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뿌옇다.
몽롱하다.
눈 앞의 모든 것이 환상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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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 몇 달 동안 마약이 보여주는 환각을 즐겼다.
담배나 술처럼, 딱 한 번만 해야지 하고 못 끊다, 남우현을 만나 새 사람이 됬다.
우현은 정말 자상했다.
매일 아침 웃으며 깨워주는 그,
나의 기억의 절반을 차지해버린 그,
너무 예쁜 추억을 쌓게 해준 그가 없었다면 난 구질구질한 약쟁이에 그쳤을 것이다.
오늘은 그와 함께 벚꽃을 구경 갔다.
우현은 미소지으며 말했다.
"성규야, 저기 문 보이지?"
"어디? ...아, 저 학교 문?"
"어! 거기 문 열어봐."
폐교된 학교 체육창고 인 듯한데,
"아 빨리-"
깜짝이벤튼가 하고 문을 열었다.
앞이 뿌옇다.
몽롱하다.
모든게 다, 모조리 다 환상이었나보다.
그와 함께한 5년의 시간도,
우리 사랑도,
...벚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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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감이 나를 안았다.
꼭 안고 놓아주질 않는다.
"우현..."
어딨어, 남우현.
"남우현...!"
울고 싶다.
기댈 데는 없었다.
내가 유일하게 현실의 쓰라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남우현..."
남우현인데.
넌 왜 그냥 허상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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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할거다.
자살하면,
내 의식은 사라질 거고,
사후세계가 있다면,
또 남우현을 만들어내면 된다.
"보고싶어.. 우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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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김성규 또 약하네."
5년 전 성규를 만났다.
이 남우현이 약쟁이새끼인 성규를 도와줬는데,
어쩌다 사랑까지 하게됬다.
그런데 쟤는 5년동안 잘 참아놓고 갑자기 마약이람.
방에서 자다가, 성규를 보러 나갔다.
"성규야- 김성ㄱ.. 김성규?!"
방금 저 창문에서 떨어진게 뭐야.
김성규.
김성규.
"김성규!!!!"
창문을 내다봤다.
눈이 마주쳤다.
성규가 울었다.
눈물이 땅에 닿는 동시에,
쾅-
성규도 닿았다,
닿아서... 바스라져 버렸다.
성규는 자기도 모르게 마약을 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우현과의 추억이 성규 앞에 구현되었죠. 그러다가 그것이 사라지자, '아, 우현이는 다 환상이구나.' 이렇게 생각하고 자살. 알고보니 우현이는 현실에 존재하고 사귀고 있었어요. 성규가 떨어지다 우현이와 눈이 마주쳐 그제서야 깨닫고 살고싶어하지만, 결국 죽음.이해못하시겠다면 여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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