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씨, 커피 좀 사다줄래요?" "아, 네 팀장님." 저 놈의 팀장은 맨날 나만 시킨다니까. 진리는 속으로 온갖 욕을 중얼거리며, 지갑을 챙겼다. 으, 춥다. 문 밖으로 나서며 가디건도 걸치지 않은 자신의 무모한 행동을 후회하며 몸을 한 번 떨던 그녀는 구두의 또각 소리를 울리며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공기가 이상하리만치 아침보다 차가웠다. 추워서 새빨갛게 차가워진 손을 호호 불며, 저 멀리에 있는 브랜드 카페에 가려던 발걸음을 멈추고선 가장 가까이 위치해있는 이름없는 골목 카페에 발을 들였다. "어서오세요." 문에 붙어있던 작은 금색 종들이 부딪혀 짤랑거리는 소리를 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 진리는 카운터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고, 지나치게 상냥한 아르바이트 생에게 카드를 건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랑 카페 모카 한 잔…" 누군가 들어왔는지 종들이 부딪혀 짤랑거리는 소리가 울렸다. 그녀는 남들과 같이 상관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있던 일을 계속 이을 뿐이였다. "진리야, 혼자 가면 어떡해. 엄마 손잡고 가자고 했잖아." 자신의 이름이 나온 탓이였을까, 너무나도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서였을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시선을 문으로 돌렸다. 작은 아이의 손을 꼭 붙잡고 들어오는 건, 절대 잊을 수 없을만큼 대단히 익숙한 얼굴이였다. 저도 모르게 소리내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정,수정?" 몸이 너무 떨려서일까 목소리마저 덜덜 떨려왔다. 수정은 제 이름이 불려오자 시선을 진리의 쪽으로 돌렸고, 크게 확장된 동공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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