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첫사랑_02
w.피자피자
아침 7시 30분, 창밖이 아직 푸르스름한 시간. 익숙한 알람 소리가 방 안을 메꾸었다. 전날 마셨던 맥주 때문인지 조금 찌뿌둥한 몸으로 잠에서 깨 이불 속을 더욱 파고들었다. 시끄러운 알람에 잠은 깬 지 오래였지만 그 아늑함에서 벗어나기 싫은 잠깐의 투정이었다. 한 십 분 쯤 이불 안에서 꼼지락거렸을까, 머리맡에 놔두었던 휴대폰이 웅웅- 소리를 내며 내 귀를 간지럽혔다. 이른 아침부터 온 뜬금없는 전화에 쌓여있던 피곤함과 짜증이 더해져 난 이불 밖으로 손만 살짝 빼내 발신자를 확인하지도 않곤 수신버튼을 눌렀다.
“네, 서울중앙지검 ㅇㅇㅇ 검사입니다.”
“일어났어?”
익숙한 목소리였다. 딱 듣기 좋은 그의 목소리에 내 입꼬리는 절로 호선을 그렸다.
“응. 근데 일어나기 귀찮아서 누워있는 중. 출근 언제 해?”
“나 지금.”
“벌써?”
“응. 중요한 재판 있어서 미리 가 있으려고.”
“아, 맞아. 잘하고 와.”
“ㅇㅇㅇ.”
“응?”
“나 오늘 재판 끝나고 약속 있어서 같이 못 갈 것 같은데..”
“괜찮네요, 내가 애도 아니고. 얼른 가. 늦겠다.”
“..어, 너도 얼른 일어나서 준비해.”
“네네. 끊는다-”
끊겠단 소리는 내가 먼저 꺼냈지만 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이미 전화는 끊겨있었다. 항상 먼저 끊는 쪽은 내 쪽이었는데 급한 일이라도 있는 것인지 뚝 끊겨버린 전화에 잠시 넋을 놓은 채 화면이 꺼진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이내 8시 정각을 알리는 시계소리가 울렸고 난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출근 준비를 할 수 있었다.
***
“저 왔어요-”
“어어, 왔어? 재판 승소 했다며.”
다들 검찰청이 아니라 법원으로 출근 한 건지 사무실 안엔 소파와 한 몸이 되어있는 재현 선배 뿐이었다. 세수는 커녕 눈도 제대로 못 뜬 채로 나를 향해 손을 뻗어 인사를 건네는 선배였다. 그 뽀얀 피부가 꺼칠해져 버린 것이 또 사무실에서 며칠 밤을 샌 모양이 분명했다. 그런 선배의 모습을 보니 사무실 안이 어째 좀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해 슬쩍 창문을 열었다. 아침의 맑은 공기와 겨울의 찬바람이 섞여 꽤 상쾌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기긴 했는데 생각보다 형 적게 받아서 좀 마음에 걸려요. 어우, 선배 환기 좀 시켜요. 난장판이네 아주.”
“김판사한테 그 정도 형 받아냈으면 잘 한거지 뭐. 수고했어.”
“선배 또 여기서 밤 새셨어요?”
“어떻게 알았어?”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선배에 혀를 내두르며 맞은 편 소파에 앉았다.
“선배 모습 보면 딱 답 나오는데요, 뭐. 아침도 안 드셨죠?”
“당연하지. 너 출근하고 깼는데.”
“나가요. 저도 해장해야 되고, 겸사겸사.”
“넌 술도 못 마시는 게 허구한 날 술이냐.”
“안 가실 거예요? 제가 쏠 건데.”
“그럴리가, 나 옷만 갈아입고 가자. 기다려.”
선배는 밥을 쏘겠단 내 말에 시작하려던 잔소리를 멈추곤 두 눈을 반짝이며 급히 이불을 갠 뒤 숙직실로 들어갔다. 난 그런 선배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살짝 웃다 이내 책상 위에 이리저리 어질러져 있는 서류들을 대충 쓸어 담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말끔히 옷을 갈아입고 나온 선배와 함께 사무실 문을 잠그곤 식당으로 향했다.
“이모, 국밥 두 개요.”
“ㅇㅇ가 곱배기 안 먹어? 웬일이래.”
능글맞은 말투로 내게 장난을 걸어오는 선배의 정강이를 걷어차자 나를 살짝 흘겨보며 깍두기를 집어 먹는 선배였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맛있게 먹는다는 생각에 미소가 새어나와 나 또한 젓가락을 들어 깍두기 하나를 입에 넣었다.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과 시원함이 살짝 남아있던 잠기운이 폴폴 날아가는 듯 했다.
“술은 또 누구랑 드셨어.”
“친구요.”
“아, 그 이변호사? 잘생긴?”
“선배도 아세요?”
친구라는 내 말에 당연하다는 듯 따라오는 그의 이름이었다. 쟨 분명 변호산데 왜 검찰청 사람들이 다 아는 건가 싶은 마음과 함께 내가 그렇게 붙어 다녔나 싶은 마음도 같이 떠올랐다. 그러나 선배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그저 때마침 나온 국밥에 밥을 말아 한 숟갈 크게 떠먹기 바빴다. 복스럽게도 먹는 선배에 난 고개를 내저으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을 조금 떠먹었다. 목구멍으로 넘어오는 따뜻한 국물이 속을 싹 씻겨주는 느낌에 공깃밥의 반을 뚝배기에 말아 입으로 가져가려던 순간, 덤덤하게 말하는 선배의 목소리에 내 손짓은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알지. 잘생겼잖아. 여자 검사들 그 변호사랑 붙으면 얼굴 보다가 재판 지는 경우도 많다던데. 대시하는 검사들도 엄청 많대.”
“에, 진짜요?”
“그럼 내가 너한테 거짓말 하겠냐? 내가 봐도 잘생기긴 했더라.”
선배에게서 나온 후자의 말은 나에겐 한 번도 들려온 적이 없던 이야기였다. 대시하는 여검사라니. 상상이 가지 않았다. 내가 본 이제노 옆의 여자는 대학 시절 가볍게 만나 얼마 가지 못했던 애인 한 두 명, 이모가 끝이었다. 그런 그에게 대시하는 여자라니 상상이 가지 않았을 뿐더러 엄청 많다는데 왜 나에겐 한 마디도 하지 않은 건가 하는 의문도 함께 들었다. 왠지 모를 배신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익숙지 않은 마음도 살짝 곁들여졌다.
“표정 좀 풀지?”
“제 표정이 뭐 어때서요.”
선배는 입술을 쭉 내밀다 휴대폰 화면을 내게 들이밀었다. 검은 액정으로 비친 내 얼굴은 어딘가 불만에 가득 차 있는 표정이었고 선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도로 국밥에 열중했다. 이에 나도 볼에 바람을 한 번 넣어 부풀렸다 숟가락을 들어 열기가 살짝 남아있는 국밥을 먹었다.
“어, 저기 이변 아니야?”
“걔 법원 갔을텐데,”
국밥을 반 쯤 먹었을 때였다. 뜬금없이 그를 찾는 선배의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번쩍 들었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온 건 그가 맞았다. 더불어 웬 여자도 함께 말이다. 처음 보는데, 로펌 신입이라도 되나. 여자는 하얗고 여리여리 한 게 남자들이 이상형으로 손꼽을 만 한 그런 비주얼이었다. 난 다정한 모습으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거의 얼굴을 뚝배기에 박다 시피 해 남은 국밥을 떠먹곤 겉옷을 챙겨 식당을 빠져나왔다. 뒤에서 날 부르는 선배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분명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도 그저 제 앞에 앉은 여자와 히히덕거리는 그에게 드는 익숙지 않은 감정에 꽤나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사무실로 돌아와 컴퓨터 본체의 전원 버튼을 꾹 누르곤 책상에 엎드려버렸다. 감정이 왜 이리 혼란스러운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책상 유리의 차가운 촉감이 볼로 느껴졌다. 컴퓨터 가 켜짐을 알려주는 로딩 소리에 힘없이 고개를 들어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이어 바로 뜨는 배경화면을 잠시 바라보다 해맑게 웃고 있는 화면 속 그의 모습에 도로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 때, 책상 위로 올라온 두꺼운 파일과 하얀 손에 고개를 올려 손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어, 수사관님. 언제 출근하셨어요?”
“20분 전 쯤에요. 그거 어제 이검사님이 퇴근하시면서 ㅇ검사님 드리라고 하시던데요? 사건 파일 같던데.”
“이민형이요?”
“네.”
“또 지 사건 나한테 넘긴 거 아닌 가 몰라. 아무튼 감사해요!”
수사관님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보이며 카페 좀 다녀오겠다며 사무실을 빠져나가셨고 난 파일을 대충 훑어 보다 아직 마무리 짓지 않은 보고서가 떠올라 파일을 구석으로 밀어놓곤 한글 파일을 열었다.
밀려있던 보고서들을 한꺼번에 쓰다 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고 난 완성 된 파일들을 유에스비에 옮겨 챙기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옷걸이에 걸려있던 코트를 팔에 걸치곤 휴대폰을 확인하자 거짓말처럼 깨끗했다. 원래 내가 퇴근 할 시간이면 그는 아무리 바빠도 문자 한 통 정도는 와 있었는데, 지금의 내 휴대폰은 그저 시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괜히 싱숭생숭한 마음에 휴대폰을 코트 주머니에 쑤셔 넣곤 주차장으로 향했다.
항상 집으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터 안은 그와 함께였는데 거울에 비친 사람은 한 명 뿐이었다. 멍하니 거울 속의 나를 응시하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다 도착 소리에 한숨을 내쉬며 집 앞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
적적한 기분을 없애려 티비를 틀자 조용했던 집안에 조금 생기가 도는 듯 했다.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던 내 손은 한 채널에서 멈추었다. 예전에 꽤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였다. 소꿉친구가 연인이 되는 그런 흔하디 흔한 클리셰를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잘 풀어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에 배우들의 좋은 연기실력까지 더해져 인기를 끌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하필 다른 명장면을 다 제치고 짙은 키스를 나누는 장면이 방영되는 것인지. 평생을 친구로 살아온 그들이 저런 스킨십을 하며 사랑한다는 달콤한 말을 주고 받는 모습이 내겐 설렘 이전의 신기함이 더욱 컸었다. 분명 저 드라마를 처음 봤을 땐 그랬었는데, 왜 다시 본 지금은 설렘이라는 감정이 더욱 큰 것인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었다.
극이 진행되면 될 수록 자꾸만 겹쳐 보이는 그의 모습에 난 계속해서 고개를 내저어야 했다. 싱숭생숭, 그 단어가 지금 내게 알맞은 단어였다. 이 싱숭생숭한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은 당사자라 털어놓지도 못할 뿐더러 무슨 약속인지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고 결국 내가 내린 결정은 ‘찬바람이라도 맞으면 좀 괜찮아 지겠지.’ 였다. 결정을 내리면 즉시 실행하는 타입인 난 패딩에 몸을 끼워 넣어 밖으로 향했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아 연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그와 마주했다. 예상 외의 만남에 그도 나도 놀란 티를 적잖이 내고 있었다.
“어디 가?”
“이제 와?”
첫 마디는 그였고, 두번째는 나였다.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 동시에 입이 열렸고 둘의 목소리가 맞물렸다. 아, 조금만 더 기다리다 말 할 걸. 분위기를 풀려는 의도로 꺼냈던 서로의 안부를 묻는 목소리는 도로 각자의 목구멍을 찾아 들어갔고 결국 복도는 또 다시 적막이 흘렀다.
“..어디 갔다 왔어?”
“어, 나 회식. 신입 들어와서.”
“아, 신입-”
아까 낮에 봤던 그 여잔가. 내 머릿속에서 다시 재생되는 식당에서의 둘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잠시, 옅은 알콜 냄새가 풍겨오는 그가 내 눈 앞에서 손을 두어번 흔드는 모습에 다시 정신을 차리곤 대화를 이어나갔다.
“너 이 밤중에 어디 가냐니까.”
“나 산책하러. 왜, 같이 가주게?”
“같이 가줘?”
“됐네요. 이틀 연속으로 술 마셨으면서 안 힘드냐. 얼른 들어가서 쉬어.”
난 그의 대답을 듣지 않곤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멍하니 날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문이 서서히 닫힐 때까지 그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1층입니다- 하는 여자의 나긋한 목소리에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넘기며 차가운 공기가 가득한 복도로 발을 내딛었다. 내딛자마자 내 하얀 운동화를 가로 막는 검은 구두가 시야에 들어왔다. 고개를 들어 구두의 주인을 올려 봤을 땐 머리가 잔뜩 헝클어진 채 숨을 헐떡이는 그가 있었다.
“..뭐야? 왜 내려왔어?”
“어, 나, 먹을 것 좀 사가려고.”
“방금까지 고기 먹고 온 거 엄청 티나는데 또?”
“그냥 평소에 먹을 간식거리 같은 거, 같이 가자.”
그가 무슨 이유로 여기까지 뛰어 내려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먹을 것을 사겠다는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거짓말을 들켰을 때나 당황 했을 때 나오는 태도를 다 취하고 있으면서 나를 이끄는 그에 의문이 들었지만 내 손목을 잡으며 안 오냐며 부추기는 그 앞에서 차마 가지 않겠다 소리를 할 강단은 없어 그의 손에 이끌려갔다.
밤공기는 차가웠다. 살을 에는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끔 부는 바람이 옷 사이로 들어올 때 마다 느낄 정도였고 우리 사이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놀이터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도 없었고 지나가는 차는 더욱 없었다. 서로의 작은 숨소리와 바람 소리 만이 주위를 맴돌았다. 그 고요한 틈을 비집고 나온 소리는 다름 아닌 그가 팔을 쓱쓱 쓰는 소리였다. 갑작스러운 소음에 고개를 돌리자 달랑 수트만 빼 입은 그가 보였다. 쟨 이 날씨에 코트는 엇다 버리고 온거야.
“안 추워? 코트는 어디 갔어.”
“아, 그거 아까 신입,”
“신입?”
난 분명 코트의 행방을 물은 것인데 왜 그의 입에선 신입 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지. 예상 외의 단어에 내 미간엔 살짝 주름이 졌다. 신입? 하며 되물어 보는 나에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그저 날 바라보았다. 잠시 서로의 눈을 마주하다 내가 먼저 발을 떼자 그도 함께 떼어 내 또 다시 말없이 나란히 길을 걸었다. 진짜 그 신입 변호사랑 만나기라도 하는 건가, 그런 거면 왜 나한테 말은 안 해 준거지. 물어 볼까. 그래, 물어 보자. 이번의 정적은 깬 건 수많은 내적 갈등을 갖고 있던 나였다.
“제노야.”
“응.”
“너 여자 만나?”
“왜?”
“아니, 아까 아침에 재현 선배랑 밥 먹는데 너 얘기 나왔거든. 검사들이 너랑 재판 붙으면 일부러 패소하고 들이댄다던데.”
“...”
내 옆에서 일정하게 들리던 발자국 소리만 멈췄지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갑작스레 멈춰선 그에 고개를 살짝 돌리자 조금 뒤에서 날 바라보는 그가 있었다.
“뭐야, 진짜 여자 만나? 왜 말 안 했냐- 좀 속상하다, 야.”
“...”
“누군데? 검사? 변호사? 예뻐?”
“ㅇㅇㅇ.”
“응?”
“내가 그런 거까지 일일이 다 말하고 다녀야 되는거야?”
“어?”
평소 미소 가득한 그의 얼굴은 온데 간 데 없었다. 표정 없이 날 바라보는 저 모습은 어릴 적 내가 말없이 그의 장난감을 가져갔다 고장 냈을 때뿐이었는데, 화라도 난 건가. 아니 근데, 어느 부분에서 화가 난 것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사생활까지 물어서 짜증이라도 난 건가. 아무리 내 행동을 되짚어보아도 그가 화를 내고 있는 이유는 찾을 수 없어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내가 여자를 만나는데 너가 왜 속상해 하는건데.”
“아니, 난 그냥, 나한테 그런 말 한 마디 없었는데 갑자기..”
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한 손으로 넥타이를 끌러 내렸다. 핏줄이 도드라진 손이 꽤나 남성적이었지만 지금 당장은 그런 성장이 눈에 들어올 리 없었다. 그저 그가 왜 저런 표정을 하고 있는지, 왜 나에게 화가 난 말투로 대하는 지.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다.
“ㅇㅇㅇ.”
“...”
“사람 헷갈리게 하지 마.”
그는 그 말만 남긴 채 날 스쳐 지나갔다. 전 보다 조금 더 짙게 느껴지는 알콜 냄새와 살짝 섞인 여자 향수 냄새가 콧잔등을 스쳤고 혼란스럽던 내 머릿속은 태풍이 인 듯 모든 것을 휩쓸어 가버렸다. 난 그 자리에서 그저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었다. 춥고도 시린 겨울 날, 알 수 없는 감정이 마음 속에서 새싹을 틔우고 있었다. 정작 나는 눈치 채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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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노는 술기운을 빌려서 티를 냈는데 여주는 그냥 혼란스러운 상황헤헿
여러부뉴ㅠㅠㅠㅠㅠㅠ초록글이라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저 독방에 제 글 추천도 봤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요 진짜...♥ 암호닉은 항상 받고 있으니 언제 든지 신청해주세요!!! 전에 신청해주신 분들은 제가 정리해서 갖고 있답니당헿 사랑해요!!! 전 눕방 대기타러 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