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나른한 열기가 허리께를 간질였다. 나는 눈을 뜨지 않은 상태 그대로 음력 날짜를 헤아렸다. 아, 빌어먹을. 오늘은 보름달이 뜨는 날이었다. 이런 날 방문을 잠그지 않고 잠이 든 건 내 인생 최대의, 그리고 최고로 많이 저지르는 실수였다.
"전정국, 손 떼."
허리를 슬슬 문지르던 손이 못 들은 척 엉덩이 바로 위쪽을 은근히 스쳤다. 이 똥개 새끼가, 욕설을 뱉으며 눈을 떴다. 싱글싱글 웃고 있는 전정국의 얼굴이 보였다. 놈의 눈에서 진득한 욕정이 떨어져 내 얼굴을 적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덕분에 숨이 턱 막힌 나는 곧장 놈의 허리를 향해 다리를 휘둘렀다. 역시나 전정국은 호락호락 맞아 주지 않았다. 날렵한 몸놀림을 선보이며 내 다리를 붙잡은 녀석이 천천히 다리를 쓸어내렸다. 일반인보다 조금 높은 체온이 허벅지까지 간지럽게 타고 내려왔다.
"죽여버린다."
"쳇, 말똥말똥해졌네."
전정국이 입맛을 다시며 내 위에서 내려왔다. 놈은 영악하다. 내가 잠에서 완전히 깬 이상 원로님의 말씀대로 전정국과 교미하지 않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반항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어떻게든 어른들에게 알려져 지금의 동거 생활도 끝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는 수 없지."
조금 더 기다리는 수밖에. 전정국이 방을 나서기 전 한 번 더 나른한 눈길을 던졌다. 그 눈을 마주한 나는 문득 허리가 저릿해지는 불쾌한 느낌을 받았다. 빌어먹을.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다시 침대 위에 누웠다. 그래, 어차피 카운트다운은 진행 중이었다.
전정국이 성년이 되는 올해 9월 1일, 나는 전정국과 짝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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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재결합 하자는 남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