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진짜 나 엄청 우울했는데! 덕분에 이렇게 웃고 있어요!"
"웃어줘서 고마워요. 내가 뭐라고."
"뭐래- 내가 고맙다고 해야하거든요!"
고마워요- 말소리의 끝 그녀의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두 볼이 발갛게 물들이며 가슴의 설렘을 느낀다.
그는 느낀다. 아 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구나- 하며.
1년 뒤에 만날래요?
上
수업시간 간당한 시간 들어와 자리가 남는 어정쩡한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부스럭 거리는 소리조차 나지 않도록 조심히 수업준비를 빠르게 마치고 마침 들어오신 교수님께 초점을 맞춘다. 그렇게 그녀의 학업이 시작된다. 주변에선 가당치도 않은 이유라며 학과선택에 대한 반대가 심했지만 줄곧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는 그녀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사각사각과 타닥타닥, 내뱉는 작은 숨 새근새근. 그리고 그 사이로 너무 피곤한지 자곤자곤한 코골이. 교수님 목소리 사이로 귀를 귀울이면 들리는 그 소리들이 아직은 풋풋한 학생임을 알려주는 것 같다. 2시간을 그런 소리가 날까 교수님이 나가자 모두가 하나둘 자리에 일어나 짐을 싸곤 뒷문으로 향한다. 저마다 모여 잡이야기를 떠들고 있을때 그녀는 수업준비를 했을 때와 같이 부스럭 소리 조차 허용할 수 없다는 듯 조심히 하지만 빠르게 짐을 싸곤 뒷문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동기들은 수근거린다.
"야 탄소한테 우리 밥 먹는거 같이 먹자고 해볼까?"
"에이, 저렇게 어두운 애가 우리랑 먹겠냐?"
"그래도.. "
"저번에 친해지고 싶다던 동기들이 다가갔을 때 기억안나?"
가운데서 듣고만 있던 여자 한명은 사용하던 의자를 책상에 넣어두며 말한다.
"대놓고 무시했잖아."
"아 너 그 당시에 그 자리에 있었지, 참."
"너 탄소랑 엄청 친해지고 싶어했잖아. 혹시 모르니까 다시 말해볼까?"
가운데의 여자는 대답대신 가운데 손가락을 하나 치겨올리곤 강의실을 먼저 나간다. 그리고 그 둘은 그녀를 한번 보곤 강의실을 나간다.
그제서야 탄소, 그녀도 나간다.
아 답답해
오늘 춥다며 어여쁜 기상캐스터 언니가 그랬는데 봄인줄 알았다. 엄청 더웠다. 거기에다 강의실은 학생들의 피땀 같은 학비를 난방기에 다 쓰는지 30도가 넘는 숫자에 기겁하고 말았다. 수분이 난방기에 증발된 기분이 들어 일어나 냉장고에 있던 시원한 물 한잔을 들이켰다. 그리고 가까이에 있던 침대로 몇발자국 옮겨 쓰러지듯 침대에 몸을 뉘였다.
아, 하고 그 기지배들 착한 건지 나쁜 건지, 사람이 있는데 뻔히 들리게 이야기를 하냐. 입술을 내밀곤 괜히 툴툴대본다. 사람을 믿고 싶지 않았고 인간관계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데! 그래서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 뿐인데 종종 느껴지는 차가운 시선들이 자꾸만 기분을 쳐지게 한다. 내가 뭘 어쨌다고, 자신들이 먼저 다가온거면서 왜 그렇게 쳐다보고 난리야. 짜증나. 죄없는 이불을 계속 때리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들었던 잠이 하마터면 아르바이트까지 놓칠 뻔 했다. 지금 시간 오후 10시 반, 빠르게 준비하면 늦지 않을 수도 있는 시간이기에 헐레벌떡 일어나 가볍게 씻고 머리를 한 곳으로 모아 질끈 묶었다. 원래 입고 있던 기모후드티에 베이지색 조끼패딩을 걸치고 편의점을 향해 뛰어간다.
가파른 숨을 채 진정시키지 못하고 문을 밀어 열면 간신히 늦지 않았다며 말 한마디 건내고 가는 전 타임의 언니다. 아 물론 친하지는 않다. 폐기물을 가끔 챙겨주는 사이랄까.오전 6시까지 큰 길목의 사거리에 있는 이 편의점에서 시간을 보낸다. 제발 취객이 나타나질 않길 기도하는 모습은 덤이다. 그렇다고 그 기도가 이루어진 적은 거의 없다.
새벽2시가 지나갈 무렵까지 취객이 오지 않았다. 가끔 콘돔을 수줍게 내려놓으며 계산을 하는 손님들은 여전히 많았다. 그 손님들은 항상 입버릇처럼 같은 말을 반복한다.
"아니, 저 뭐 그런 건 아니고..."
"아,네. 3,000원 입니다."
"여기요. 진짜 정말 저..!"
사랑하는 사람끼리 한다는데 부끄러운 모습들이 귀여웠지만 사람과 말 나누는 것 자체만으로 썩 반기지 않기에 그렇게 좋아하는 손님은 아니다. 왠일로 조용하게 지나가는 새벽 시간에 기분이 베시시 웃음이 나려고한다. 아이스크림 통에 토악질하는 아저씨도 안오고 소주를 사놓고 왜 메로나 맛이 나는 거냐며 화를 낼 남자도 안왔다. 이렇게 몇시간만 더 있길 바라며 닦고 있는 걸레질에 힘을 가하였다. 그리고 내 바램은 5초만에 부숴졌다.
"저 끕. 여기, 아푸리가 눌라 끕, 하나 주세 끕, 요."
취객이 왜 안오나 하며 웃음짓던 나는 내 또래로 보이는 한 남자가 다가와 큰 키에 덜렁이며 발걸음을 멈췄다. 술냄새가 폴폴 풍기며 주문하니 인상을 찌푸리고 싶었다. 아프리카 룰라 찾으시죠? 여깄습니다- 하며 뒤를 돌아 담배를 찾아 건내주자 서 있던 남자는 어느새 계산대에 두 손을 꽃받침한 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아르바이트 무사히 지나가나 싶었더니 태풍이 오고 있던 것인가.
"4,500원입니다 손님."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죠?"
태풍이 아니라 쓰나미다.
"없습니다 손님."
"왜자꾸 손님이라고 해요? 남준아- 남준아- 잘만 불렀으면서!"
아직도 꽃받침을 풀지 않고 표정을 찌뿌리는 모습을 더불어 남자는 발까지 구른다.
"1년 뒤에 만나자면서! 진짜 너무한다! 내가 1년 동안 얼마나 보고 싶었는데!"
"전 손님을 봰 적이 없습니다."
"3월 29일! 개나리 아파트 앞 놀이터에서 내년에 만나자며.. 남준이라고 불러주지도 않고!"
계산대 밑에 있는 신고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하던 찰나 내 생일을 말하는 그남자와 작년 이맘때 쯤 언제 썼는지 모를 포스트잇을 구기며 쓰레기통에 넣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내년 3월 29일, 남준이랑 개나리 앞 놀이터 잊지 말기!'
친구들이 생각날까 가지 않았던 놀이터와 내가 살고 있는 근처 아파트를 대는 그 남자. 그리고 기억나지 않을 아니 기억을 하지 않으려 하는 내 생일에 적혀있던 그남자 이름.
".. 누구세요?"
남준아- 미안해- 너를 좋아하지만 너에게 똥을 투척한 기분..
ㅇ..아임 아미..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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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 김우빈 암 투병할 때 공양미 이고 기도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