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나산이에요 : )
저번에 생각보다 훨씬 많이 좋아해주셔서ㅠㅠㅠㅠ
너무 감사해요
더 쓸생각없었는데 힛... 그냥 가지고 와봤어요
더 유치해지고 병맛스러워졌지만
시간때우기용으로 보는거니까요!
| 유치함이 좔좔 |
찬열호랑이와 백현강아지
얼마 전에는 입도 트여서 이것저것 요구를 하는데, 그럴 때마다 부모들 등골이 휘어진다는 게 뭔지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찬열 호랑이다. 이상하게 커갈수록 점점 지랄견의 면모를 갖춰가는 듯한 백현 강아지를 혼자 힘으로 양육 하는 건 힘이 들었지만, 탱탱볼처럼 뽈뽈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면 입이 자동으로 광대에 걸렸다. 백현 강아지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최고로만 해주고만 싶은 마음에 해달라는 건 되는대로 다 들어주려는 찬열 호랑이. 오늘도 산딸기가 먹고 싶다고 앙앙 거리는 백현 강아지를 달래주고 동굴 밖을 나갔다. 늘 가던 곳에 산딸기를 조심히 구해다 그의 앞에 놓았다. 요즘 들어 제일 잘 먹는 산딸기를 보자마자 거침없이 달려들어 먹어대는 모습이 영판 상수컷이었다. 언제나 다 먹고 나서는 코와 입주위에 붉은 과즙이 뚝뚝 떨어져 처음엔 먹다가 어디 다친 건가 싶어 가슴이 철렁했더랬다. 작은 배가 점점 뽈록 해지자 평소보다 많이 남긴 산딸기를 두고 뒤돌아 도도하게 걸어갔다. 혹시나 제가 공수해온 산딸기가 맛이 없는 건가 살짝 걱정이 된 찬열 호랑이가 머뭇거리자 백현 강아지가 딸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야! 너 다 먹어!" "…나 주려고 남긴 거야..?" "뭔 귀,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여?! 요새 나가 다이어트 중이라 그런 거여!"
하고 버럭 소리를 치더니 바닥에 등을 돌려 누웠다. 붉어진 볼이 딸기 흔적 덕에 가려져 보이진 않았지만.
백현 강아지가 남긴 산딸기를 마저 먹은 찬열 호랑이가 백현 강아지의 뒤로 슬금슬금 갔다. 작은 몸을 감싸주듯 포근하게 눕자, 푹신한 호랑이 털에 편안함을 느낀 건지 백현 강아지가 더 파고들었다. 아기들은 원래도 이쁘지만 잘 때는 더 이쁘다더니 역시 옛(?)말엔 틀린 말이 없었다. 찬열 호랑이는 백현 강아지의 얼굴을 혀로 몇 번 핥아주더니 저도 따라 잠이 들고 말았다.
앙앙!
꼭 감긴 눈 바로 앞에서 무언가 번쩍하는 느낌과 소란스러운 소리에 찬열 호랑이가 눈을 떴다. 그러곤 제 털에 폭 감싸여 있어야 할 것이 보이지 않자 벌떡 일어났다. 또 다시 번쩍. 그리고 우르르 쾅쾅!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에 쉽게 묻혀버린 앙앙 대는 안쓰러운 소리….
"…뭐해? "자는데 저것이 시끄럽게 하잖여!"
이건 필시 나랑 해보자는 발칙한 도전이여.
곧이어 다시 번쩍이는 하늘과 동시에 천둥소리가 울리고 백현 강아지의 울음소리가 동굴 안에 울려 퍼졌다. 왈아와오라왕아앙!!!!! 정말 귀여운데 가끔, 아주 가끔 지랄견의 모습을 보여줄 때 마다 당혹스러운 찬열 호랑이였다.
"저건 천둥이라는 건데..." "뭔 둥?" "천.둥" "그게 뭔디?" "저거." "저게 뭔데." "천둥.." "... 시방 너 지금 나랑 싸우자는 것이냐?“
동그란 눈을 순식간에 세모꼴로 세워 부릅뜨는 백현 강아지에게 찬열 호랑이는 아니이... 하고 소심하게 답했다.
"천둥은 그냥 치는 거야.. 결코 너한테 싸우자고 시비 거는 게 아니야." "아니, 난 봤당께? 저 놈의 천둥인지 겸둥인지 내가 짖으니까 따라 짖는 거 못 봤는가!"
'그게 아니고 번개는 구름 안에 있는 입자들이 강한 기류나 힘에 의해서 마찰을 이루고 그게 모여서 땅과 구름 사이에 있는 공기가 절연체역할을 해서 전기를 묶어놓기 때문에 전류가 위아래로 움직여 일어나는 건데, 번개를 따라오는 큰 소리가 천둥이라는 거란다. 그리고 겸둥이는 너고..'
하며 천둥번개의 원리를 설명해주려던 찬열 호랑이는 또 잘난 척 한다고 자그마한 다리로다가 제 앞발을 꾸욱 밟을 백현 강아지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구지 설명하지 않았다. 천둥번개에 맞서 전투모드로 돌입한 백현 강아지가 바락바락 짖는 것을 보며 찬열 호랑이는 생각했다.
'이게 바로... 개, 무식..?'
그래도 난 네가 좋아, 원래 사랑이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거잖아?
동굴 밖을 향해 연신 소리치는 백현 강아지의 뒷모습을 잔뜩 늘어진 채로 보던 찬열 호랑이는 아까 자다 깨버렸던 잠이 마저 오려는지 눈꺼풀이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으으을으르륵꽝꽈까꽝꽝!!!!!!!
마치 지구가 반토막으로 쪼개진 것 처럼 굉장한 소리에 감기던 눈을 번쩍 뜬 찬열 호랑이는 아까까지만 해도 동굴 입구에서 하늘을 향해 앙앙대던 흰 강아지를 찾았다. 그새 사라진 건지 하얀 엉덩이가 보이지 않자, 의문과 동시에 제 배에 폭, 하고 느껴지는 조그만 생물체. 언제 이쪽으로 뛰어 온 건지, 아마 생전 처음 듣는 커다란 소리에 놀랐던 건지 몸을 발발 떨며 제 배에 얼굴을 묻은 백현 강아지.
"백현 강아지. 무서워?" "아니여! 추, 추워서 이러는겨, 추워서!"
오메 추운 거. 이번 겨울은 억수로 춥구먼, 아따 추워라!! 허허허.
유독 추움, 을 강조하며 어색하게 웃는 백현 강아지를 찬열 호랑이가 따스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여름이야." "……."
'시부럴, 개쪽.'
그 뒤로 천둥번개가 한 번씩 찬열 호랑이네 동굴을 방문할 때마다 그 날의 수치스러움이 떠오르는 백현 강아지는 아예 천둥과 맞설 생각 따위 일치감치 버리고 재빨리 동굴의 맨 구석으로 들어가 찬열 호랑이의 보호를 받으며 잠들었다고 한다.
|
4페이지 되는 글이었는데
왜케 짧지 땀;;;;
일요일도 거의 다 끝나가는데
월요일 잘 보내세요 빠샤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