫어했다. 정국의 이상형은 아주 대쪽 같았다. 수수한 풀잎 같은 여자.
그렇게 정국이는 운동하며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나쁜 짓은 하지 않았지만 착하고 착한 아들이 갑자기 바뀌자 부모님 속은 까맣게 썩어갔다. 그러다 정국이가 유도로 입상하자 부모님 두 분은 서로 부둥켜안고 감격의 눈물과 정국이가 좋아하는 스테이크도 먹으러 갔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듯이.
그렇게 유도로 입시를 시작한 정국이었지만 운이 좋지 못한 건지 유도 관련 과 모두 떨어지게 됐다. 그래서 예전 공부 실력으로 대학은 오지만 전과 생각했던 그 대학과는 거리가 있었다. 정국은 아쉬움이 없지만 부모님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그런 대학교.
여차저차 대학 단톡방에 들어가서 프로필 사진 하나씩 보는데 ‘김탄소’ 라는 애가 자꾸 눈에 밟혔다. 늘 거친 언행, 짙은 화장을 하던 애들만 보다가 카톡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프로필 사진 보니 수수하니 예쁜게. 딱 자신의 이상형과 부합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사진이다, 낚이지 말자 싶었고.
그러다 입학식 전 우리 얼굴 한 번 보자- 라는 아이들 말에 투표창이 열렸고 탄소가 참여에 투표를 해서 나갔다.
실제로 한 번 보자, 김탄소.
가자마자 탄소는 눈에 띄었다.
정국의 이상형이 맞았거든.
뭔 양아치 같은 남자애도 같이 있었는데 개의치 않고 곧바로 친해지고 싶다며 불도저처럼 다가갔다. 그 모습에 탄소는 당황하고. 정국은 늘 자신에게 ‘정국아 너 왜 이렇게 잘 생겼어?’ 늘러붙던 애들과 다른 게 귀엽게 느껴지고. 처음부터 그냥 폴링 인 탄소.
근데 옆에 서 있는 남자가 자꾸 신경 쓰임. 민트색 머리해가지고 살짝 나를 위로 올려보는 게. 그래도 뭐 개의치 않음. 어차피 중요한 건 탄소지, 그 민트는 아니니까.
아니 이걸 4개월 전 썼더라.. 죄송합니당 노잼 00화 내놓고 4개월 간 잠수 탔는데 보는 사람이 있을 지 의문이구만 ㅋㅋ!
얼마나 오래 된 글이면 윤기 머리 색이 민트 색이냐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양꼬치즈를 대립관계로 만들어 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국이 인물 설명글이 좀 이상한 이유는 원래 음슴체로 대충 휘갈긴 걸 고치느라ㅠㅠ
그리고 중간에 승철 그 승철 맞음 에스쿱쓰라뚜라뚜~
앞으로 이 글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싸우지지는 말아라
실은 싸워라! 싸워라!
그들이 고딩 때 만났다면 이런 살벌한 싸움을 했겠지? 물론 내 글에서 크크
노잼 00화 읽고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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