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순영=대환장파티03
"참 센스 있게 아래로 던져주시네."
다시 시작된 농구의 결과는 두구두구두구!
당연히 순영이 팀이 졌다.
"즐거웠어요~ 저희는 이만 가보ㄱ"
"어딜? 같이 했으니 돈도 같이 내야죠."
"생각해보니까 일부러 순영이 넣어준 거 아니죠?"
"농구공을 너무 간절하게 바라보길래 같이 하자고 한 건데 그렇게 받아들이면 되게 곤란한데."
"반말인가?"
"아닌데."
"...맞는데."
"얼른 군구고마 먹으러 가죠? 제가 진짜 좋아하는 곳 있거든요."
그래봐야 드럼통이잖아 허풍 가득 담긴 새끼야.
그렇게 도착한 드럼통 앞에서 우르르 모였다.
돈을 주려는데 진짜 주려고 했냐며 웃는 남자를 보며 천사가 강림한 줄 알았다.
농구도 끼워주고 고구마도 사주시고.. 초면이지만 사랑해요.
"그러면 제가 죄송해지잖아요.. 제가 살게요!"
"이럴 때는 감사해야죠. 왜 죄송해요?"
"순영이 껴주신 것도 고마운데 이렇게 사주시기 까지 하시니까.."
"다음에 거하게 쏘세요!"
다음에 또 만나자는 거지? 데이트 신청 맞지?
김칫국 1717171717그릇 마시기.
"맛있겠다.."
"천천히 먹ㅇ"
"아아아아악! 뜨거뜨거!!!"
내 말 좀 듣고 살아..
순영이가 들고 있던 고구마를 가져와 후후 불어서 주자 갑자기 옆에서 소리를 지른다.
"아아아악!! 뜨거워!!"
아니 왜 눈치를 보면서..
갑자기 고구마를 주는 그 남자를 보며 멍하게 쳐다봤다. 어쩌라고?
"불어줘요. 나도 뜨거운데."
"내가 해줄게!"
순영이가 고구마를 가져가 날아갈 정도의 세기로 불어준 후 건네줬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과 함께.
"아.. 고마워요.. 식다 못해 차갑기까지 한 것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순영이 귀여워!!"
"둘은 무슨 사이에요?"
"네? 음.. 말로 하기 좀 복잡하지만 딱 정의 내려보자면 동생?"
"그냥 동생이요?"
"친동생은 아니지만 동생은 맞으니까요."
"그래? 맛있게 먹어요."
맛있게 먹고 싶지만 뜨거워서 까지도 못하고 있습니다만?
갑자기 자기꺼를 건네주는 순영이를 보며 불어달라는 줄 알고 불어주는데 내껄 가져가더니 아주 말끔하게 껍질을 까줬다.
잡을 곳도 없이 까준 게 문제지.
"응..?"
"맛있게 먹어."
방금 전 치명적이게 말한 그 남자를 따라하는 건지 치명적이게 웃는 순영이를 보며 쌍엄지를 치켜줄 뻔했다.
그건 그렇고 이거 어쩔 건데? 찬바람 덕에 식은 건지 잡기에 뜨겁지는 않았는데 끈적끈적한 느낌이 너무 거슬렸다.
먹고 손 닦자 생각하며 우적우적 먹고 있는데 옆에서 작게 웃는 소리가 들리더니 말도 없이 내것을 가져갔다.
"내 고구마.."
"뺏어가는 거 아니에요. 손잡이 만들어주려고 그런 건데?"
날 안심시키며 고구마가 들어있던 종이를 찢어 밑을 감싸주고 나에게 쥐어줬다.
뭐야.. 그러면 내가 좋아할 줄 알아? 좋아해요.. 초면에 죄송하지만 나랑 가정을 꾸려 갈래요?
"더 있으니까 또 먹고 싶으면 말씀하세요."
"네.."
"이름이 뭐에요?"
"아 제 이름ㅇ"
"짐씅이야. 짐씅!"
"순영아..? 조용.."
"괜차나 짐씅! 쑥스러워하지마!"
그냥 산에 가서 살래.. 가서 나는 자연인이다 찍어볼게. 그래야 너의 속이 후련해진다면 그거까지 해볼게 내가!!!!!!
너가 그렇게 말만 안 해줬어도 내 이름은 말할 수 있었다고!! 내 이름 얼마나 예쁜데ㅠㅠㅠㅠㅠㅠ
"진짜 이름이 짐씅이에요?"
"아뇨 여주에요. 그쪽은 이름이 뭐에요?"
"저는 짐승남입니다."
야성미 넘치게 말하는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야성미 넘치는 거 보니 혹시 그쪽도.. 짐스메야..?
그 분은 짜게 식어가도록 내비두고 다른 분들한테도 이름을 물었다.
"저는 강백호입니다"
"이름 멋있으시다! 농구 잘 할 것 같은 이름이네요ㅎㅎ"
"장난이고 최승철이에요. 이름 멋있죠?"
"갈색머리분은 이름 뭐라고 하셨죠?"
"제 이름은 왜 반응 안 해주세요? 최승철이라니까요?"
"맞다, 먹느라 바빠서 말 안해주나본데 이쪽은 순영이에요."
다들 먹다 말고 순영이를 보며 이름 멋있다며 영혼 없는 관심을 주더니 다시 고구마에 집중했다.
고구마가 문제네.. 문제야..
"그렇게 맛있어? 아주 잘도 먹네."
"짐씅 우리 이거 더 사가자!"
"그래 이 돼지야."
더 사고 이제 그분들과 헤어지려는데 다음에 또 농구하자고 하는 그분이다.
오늘 감사했다고 말하며 아름답게 마무으리!!!!
<다시 집>
"짐씅 아까 그 형이 이거 줘따!"
"그게 뭔데?"
"이거 봐!"
카톡? 뭐야 언제 번호 교환했지?
사진이 왔는지 보니 아까 그 짐승남의 잘 나온 셀카 한 장이 보였다.
"셀카를 줬어..? 취향이 독특하시네.."
"짐씅이 보고 싶어 할거라고 전해주래."
"전혀 안 보고 싶다고 전해줘."
"이거 참 쑥스럽구먼.."
"응?"
"짐씅 말고 다른 사람한테 보내는 건 처음이라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나도 참 못말리는군이 떠오르네.
썼다 지웠다 반복하던 순영이는 결국 안 보내겠다며 읽씹을 선택했다.
맞다!!!"
"깜짝이야.."
"고구마 먹어야지!!"
고구마를 야무지게 먹는 순영이를 보며 엄마미소가 나왔다.
앞으로 많이 사줘야겠다.
"순영아 꼬이 어쩔까?"
"짐씅.. 나 진짜로! 진짜아아로! 열심히 했어.."
"이번 한 번만 봐주지."
"역시 짐씅 멋져.."
응 그 짐씅 소리만 빼면 정말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구나.
<염소친구>
"염소야ㅠㅠㅠ 진짜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잘 지냈지! 너는? 잘 지낸 것 같으면서도 잘 지낸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난 완전 잘 지냈어! 짐씅이랑~"
"짐씅..? 너 야생동물과 살고 있는 거야?"
"아니! 양보다 착한 짐씅이야ㅎㅎ"
"양보다 착한 거면 모든 걸 내주는 짐씅인가 보네?"
저 새끼 저거 내 앞담 까는 거 맞지?
아니. 어쩌다. 염소랑. 만나서. 우리 집까지. 데려와. 노는 걸까?
멍하게 둘을 보고 있자니 가관이다.
"이거 봐? 대박이지?"
"헐 그게 뭐야?"
"기다려봐."
사진기능으로 염소를 찍어주더니 보여준 순영이는 아주 뿌듯하게 웃었다.
휴대폰을 보고 놀랐는지 뒤로 물러나던 염소는 아니꼽게 쳐다보며 서있던 나와 부딪혔다.
뒤를 돌아 올려본 염소는 나를 보자마자 한마디 했다.
"메에에에"
시발.
염소는 염소네.
"누구..신지..?"
"아 저는 순영이랑 같은 곳에서 살았던 염소입니다만."
염소가 아니라 요정 아니야..? 뒷모습만 보다가 앞모습 보니까 정말.. 후..
염소면 염소답게 생기란 말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 사람 헷갈리게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여기는 어쩐 일로..?"
"순영이가 집 구경 시켜준다고 해서요. 괜찮으시죠?"
"아.. 그러셨구나.."
"저.. 죄송하지만."
"네?"
"저게 너무 눈에 띄어서."
존댓말 하는 것과 예의 바른 것이 순영이와 달라 다행이다 생각하고 있는데 급 달력을 가리킨다.
의아하게 보자 갑자기 일어나 달력을 쓰다듬는 거였다.
"아주 부드럽군."
"네?"
급 갉아먹는 염소를 보며 사수해보려 했지만 이미 1월을 다 먹어버렸다.
겁나 빠르네.
"수녕이의 꼬꼬가.. 멋진 꼬꼬가..!!"
"아 미안. 닭이 있었니?"
총체적 난국이네. 순영이를 달래주고 있는데 2월까지 먹으려는 염소를 겨우 말려 자리에 앉히고 신문을 주었다.
그걸 열심히 갉아먹는 염소는 급 뭔가 생각났는지 순영이를 보며 말했다.
"민규는 잘 살고 있어."
"진짜!? 지금 어디 이써!?"
방금까지 울던 사람 맞나..?
근데 민규가 누구지?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살고 있는 건 확실해."
또 다시 열심히 신문을 먹던 염소는 급 뒤를 돌아 나를 본다.
또 뭔데 새끼야!!?
"더 있어요?"
우리 집 신문 거덜나겠네.
둘을 보던 걸 관두고 오랜만에 낮잠이나 자야겠다 생각하며 방으로 들어왔다.
낮잠을 자려고 했으나 밖이 너무 시끄러워서 도저히 잠이 안 온다.
한마디 하기 위해 밖으로 나오니 응? 이게 무슨 광경이지?
"순영이가 찾던데 어디 계셨어요?"
그 신문지옷인지 뭔지 갖다버려. 그리고 순영아 그 옷 힘들게 만들지마.. 지지야..
제발 우리 집에서 나가.
추처뉴ㅠㅠㅠㅠㅠㅠㅠ 여러부뉴ㅠㅠㅠㅠ 손가락 안아프세요? 저번편보다 더 많아요ㅠㅠㅠ 여러분 절 받으세요!!!
한분씩 손가락 마사지 해드려야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어주시는 것도 감사한데 추천까지ㅠㅠㅠㅠㅠ 그냥 제 사랑 다 가져가세요ㅠㅠ
여러분.. 저번편에서 아주 큰 실수를 했어요ㅠㅠㅠ
원우 해산물 못 먹는데 왜 때문에 초밥집? 제가 초밥에 눈이 멀어버렸나봐요ㅠㅠㅠ
역시 초밥이지! 하며 썼으나 못 먹는 사유: 원우는 해산물을 못 먹어..
초밥집에 우동이나 차돌박이초밥 같은 것도 있으니까 그런 걸로 대체 하여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ㅠ
하숙집에서는 원우 배려하며 써놓고 반인반수에서는 휴.. 내 기억력이 뭐 그렇지..
원우에 이어 승철이와 지수까지 등장했네요! 염소.. 병맛미가 장난없죠?
다음편에서 봬요!!! 메에에에(강한 중독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