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서큘레이션!
:내 사랑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아.
D
- 순영 선배... 민규... 혹시 정신연령이 7세?
"여기서 이걸 반대쪽으로 옮기는게 더 좋을 거 같은데..."
"아, 그래?"
조별과제만 지금 몇 시간 째 하는 중이다. 왜 다들 조별과제를 극혐하는지 알겠다. 순영 선배는 민규와 석민이로 인해 얼떨결에 옆에서 쉬고 계신다. 내가 순영 선배였음 좋겠다. 열심히 조별과제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페 카운터에서 일하던 언니가 이쪽으로 오셨다. 시끄럽다고 내쫓거나 그러진 않겠지. 괜히 심장이 콩알만 해져서 옆에 석민이 손가락만 꼭 잡고 있었다.
"저희 문 닫을 시간 다 됐는데..."
"아, 그래요?"
첫 번째 난관에 도착했다. 과제는 내일 모레까지인데... 아무 말도 안 하고 그저 셋만 쳐다보자 민규가 벌떡 일어서더니 폭탄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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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봉이 집 가자."
**
그렇게 해서 지금 우리 집엔 처음으로 남정네 셋으로 가득찼다. 내가 허락도 안 했는데 왜 지들끼리 좋다고... 한숨을 쉬며 현관문 밖에 셋을 나두고 집 안을 빠르게 치웠다. 후줄근한 트레이닝 복, 어질러진 화장품들, 또 널려져있는 속옷... 들까지 구석에 박아두고선 안으로 들였다. 여자 자취방은 처음이라며 호들갑 떠는 민규와 그런 민규를 보고선 진정하라는 석민이. 그리고 유심히 내 집을 구경하는 순영 선배까지. 참, 반응도 다양하다.
"얼른 시작 안 하면 내쫓아 보냅니다..."
"어, 시작해야지!"
"그래, 시작하자."
탁자 위로 석민이가 노트북을 놓고선 방금 전까지 만들던 발표 자료를 창에 띄었다. 우리 집에 컴퓨터가 하나 더 있는데, 그걸로 나머지 조사할까?라고 물어보자 석민이는 그게 좋겠다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럼, 방에서 하는게 좋지. 민규랑 석민이를 방에 들이고 컴퓨터를 킬려고 했는데, 어느세 순영 선배가 컴퓨터를 키고 내 바탕화면을 구경 하고 있었다...? 내 바탕화면 내 고등학생 때 사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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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떡해... 너무 귀여워. 야, 김민규, 이석민 일로 와봐."
"헐, 미친. 이게 뭐야."
"... 대박."
셋 사이가 이렇게 좋았던가... 순영 선배는 내 바탕화면 속 얼굴을, 아니 모니터를 천천히 쓰다듬었고, 민규는 옆에서 만지지 말라며 순영 선배의 손을 치웠다. 저 둘에 비해 조용한 편인 석민이는 나와 바탕화면 속 날 번갈아봤다. 왜, 뭐가. 언짢은 마음에 순영 선배와 민규를 컴퓨터 모니터에서 떨어지게 하고선 인터넷을 켰다. 지금이 훨배 예쁜데, 왜 저렇게 좋아하는거야. 인터넷을 키곤 의자에 앉으니 누군가가 내 머리를 쓰다듬는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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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충분히 예뻐. 지금도, 예전도. 앞으로도 그럴 거고."
얼굴이 붉어졌다. 석민이가 나한테 직접적으로한 스킨쉽은 처음이라서. 세상에. 자꾸만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역시, 난 모솔이나보다. 이성끼리의 사소한 맞닿음이 있으면 그것때문에 얼굴이 붉어진다. 컨트롤 할 수가 없다. 얼굴이 너무 붉어진 거 같아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니 석민이는 옆에서 웃으며 내리라 한다. 고개를 저으니 아쉬운 듯 탄식을 내뱉는다. 이게 도대체 왜 아쉬운건데... 이런 우리 둘의 모습을 본 건지 순영 선배와 민규가 우리 둘을 떼 놓는다.
"뭐야, 너희 둘..."
"이석민 진짜."
마찰음이 짧게 들리며 석민이가 웃으며 하지마라는 소리가 들린다. 손가락 틈 사이로 보니 민규가 석민이를 약하게 툭툭 치고 있었다. 손을 내리고 목을 가다듬었다. 이러다간, 조별과제 완성도 못하고 내게 생겼으니깐... 순간 정신이 확 들었다. 빨리 안 할꺼야? 내가 말을 하니 다시 내게로 세 남자의 시선이 몰렸다. 정말로, 이렇게 이성에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 건 처음이라 어쩔 줄 모르겠다.
"그래, 해야지."
"맞아, 우리 너봉이가 하자는데 안 하고 뭐하냐? 김민규, 이석민."
"선배는 그냥 입 다물고 계시죠?"
민규가 말대꾸를 하듯 말하자 순영 선배와 민규는 다시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방금전 제 사진 보고 하하호호 웃던 두 분 아니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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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저 새끼가... 보자보자 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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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새끼라뇨. 저도 괜찮은 이름 하나 존재하는데요, 권순영 선배님?"
"석민아, 저기 좀 말려봐..."
"...우린 신경쓰지 말고 하자."
내 손목을 잡더니 석민이는 자리에 앉혔다. 그래, 저 둘 신경썼다간 정말로 조별과제 못 내게 생겼어. 일리있는 말에 고개를 혼자서 끄덕이곤 석민이와 조별과제를 했다. 뭔가 사람 두명밖에 안 빠져나갔는데 수월해진 느낌이다. 아, 두명이면 많은 편인가. 혼자서 사색에 잠겨 생각하다 석민이가 내 시야 앞에 손을 흔드는 바람에 정신이 들었다. 석민이가 내 쪽으로 노트북을 돌려 화면을 보여주니 거의 70퍼센트는 완성한 느낌이 들었다.
"오, 나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무임승차한 느낌이잖아."
"괜찮아. 너보단 저 두 명이 더 안 했으니깐. 아직까지 싸우고 있네."
"유치원생도 아니고..."
고개를 저으며 하던 과제를 마저 하려고 했다. 분명 그랬는데... 배에서 사는 거지때문에. 다시 과제는 중단 됐다.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옆에 있던 석민이는 물론이고 싸우던 둘까지 날 쳐다봤다.
"뭐... 뭐가! 요... 배 고플 수도 있지."
괜히 찔린 내가 말하니 셋이 동시에 웃음을 터트렸다. ...? 뭐지. 인상을 찌푸리곤 셋을 번갈아 쳐다보니 이미 민규는 바닥에 누워 포복절도를 한다. 내가 말을 잘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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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웃으면 안 되는데..."
"왜, 왜 웃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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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냥. 이너봉 집에 온 기념으로 이 오빠가 치킨 한 턱 쏜다."
"다들 맛있게 먹어라. 이런 기회 흔치 않으니깐."
권순영 선배 빼고. 민규가 마지막 말을 덧붙혔다. 쟨 왜 사서 고생해... 아니, 왜 사서 일을 만드냐고. 한숨을 쉬며 고양이세수를 했다. 답답한 마음에 탁자에 머리를 박았다. 왜 저래... 김민규. 개미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벌써 말싸움이 또 났다보다. 민규와 순영 선배가 으르렁 거리는게 여기까지 느껴진다. 보이지 않아도 다 알게 됐다, 이젠. 왜 나만 빼냐, 내 마음인데 불만있냐... 등 정말 유치하게 싸운다.
이대로 있다간 치킨 못 먹을 거 같아 일어서서 그 둘 사이로 향하니 둘은 멀뚱히 날 쳐다만 본다. 둘의 양 손을 잡고선 서로의 손깍지를 끼게 했다. 그러니 정말 기겁을 한다, 기겁을.
"뭐, 뭐해?"
"야야, 이너봉 이건 아니지. 내가 왜 이 선배랑..."
"나야말로 존나 싫거,"
"쫓겨나고 싶으면 계속 말하세요."
내 말 한 마디에 분위기가 조용해졌다. 뭔가 내가 너무 멋있어서 나한테 반하겠네. 둘이 서로 손깍지 끼게 하고선 서로의 간격을 좁혔다. 사과해요, 서로. 단호히 말을 하니 둘 다 당황한게 눈에 보였다. 왜 꼭 이렇게 세게 나가야지 말을 듣는지 모르겠다. 이 둘의 모습을 본 석민이가 혼자서 포복절도를 했다. 그래, 석민이처럼 말썽 안 부리면 얼마나 좋냐고. 답답한 마음에 둘을 째려보니 둘은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순영 선배, 제 말 따라하세요."
"어? 어..."
"민규야."
"미, 민규야..."
"내가 진짜 미안해. 정말 미안."
"내가 진짜 미안해. 저, 정말 미... 안."
순영 선배는 땅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순영 선배가 말하는 걸 듣더니 피어나는 웃음을 참을려고 노력하는 민규가 보였다. 어짜피 너도 이렇게 될텐데 왜 웃지.
"민규도 따라해. 순영이 형."
"수. 순영이 형."
"제가 더 미안해요."
"제가 더 미... 미안해요."
"사랑해요."
"사, 사랑... 뭐? 사랑은 좀 아니지!"
그래서 나갈 거라고? 고개를 까닥이며 말하니 민규는 고개를 저으며 아니라고 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혼자서 뿌듯해 고개를 끄덕이고 쇼파에 앉아 민규에게 치킨 어서 시키라고 시켰다. 그러니 민규는 좌절한 표정으로 개미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거 가지고 슬퍼하긴. 앞으로 더 싸우면 더 파격적인걸로 해야겠다. 혼자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있었다. 그러니 내 양옆으로 석민이, 순영 선배가 앉았다. 참, 살면서 언제 이런 일 오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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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봉아 이렇게 큰 집에서 너 혼자 살아?"
"예. 그래서 외롭네요."
"돈은 어디서 났고?"
"돈 모아서요."
배고파서 힘이 없어 대충 대답하니 순영 선배는 시무룩해 있는다. 아니 내가 도대체 어떻게 대해줘야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젓자 옆에서 석민이가 또 푸핫, 웃었다. 얜 잘 웃네. 잘 웃는 것도 좋지. 인자한 마음으로 그저 석민이를 쳐다보니 민규가 쫄쫄 와서는 휴대전화를 내게 들이밀었다. 번호는 알고... 무슨 이유인지 궁금해 민규를 쳐다보니 민규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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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봉아, 반반?"
"야, 너 나랑 잘 맞는다? 치킨은 오리지널로 반반이지."
"역시, 우리 둘은 천생연분이야."
항상 친구들이랑 치킨을 먹을 때면 애들은 특이한 걸 먹었는데 이렇게 오랜만에 반반을 먹게 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민규에게 손을 내미니 민규는 웃으며 네 손을 잡아 위아래로 흔들었다. 이번엔 아무 말 없이 조용했다...
"김민규 손 떼라."
"선배님이 스킨십 하고 싶으시면 하시던가요."
"... 저게 진짜."
그래 왜 시비를 안 거나 했네. 도대체 둘은 왜저러는거야. 내가 뭐가 좋다고 저런 난리를 피는지. 궁금한 건 못 참지만 여기서 '왜 절 좋아하세요?'라고 물으면 그 상태 그대로 저 둘과 어색해니는 사이가 될 거 같다. 둘은 서로 으르렁 거렸다. 둘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스파크가 치는 듯 했다. 굉장히 여기 이 자리가 부담스럽다. 입을 오물거리며 입 안에 가득 자리를 차지한 말들을 뱉고 싶었다.
"하고 싶음 하시던가요."
"야 김민규, 그만해. 선배님도 그만하시고요. 너봉이 표정을 보시라고요..."
"아니, 그래도 쟤가 자꾸,"
"도대체 둘은 내가 뭐가 좋은 거에요?"
... 그래, 모두들의 사고회로가 멈춰진 듯 둘은 벙찐 채로 날 쳐다봤다. 이 입에 대수지...
++)) 번외
"저 잠시 화장실 좀!"
"어, 그래. 갔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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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김민규. 너 왜자꾸 기어오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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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 오른다뇨. 말이 심하시네."
"전 단지 너봉이가 좋아서 한 행동들인데 화내신 건 선배님 쪽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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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으면 그만하지?"
"계속 치근덕대는 거 보기 안 좋다고, 새끼야."
"저 왔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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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어떡해. 너봉이 왔는데... 말려야 하나.'
'근데 너봉이가 다 들었을지 않을까...'
***
☆ 암호닉 분들 ☆
느림의 미학 이지훈 오빠 고양이의 보은 봉1 뀨둥 세븐틴틴틴 8월의 겨울 귤 맛있어 진투
96 열시십분 쿠조 라온 ZZU참깨 꾸엑 코코몽 늘보 순영맘 뿌밀 호찡 눠예쁘다 온니밍구 내일
사실 너봉이는 다 알고 있었답니다... (번외에서 부터...)
그리구 정말 늦어서 죄송해요 9ㅅ9 입이 백 개라도 할 말이 없네요...
현생에 치여서 글을 쓸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고 요즘따라 글이 잘 안 써지더라구요.....
항상 봐주시는 분들 넘 감사해요 ㅜㅜ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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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덮으려고 연예인들 무더기로 기사가나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