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정국이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는
가봐야겠다며 자리를 떴어.
아, 뜨기 전에 나한테 말했었어.
"내가 했던 말들 다 잊어. 흥분해서 그랬던 거니까."
"또 쫄게 만들어서 미안하고."
"쫄기는 뭔..."
마지막은 장난스럽게 웃어보이며 웃는 정국이에
나도 긴장했던 몸이 풀어져 웃었어.
#9
정국이와 나는 이제 다시 편하게 지내지만
애매모호한 사이는 계속 되고 있어.
썸 같은, 그런 거.
오늘은 공원 주변을 돌며 대화를 나누다가, 저번 일이 생각나 물었어.
"정국아. 강아지 잃어버렸다고 했었잖,"
"찾았어."
"아, 그래? 다행이다."
"응. 내 말대로 가까운 건물 안에 있었어.
벌벌 떨고 있길래 안고 집 들어갔지."
"허얼... 애기 완전 무서워했겠다.
뭣모르고 나갔었던 거야?"
"응. 그랬던 거 같아.
"진짜 다행이다...
아, 강아지 어떻게 생겼어? 보고 싶다."
"어... 진짜 예쁘게 생겼는데 사진이 없네."
정국이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는 바로 다른 쪽으로 화제를 돌렸어.
헤어지기 전에는 정국이가 나를 불러 세우고서 말하더라.
"나중에 강아지. 꼭 보러 와."
암호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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