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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예요!


이번에는 인블뤼테가 아닌 다른 내용으로 인사드리게 되었네요 :)

지코x재효, 지코가 뱀파이어인 이야기입니다.

예전에 묵혀놓았던 조각이었는데, 단편으로 짧게 쓰고 올리는 거랍니다.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D !!


아, BGM은 왠지 글 읽는데에 방해가 될 것 같아 깔지 않아요 :)




도시에 첫 발을 내딛는 그 순간부터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했다. 눈이 내리는 덕분인지 도시의 첫인상은 꼭 얼어붙은 것처럼 딱딱하고 차가워보였다. 밖으로 나와 캐리어를 옆에 세워두고 가만히 멈춰선 채 이리저리 둘러봐도 돌아다니는 사람은 없었다. 날씨 때문인가… 왠지 싸한 느낌에 재효는 자신의 손을 부비적거리다 입에 가져가 입김을 후-하고 분 뒤, 캐리어의 손잡이를 단단히 잡고 오늘부터 머물기로 한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오랜 시간 휴식을 가질 겸 선택한 유럽여행이었다. 메일로 날아온 숙소의 위치를 프린트로 뽑아 들고왔지만 비슷해보이는 길과 건물들 때문에 헤매이기만 2시간째였다. 여행의 설레임은 길을 헤매던 그 순간부터 이미 부서진지 오래. 장시간 비행기를 타고 온 탓에 급작스럽게 피곤이 밀려오는듯해 재효는 그만 서있던 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금방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는 힘들 것 같아 어느 벽에 캐리어를 기대 세우고는 등판삼아 앉아 다리를 쭉 펴고 그대로 편안한 자세를 취한 채 눈을 감았다.




툭,


누가 건들이는 느낌에 슬쩍 눈을 뜬 재효는 눈 앞에 바짝 다가와있는 얼굴에 정신이 번쩍듦과 동시에 속쌍커플이 진하게 생긴 눈에서 마주친, 마치 거울처럼 재효를 비추고 있는듯한 새까만 눈동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 들어 시선을 회피를 하며 쳐다본 남자의 얼굴은 하얗다 못해 창백한 회색빛 같았다. 남자의 얼굴에 손을 얹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든 재효는 가만히 남자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재효의 앞에 앉아있던 남자가 일어섰다.



남자는 슥- 하며 재효에게 이 손을 잡고 일어나란 듯이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재효가 계속 멀뚱히 쳐다보고만 있자 재효의 팔을 잡더니 단숨에 일으켰다.






##


그의 이름은 지호였다. 왠지 친숙한 이름이다. 한국사람인가? 재효는 궁금했지만, 직접 말해준 게 아닌 ZIHO 라 써진 문패를 보고 난 후에 생긴 궁금증이었기에 뭐라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 그저 지호의 눈치만 볼 뿐이었다. 집 안에 들어서자 차가운 기운이 재효의 몸을 감싸는 것 같았다. 그 느낌을 갖게 한 것은 차갑다고 생각될 만큼 온통 어두운 파란색의 벽지로 도배된 집안이었다. 역시 집은 주인을 많이 닮는다고 새삼스레 깨닫게 된 재효였다.




재효를 부엌에 앉힌 후 지호는 따뜻한 라떼 한잔을 건넸다. 잔을 받아들면서 스친 창백한 손은 생각했던 것만큼 시리지는 않았다. 커피 한 잔에 길을 잃은 것 따위는 금방 잊어버린 재효가 싱긋 미소지으며 지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고마워요."


"쉬세요."




아, 저기요. 재효는 고개를 까딱이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려는 지호를 불러 세웠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지호."


"한국사람인가요?"


"고향이예요."


"저 데리고 와주신 이유가…?"


"추워보여서. 다 마셨으면 손님방으로 들어가 한숨 주무세요."


"네?"


"갈 곳 없으면 여기서 지내셔도 됩니다."





추워보여서? 갈 곳 없으면? 불쌍한 사람보는 듯한 말에 살짝 자존심이 상하는 듯 했으나 그래도 지내게 해주는게 어디냐 싶었던 재효는 방에 들어와 포근한 침대에 몸을 뉘였다. 잠이 든지 얼마 되지 않아 끔찍한 꿈을 꿔버렸다. 여전히 심장이 두근대고 식은땀이 흐르는 듯 했다. 티는 이미 땀에 푹 쩔어 몸에 달라 붙어 있었다. 재효는 꿈의 내용을 다시 떠올리기도 끔찍하다는 듯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지만 눈 앞에서 본 것마냥 생생하리만치 되새겨지는 꿈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예전부터 자주 꾸던 꿈이긴 했다. 한달에 한번은 꼭 꾸던 꿈. 그래서인지 시작은 익숙했다.


꿈 속에서 재효는 한 남자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 남자는 누군가의 목에 고개를 박은 채 한동안 고개를 들지 않고 있었다. 지금까지 꾼 꿈의 내용은 항상 여기까지였기에 대수롭지 않게 넘겼었다. 그러나 지금 꾸는 꿈은 그게 아니었나보다. 한참 고개를 들지 않던 남자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꿈 속의 재효와 고개를 든 남자의 눈이 허공에서 마주쳤다. 지호…! 지호의 입가에는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었고, 겁에 질린 재효는 발을 떼 도망가려 했지만 움직이지 않는 발로인해 굳어 있었다. 지호는 겁에 질린 재효에게로 걸어, 아니 뛰어왔다. 쿵- 심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음과 동시에 꿈에서 깨고 말았다.




그 때 문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여전히 꿈의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던 재효는 겁에 질려 이불을 머리끝까지 푹 덮어 썼다. 달칵- 문이 열리고 재효가 잠들어 있는 걸 확인했던건지 곧바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머리끝까지 덮힌 이불로 숨이 막힌 재효는 숨을 쉬기위해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그런데, 침대 끄트머리에서 자신을 쳐다보는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는 듯 했다. 지호였다. 망했다. 재효는 몸이 덜덜 떨려왔다. 나도 이제 끝인건가, 꿈에서의 장면처럼 목을 물어뜯기겠지.




겁에 질려 눈을 꼭 감은 재효의 이마에 차가운 손끝이 닿아왔다. 한기까지 느껴지는 손은 재효의 땀을 닦아주기라도 하는 듯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였다. ……? 뭔가 이상했다. 재효는 눈을 살풋 뜨고 지호를 쳐다보았다. 울음기가 서린 듯한 지호의 표정은 재효에게 가슴 한 구석을 찌르는 아픈듯한 느낌을 받게 했다. 손을 뻗어 지호의 시린 손을 잡은 후 지호와 다시 눈을 맞춘 재효의 귀에 지호의 목소리가 날아 들어왔다.





"지켜줄게."





단 네글자였지만 그 네글자로 인해 재효는 눈물이 왈칵 치솟았다. 이유는 모른채 눈물이 나는 재효는 창피함에 고개를 숙였다. 차가운 지호의 손이 재효의 턱끝에 닿았고, 지호는 재효의 고개를 들어올려 입을 맞추었다. 손이 차가운 것에 비해 입술은 따뜻했다. 흘린 땀과 눈물들로 몸에 열이 오른 재효는 지호의 차가운 몸을 꼭 끌어안았다. 입술이 열리고 지호의 혀가 들어와 여기저기 건들여대다 금새 빠져나갔고, 아쉬워하는 듯 지호의 입술을 따라오던 재효의 입술에 지호는 마무리로 버드키스를 살짝 했다. 




###


지호와 그 일이 있은 후 재효에게 급격하게 생긴 변화가 하나 있다면 차갑고 쌀쌀맞아 보이던 지호에게서 편안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나른한 오후, 햇빛이 들어오는 거실 쇼파에 서로에게 기대앉아있던 재효는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왜 너에게 이토록 편안함을 느끼는 걸까?"


"내가 널 지켜줄 거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있어서가 아닐까."





그날 밤, 지호는 재효를 끌어안은 채 미안하다 수없이 얘기했다. 전생에 널 지켜주지 못했다고. 눈 앞에서 다른 뱀파이어에게 숨이 끊어지는 재효를 자신은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고. 그 후 지호는 미치광이처럼 행동을 했다고 했다. 재효를 죽인 뱀파이어에게 복수는 물론, 예전에는 세상의 쓰레기라고 불리던 범죄자들만 골라 흡혈하던 것도, 지호의 세상에서 재효가 사라진 후 눈 앞에 사람이 보이면 보이는 대로 목에 입술을 갖다 댔다고. 지호는 그런 자신에게 혐오감을 느꼈고, 혐오감을 느낀 그 순간부터 집안에 갇혀 살았다고 했다.




몇 년 만의 외출인지, 아니 몇 십년 만의 외출일지도 몰랐다. 정신을 차렸을 때, 창 밖에는 눈이 내려 세상이 하얗게 보였고 그 하얀색의 깨끗함이 자신을 씻겨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집 밖으로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지호는 발견했다. 자신의 집 담벼락에 기대 잠이 든, 전생을 꼭 닮은 재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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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어이구 ㅠㅠㅠㅠㅠ 지호와재효가 현생에서라도 만낫우니 다행이에요 ㅠㅠㅠㅠ
11년 전
독자2
헐 대박...짱재밌어요 ㅜㅜㅜㅜㅜㅜ 뒤는 없을까요 작가님 ㅜㅜ?
11년 전
독자3
아 금손이다 금손 와 딱 내스타일ㅠㅠㅠㅠㅠㅠㅠ신알신 합니당 더 주세요 더 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독자4
재미ㅛ어요ㅠㅠㅠㅠ
11년 전
독자5
재밌게잘읽었어요!!!!!ㅋㅋㅋㅋㅋ
11년 전
독자6
아련돋아요ㅠㅜㅜ신알신하고가요!
11년 전
독자7
으아.....이거 연재해도 손색 없겠는데!! 단편으로 너무 잘 쓰셨어요ㅠㅠ염치없지만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일상같은 에피도 보고싶다ㅠㅠ 글 올려주셔서 고마워요^^
11년 전
독자8
헐 단편인게 아까울정도로 대박이네요ㅠㅠㅠㅠㅠ작가님진짜 금손이신듯 ㅠㅠㅠㅠ
11년 전
독자9
우와...단편이라서 뭔가 더 좋은것같아요!! 약간 여운이 남으면서..작가님 잘보고갑ㄴ다ㅎㅎ
11년 전
독자10
와 단편인데 ㅠㅠㅠㅠㅠ 꽉찬느낌 ㅠㅠㅠ 잘보고갈게요!!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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