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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근두근+콩닥콩닥+찌릿찌릿+간질간질 =

-딩동
"누구세요?"
-나, 지용이.

  이른 아침 벨소리와 함께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지용이었다. 말이 이르지 실상 그리 이른 시간도 아니었다. 승현도 이제 막 신발을 신고 현관을 나서려던 참이었기 때문이다. 현관을 나서며 졸리의 응원을 날개삼아 대문을 나가니 지용이 웃으며 서 있었다.

"좀 늦게 나왔지?"
"아냐, 가자."

  늘 혼자 걷던 아침 길 이었는데 누군가 함께한다는 게 새로웠다. 내가 걷던 길을 공유한다는 느낌이 들어
두근거리기도 했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며 걷다보면 어느새 발끝은 학교를 향해있다. 언제나와 같이 두 팔을 벌려 아침공기를 끌어안은 승현은 '너도 해봐'라며 지용에게 권한다. 승현의 말에 이끌려 아침공기를 들이마시게 된 지용은 왠지 머릿속이 맑아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맑은 아침공기를 마셔 달라진 기분 탓이었을까? 지용의 가슴 한켠이 콩닥거리며 유난이다.

  교실에 문 앞에 선 승현은 열려있는 교실 문을 보며 혹시 어제 교실문 잠구지 않고 간건가 라고 생각해, 깜짝 놀랐다. 언제나 아침엔 잠겨있어 저가 자물쇠를 열곤 했는데 열려있다니. 문을 열고 들어간 교실엔 진한이 승현이 들어오는 문을 쳐다보며 앉아있었다.

"둘이 같이 올 줄 알았음. 너네만 놀지 말고 나도 끼워주삼."

  승현과 지용이 같이 교실문을 통과하는 모습이 질투라도 난 것 이였는지 진한이 뾰로통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이에 승현은 뾰로통한 그 모습이 결코 진실로 화난 게 아님을 알아채고는 지용의 손을 이끌며 진한과 악수시켰다. 지용은 얼떨결에 승현에게 잡혀버린 손이 찌릿하게 저려왔다. 감전 된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감전이라고 하기엔 좋은 기분이 들었다.

*

  시계를 보면 시간이 가지 않는다고 누가 그랬다. 그 말을 듣고 시계를 보니 잘 가던 초침조차 쉬어가는 것 같았다. 어느덧 하늘은 어두컴컴해지고 교문 밖 길거리에 서 있는 가로등이 하나 둘씩 빛을 내기 시작했다. 승현은 오늘 하루, 평소보다 더 공부했다고 자부하며 야자시간 내내 새근새근 잠에 취해 있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지용은 갑자기 엄한 손등이 간지럽다. 손등을 긁어보지만 시원한 느낌은커녕 이젠 어디가 간지러운지도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아침에 느꼈던 콩닥콩닥 거리는 느낌과, 감전 된 듯한 기분이 갑자기 뒤섞여 심장을 콕하고 찌른 듯 했다. 나쁜 기분은 결코 아니었다. 단지 처음 느껴본 듯한 느낌이 얼떨떨했을 뿐이다.

  초침과 승현을 번갈아 지켜보며 보낸 야자시간이 선생님이 출석부를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끝이 났다. 승현은 꼼지락거리며 잠에서 깼고, 지용은 저의 가방 뿐 아니라 승현의 가방까지 정리하느라 야단이다. 승현이 충전된 눈을 동그랗게 뜨며 지용을 보면 지루했단 표정이 역력하다.

"재미없지?"

  지용의 얼굴을 본 승현이 물었다.

"엉. 좀. 근데 나름 괜찮았어."
"왜?"
"그냥."

  지용이 베시시 웃으며 답했다.

  선생님이 교실 문을 나서고, 반 친구들이 서로 내일보자 인사하며 교실을 나가기 시작했다. 지용과 승현, 진한도 나가는 친구들에게 인사하며 주번을 자청한다. 친구들이 나가고 난 뒤 빈 교실의 불을 끄고 교실 문에 자물쇠를 채우면 학교에서의 하루 일과가 끝이 난다.

  어둠이 내린 학교의 모습은 무섭지만 오늘은 두 명이 아니라 세 명이기에 서로 손을 꼭 잡으며 학교를 빠져나간다. 사실 지용과 진한은 하나도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유독 어두운 것을 싫어하는 승현을 위해 양 옆에서 승현의 걸음에 맞추어 걸었다. 승현은 왠지 모를 서늘함에 괜히 움츠러들었다. 하지만 진한은 항상 그래왔듯이 학교를 나서면 괜찮아 지겠거니 하며 알게 모르게 걸음을 바삐 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을 처음 본 지용은 당황해 괜히 손을 더 꼭 잡아주었다.

  학교를 빠져나와 가로등 밑에 선 승현은 푸하 하며 참은 숨을 내쉬었다. 버릇이었다. 하지만 승현이 왜 숨을 참았던 건 지 알 턱이 없었던 지용은 그런 모습이 귀여워 소리 내어 웃었다. 괜히 민망해진 승현은 지용의 팔꿈치를 툭툭치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진한은 '자알 어울리네. 나 갈 거야.' 라며 정류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승현은 지용을 이끌며 진한을 쫓아갔다. 쿵쿵거리는 진한의 뒷모습이 심술 난 다섯 살짜리 사촌동생 같아 쫓는 내내 쿡쿡거리는 승현이다. 정류장에 발을 딛자마자 도착한 버스에 진한은 빠이, 짜이찌엔을 외치며 탑승했다. 승현은 크게 손을 흔들며 진한을 배웅한다.

*

  봄이지만 밤공기는 여전히 쌀쌀했다. 교복 자켓도 없이 달랑 가디건만 입고 온 승현은 팔을 부비며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이 모습을 본 지용은 저가 입고 있던 자켓을 벗어 승현에게 덮어주었다. 저도 모르게 나온 행동이었다. 승현은 그런 지용의 행동에 눈이 땡그래져 멀뚱멀뚱 지용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승현이 뭐야 라고 물을 새도 없이 지용이 씨익 웃으며 '춥잖아.'라고 선수 쳐 말했다.  시간이 늦어 풍부해진 감성 때문이었나. 지용의 그런 행동에 승현은 아까 아침에 느꼈던 두근거림이 다시금 전해지는 것 같았다. 두근두근 거리며 빨라진 심장박동은 재빨리 뛰어가 승현의 양 볼에 자리 잡아 붉게 물들여갔다. 저도 모르게. 붉게 물든 얼굴이 적잖게 당황스러운 승현이다. 지용을 보면 두근거리는 마음이, 붉어진 얼굴이 모두 다행이 아닌데,  딱 한 가지 다행 인 게 있다. 그건 바로 지금이 붉어진 얼굴을 숨기기 딱 좋은 밤이라는 거.

  괜히 걸음을 빨리하는 승현 덕에 고생하는 것은 지용이었다. 지용의 긴 다리로도 쫓아가기 힘들만큼 빨리 걷는 승현이 왜 그러는 걸까부터 시작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기 때문이었다. 승현은 '추워서.' 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님을 넌지시 알고 있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집 앞에 도착한 승현은 대문 벨을 눌렀고, 뒤따라온 지용에게 자켓을 안겨주었다. 이윽고 승현의 집 대문이 열렸고, 승현은 '잘가.' 한 마디 한 채 약간 경사진 마당을 한 걸음에 뛰어 올라갔다.

  승현의 집 앞에 덩그러니 남겨진 지용의 마음이 아프게 찌릿하다.

 

세륜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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