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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클로스 전체글ll조회 2314
이 글은 주인공이 누군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좋아하시거나, 이 글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커플링을 글에 대입해 읽어주세요.    

   

   

   

   

[메리크리스마스]   

   

   

언제나 그렇듯이 이모티콘 하나 없는 단조로운 내용의 문자였지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12/25 0:00   

   

미리 내용을 입력해놓고 자정이 되기까지 기다리며 시계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을 귀여운 그녀는 지금쯤 무얼하고 있을까? 문득, 그녀와 통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 듣고싶어]   

   

   

문자를 막 전송하고 홀드를 누름과 동시에 전화가 왔다. 우리가 전화를 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대부분 문자로 연락을 주고 받았고, 그 조차도 지극히 형식적이고 일반적인 내용들이었으며, 자주 연락을 주고 받는 편도 아니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크리스마스 날이면 그녀는 항상 나에게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나 역시 같은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러면 지금처럼 이렇게 우리는 할 말도 없으면서 무턱대고 통화를 시작했다. 때로는 우리가 과연 통화를 해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사이가 맞는지 의구심이 들기도 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서로 안부를 묻고 전화 통화를 하는 헤어진 연인이라.  한 번은 그녀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내 문자를 무시하지 않고 나에게 전화를 거는 이유가 뭐냐고.    

   

"그냥 목소리 듣고 싶어서"   

   

그녀의 대답에 나는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서로의 목소리를 그리워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이유로 그 후로도 우리는 계속 이 짓을 해왔다.    

   

"여보세요?"   

   

".........."   

   

"잘 지냈어?"   

   

"응. 너는?"   

   

"나도 잘 지냈지."   

   

"너는 목소리도 그대로네"   

   

"일년만에 변하겠니"   

   

"그런가...."   

   

"시간 참 빠르다. 우리 벌써 내년이면 서른이야."   

   

"너도 이제 늙으려나"   

   

"아 싫다"   

   

"아냐. 넌 아줌마 되어도 예쁠 것 같아"   

   

그녀의 특기다.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다른 사람 낯간지러운 말을 뱉어 놓고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아 하는 것.    

   

"거짓말"   

   

"진짜야"   

   

"남자친구는 있어?"   

   

"응?"   

   

"남자친구 있냐고...."   

   

"아..남자친구 없어"   

   

"그렇구나"   

   

"너는? 전에 남자친구랑은 아직도 잘 만나는 중?"   

   

"아니. 헤어진지 오래 되었는데"   

   

"넌 올해도 솔로 크리스마스네."   

   

"너도 마찬가지야."   

   

"다행이다"   

   

"뭐가?"   

   

"둘 중 한 명만 솔로 크리스마스가 아니라서어"   

   

마지막 말 끝이 늘어지는게 슬슬 졸린 모양이다. 일이 많아 늘 바쁜 그녀는 분명 오늘도 늦은 밤이 되고나서야 집에 들어왔을 것이다. 이제 슬슬 전화를 끊어야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나 물어볼거 하나 있는데"   

   

"뭐?"   

   

"있잖아, 우리...."   

   

"야 밖에 눈온다."   

   

"......정말이네"   

   

"이제 끊자. 나 이제 졸려."   

   

"그래. 잘자고 내년도 잘 보내"   

   

"너도. 안녕"   

   

"응"   

   

   

   

전화를 끊고 창문 블라인드를 내린 후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꼭 쥐었다. 그녀가 물어보려던 질문이 무엇인지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리고 나의 대답도 이미 결정 되어 있다. 이미 우리는 수차례 이런 식의 대화를 나누어왔다. 이젠 익숙해질만도 한데, 아직도 통화를 할때면 가슴이 울렁거려 담담한척 하기가 힘들다. 아마 침대에 걸터앉아 통화를 했을 그녀는 지금쯤 식탁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방 안에서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울고 있거나.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문자를 보낼 것이다.   

   

[사랑해]   

   

   

   

올해는 괜찮을 줄 알았는데 어김없이 눈물이 나온다. 서른이 되면 그녀와의 통화 후에도 아무렇지 않을까? 언제까지 우리가 이 부질없는 짓을 계속 할지는 모르겠다. 휴대폰을 켜서 타닥타닥 타자를 쳤다.    

   

   

   

[나도]   

   

   

   

전송버튼을 누르고 휴대폰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내년 크리스마스는 부디 올해와 같지 않길 간절히 바라며, 그대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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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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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 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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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허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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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어떤커플링을 넣어도 다어울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ㅜ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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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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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아우 좋아라ㅜㅜㅜ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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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다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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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힝히유ㅠㅠㅠㅠㅠㅠ작ㄴ가니뮤ㅠㅠㅠㅠㅠㅍ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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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헐 대바규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련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1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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