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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타엑스 이준혁 김남길 샤이니 온앤오프
뽐이 전체글ll조회 665l 1



나는 지금 인생 최대의 난관에 봉착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혹은 인생 최대의 혼란이라던가. 하여튼 나에게 지금 이 순간이 인생 최대의 위험이자, 혼란이자, 최고의 난관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혼란을 겪을 것이라 상상도 못했던 것이요, 둘째는 내가 이런 혼란을 겪기엔 열여덟은 아직 미성숙한 나이라는 것이었으며, 마지막으로 셋째는 이 혼란을 야기한―아마도―사람이자, 이 혼란의 종착지가 초등학생 때부터 죽마고우인 박경이란 것이었다.




열여덟, 미성숙한 그 나이에 찾아온 혼란이자, 인생 최대의 난관이자, 위험인 그것은 바로 ‘성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지코/박경] 혼란에 대한 짧은 기록

뽐이가 씀.

2013.12.23







“야, 나 네 mp3좀 빌린다?”

“……어, 써.”




옆에서 형이 내 대답에 잠시 움찔했다. 그 이유는 내 mp3가 꽤 고가였고, 그 mp3를 사기 위해 최저 임금도 안 되는 아르바이트를 열심히―좆 빠지게―하고 받은 알바비로 산 mp3라서 내가 소중히 여기는 물건 중 하나였다. 때문에 쉽사리 mp3를 빌려주는 내가 아니기 때문에, 형은 주춤했던 것이겠지. 그러던가 말든가 지금 형의 반응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형이 mp3를 쓰던 말든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머릿속에서는 3가지 글자만 둥둥 떠다녔다. 하나는 인생 최대의 위험이자, 혼란이자, 난관의 중심인 박경이었고, 그 다음은 게이였다. 마지막 하나는 자존심 상하면서 가슴 한 구석이 찌릿하게 저려오고, 아련해지는 감정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너의 진심이라고 말하는 그것이었다.




아, 뉴질랜드에 가 있는 박경이 보고 싶다.




*




날카롭고, 좋지 않은 첫인상에 비해 나는 꽤 서글서글한 성격이었고, 그에 비해 박경은 의외로 낯가림을 타는 편이라 주변에 사람이 많은 편이 아니었다. 딱 제 사람만 두는, 세심하고 조심성이 많은 성격이 박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다른 사람보다 박경과 함께하는 날이 많았고, 나도 그러기를 더 좋아했는데, 그 이유는 그냥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오래 아는 친구가 박경 하나였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기엔 조금 켕기는 구석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평소에 깊게 생각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 여기서 깊게 생각하면 뭔가 좀 그럴 거 같은 느낌이 와서 일지도 몰랐다. 아마 나는 그 때 그런 생각을 했을 때 쯤, 조금만 더 깊게 팠더라면 열여덟 보다 더 미성숙하고, 불완전한 열일곱에 지금 하고 있는 고민과 혼란을 느꼈을지도 몰랐다.


하여튼 나에겐 경은 다른 사람보다 더 편하고, 조금 더 손이 가게 되고, 조금 더 많이 챙겨주고 배려하게 되는, 조금은 특별한 그런 친구였다. 모든 방학 때마다 항상 함께했고, 고3을 앞두고 있는 열여덟 겨울방학 때도 함께하리라 생각했더랬다.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는 이 시기지만, 나는 이번 방학 땐 뭐하고 놀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물론, 박경이랑.




“어? 나 안 되는데.”



이번 방학엔 스키장이나 갈까? 하고 물어봤었다. 갈래? 가 아닌, 갈까? 로 끝을 맺었다. 항상, 늘, 언제나 함께해왔으니, 이번 방학도 그러리라 확신이 베이스로 깔린 질문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박경은 안 된다는 부정의 대답을 했다. 지호는 조금 당황했더랬다. 처음으로 같이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꽤 놀랐기 때문이었다. 또, 그 이유 때문에 놀라서 더 놀랐고. 나는 마치 같은 반 여자애들이 된 기분이었다. 자존심 상하지만, 섭섭하고 하여튼 그랬다. 특히 그걸 아무렇지 않게 쿠키런이나 하면서 대답하는 박경의 무성의한 태도에 더 섭섭했고. 그러나 자존심 상하는 이 사실을 티 낼 만큼 바보도 아니었고, 그러고 싶지도 않아서 나도 똑같이 무성의한 태도로 물었다. 온 카톡도 없는데 괜히 카톡에나 들어가서.



“왜?”

“뉴질랜드 가.”

“……어디?”

“뉴질랜드.”



예상외의 대답이었다. 뜬금없이 뉴질랜드라니.



“왜?”

“우리 누나가 거기에 있잖아. 방학 때 영어나 배우라고 엄마가 갔다 오래.”

“그래서, 가게?”

“가야지, 뭐.”





아, 죽었다. 박경의 손에 쥐어져 있는 스마트폰 화면에는 이번 판에서 기록한 박경의 점수 화면으로 바뀌었다. 박경은 쿠키런을 끄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면서 아무 말 없는 나를 툭툭 쳤다.



“너 왜 그래?”




그냥, 네가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길어봐야 근 한 달간 보지 못하는 건데, 괜히 아쉽고, 섭섭하고, 그랬다. 마치 연인을 유학길에 보내는 여자애처럼. 아무튼 박경을 대상으로 처음 느껴본 감정이라 조금 당황했더랬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뭐? 다음 주 월요일?”



다음 주 월요일이면 바로 내일 모레였다. 아니, 넌 무슨 그런 얘기를 바로 이틀 전에 말하냐?



“얼마나 있다 와?”

“글쎄. 엄마는 방학동안 있길 바라는 거 같은데, 모르지 뭐. 내가 거기 지루해서 그냥 올 지. 누나 말로는 거기 한국인들도 없는 강촌이라더라. 완전 재미없대.”

“그럼 방학 끝나고 개학해서야 보겠네.”

“엉. 아마도? 그래도 거기 아무것도 없대서 진짜 심심할 거 같으니까, 카톡 좀 많이 보낼게. 그걸로 엉아 보고 싶어도 좀 참고.”

“와이파이 터져?”

“뭐, 집은 터지지 않을까?”




‘그러나 카톡 좀 많이 보낸다.’라고 말했던 박경은 뉴질랜드에 도착해 ‘이제 뉴질랜드 도착’이란 카톡 이후로 1주일동안 깜깜무소식이었다.




*




뉴질랜드 도착했다는 카톡에 답장을 했으나, 박경은 확인도 하지 않았고, 답장도 하지 않았다. 처음엔 뉴질랜드 재미없을 거라더니, 재미 좀 보나보네.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에는 무슨 일 생겼나? 하고 걱정. 그 다음엔 카톡 알림음만 들리면 후다닥 달려가 휴대폰을 확인하는 내 자신이 초라해지고, 나를 초라하게 만든 박경에 대한 약간의 화. 그 다음엔 괜한 짜증. 마지막으론 현재 지금 상태에까지 이르렀다. 연락이 두절 된 지 1주일이 되자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밥을 먹을 때도, 게임을 할 때도, 다른 애들과 놀 때도, 영화를 볼 때도, 버스를 탈 때도, 무한도전을 볼 때도, 잠을 자기 직전에도, 심지어 꿈속에서도 박경이 보고 싶단 생각은 아주 약간의 틈이라도 보이면 그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한번 들어오면 비켜날 생각을 하질 않았고, 때문에 하루 종일 박경이 보고 싶단 생각만 하고 사는 거 같았다. 더 비참하고, 우울한 건 그런 박경에게 전화라도 올까봐 모든 전화를 짧게 하거나, 나중으로 미룬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그 생각의 끝은 ‘내일 그냥 내가 전화를 해보자!’였다.



그리고 박경에게 내가 전화하려던 그 ‘내일’에 전화가 왔다.




*



-뭐함?

“…나 그냥 있지.”

야, 너는 뭐 하기에 카톡도 안 보냐! 하고 소리를 지르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괜히 자존심 상하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혼란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거 같아서.

-방학인데 공부는 좀 했냐?

“방학이니까 공부는 안 했지.”




네가 그렇지 뭐. 키들거리는 웃음소리가 뒤이어 따라 들려왔다. 오랜만에 듣는 박경의 목소와 가벼운 놀림이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괜히, 막…….



“너는 거기서 뭐 하기에 카톡도 확인을 안 해.”

-야, 여기 와이파이가 안 터져! 심심해 죽겠어! 데이터도 여기 오기 전에 한국에서 다 써서 심심해 죽겠다.

“너 쿠키런 순위 밀렸더라.”

-아! 그럴 줄 알았어! 누가 1등이야?

“김유권인가? 몰라, 기억 안나.”

-아, 미친 그 오덕새끼.

“잘 지내냐?”

-어. 근데 너무 무료해, 여기.

“여기도 좀 심심해.”

-내가 없어서~?

“뉴질랜드에서 마약하냐?”

-나한테 이러지 마라. 나 그래도 울 부모님 다음으로 한국에 전화 건 사람이 네가 처음이야.




아씨, 나 지금 좀 두근거린 거 같은데.

……좆됐네, 우지호.






/

그냥 뉴질랜드로 떠난 박경과 그런 박경을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고,
그러면서 약간의 정체성의 혼란 및 친구관계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되는 그런 귀여운 우지호를 쓰고 싶었어요.
간만에 가벼운 내용을 써서 그런지, 술술 잘 써지네요.
약 30분만에 썼음 ㅎ.ㅎ
물론 검토는 안 했구요 ;ㅂ;
오타나 이런거 수정할 곳 있으면 지적해주시길 바라요.
(볼 분이 얼마나 있으려나..)
여튼, 지금 이 컨디션이면 더 이어서 쓸 수 있을법도 한데, 지금 시간도 시간이고
너무 늦어서ㅠ_ㅠ 졸려요...피곤하고...
다음에 다시 쓰게 되면 이어서 올리도록 할게요 :)
모두들 긑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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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뭔가 설레요 ㅠㅠㅠㅠㅠㅠㅜㅠㅠ설레면서 진지하게 고민할 지호를 생각하니까 슬ㄹ퍼질거같기도하고 ㅠㅠㅜ흡 좋네요 잘읽고가요 ㅠㅠㅠ
10년 전
독자2
어유ㅠㅠㅠㅠㅠㅠㅠ장난스러운 경이도 혼란스러운 지호도 ㅇ둘다 너무이쁜듯ㅠㅠㅠ
10년 전
독자3
헐 뭔가 설레고 좋네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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