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수호] 봄을 품은 그대가
"김종인. 오늘부터 종현이 돌봐줄 베이비시터 한분 오실테니깐 그렇게 알아. 오면 2층에 방 하나 내줘."
아직 해가 미처 다 올라오지 못해 거뭇거뭇한 새벽이 벽에 머물러 있을쯤 종인의 어머니는 한마디를 남기고 바쁘다는 듯이 손목에 찬 명품 헤르메스 시계를 툭툭 치며 종인의 얼굴을 쳐다도보지않고 가방을 챙겨 쌩하니 나갔다. 좀 있다 7시정각이 되면 가정부아주머니 한분이 오셔서 죽은 시체처럼 한마디 말없이 밥을 차려놓고 종인의 늦둥이 동생인 종현의 이유식을 대충 챙기고선 가정부 역시 종인의 어머니처럼 아무말도 없이 슉 하고 나가버릴것이다.
늦둥이인 종현이 걱정은 되었던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신경쓰기 귀찮아서인지 숙식제공까지 해가며 비싼 값에 베이비시터를 고용한 어머니가 종인은 마음에 들지않았다. 그 사람 역시 어머니나 가정부처럼 아무말없이 재미없는 사람이겠지. 이른 새벽 종인의 눈에는 졸림이 아니라 지루함이 가득 서려있었다.
오전 강의를 마치고 몇없는 친구 중 한놈인 도경수와 밥을 먹고 집에 도착한 종인의 눈에 대문앞에서 서성이는 한 히끄므레한 물체를 발견했다. 잠시 눈을 굴리며 생각을 하던 종인이 그제서야 저 사람이 어머니가 고용한 베이비시터란 생각을 하고 그에게 다가갔다.
"베이비시터로 오신단 분이?"
"아,네! 그럼 학생이 종인군?"
"네, 맞아요. 들어가세요."
종인이 말과 함께 열쇠를 대자 커다란 대문이 지잉- 거리며 열렸다. 베이비시터란 남자는 신기하다는듯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대며 우와, 우와 라고 연신 감탄사를 내뱉을뿐이었다. 하긴, 신기할만도 하겠지. 어머니 아버지가 집에 쳐바른 돈이 얼만데. 종인은 코웃음을 치며 신기해하는 남자를 내버려두고 먼저 집 안으로 들어왔다.
"종현이 저 방에 있으니깐 나중에 들어가보세요."
"아, 네!"
저 남자는 할 수 있는 말이 아, 네! 이것밖에 없는 건가. 종인이 웃긴듯 소리없이 웃었다. 1층의 계단을 올라 2층의 비어있는 두세개의 방중 자신의 맞은편 방을 그의 방이라고 안내했다. 딱히 큰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단지 그는 종인에게 재미있어보이는 흥미로운 사람이었으니까. 남자는 꽤 넓은 방을 보며 기쁘다는 듯 웃었다.
"참, 제 소개가 늦었죠? 앞으로 여기서 지내게 될 김준면이에요. S대 유아교육과. 이제 졸업반인 25살이에요."
"저는 아시는것같지만 김종인이에요. 같은 학교네요. S대 경영학과 21살 김종인입니다."
+반응 보기에여 흑.. 말 그대로 반응 안 좋으면 ㅃ... 미련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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