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트/다각] Between True And False : prologue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8/1/0/8101764596fab9f86b989f5a8884089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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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손목에 있는 손목시계의 시곗바늘이 바삐 움직인다. 시간을 보기위하여 올렸던 오른손을 내리고 양복 속주머니의 손을 넣어 마모된 회중시계를 꺼내든다. 곧 있으면 시계탑에선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릴것이다. 오른쪽 손목에는 손목시계를 왼쪽손에는 회중시계가 놓여있다. 둘의 시계는 각기 다른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손목시계의 시곗바늘이 자정을 향하여 바삐 움직인다. 째깍째깍. 시곗바늘이 자정을 가르키는 순간, 시계탑의 종이 시끄럽게 울려된다.
이내 곳곳에선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어떤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명소리를 따라가본다. 몇분전 자신의 회중시계를 쥐고 화사하게 웃던 따뜻한 체온을 가진 인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바스락바스락 부셔져가는 잿더미만이 남았다. 그가 가지고 있던 회중시계를 들어본다. 하나밖에 없는 시곗바늘이 12시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그는 거짓이었다. 그의 모습을 보니 덜컥 겁이난다. 내가 가지고 있는 회중시계의 시곗바늘이 12시 방향을 가르키는 순간 내가 진실이 아닌 이상 나는 저 꼴이 날것이다. 아직 나에겐 시간이 많이 남았다. 겁낼 필요가 없다. 그러면서도 맞닿게 될 현실을 외면하기 위하여 잿더미에서 시선을 때어 집으로 향한다. 나는 내가 진실일 것이라 믿는다. 나는 결코 거짓일리 없다. 이 세계는 인간의 기억의 조각으로 만들어진다. 수많은 기억의 조각들이 응집하여 만들어진 돔형태의 작은 도시. 커다란 시계탑을 중심으로 두고 도시가 만들어진다. 어느 한 기둥을 두고 위에 올라가있는 돔모양의 도시들은 다소 버섯모양을 연상시키게 되는데, 이러한 작은 도시들이 세계를 이룬다. 그러나 인간들은 도시밑에 어떠한 것이 있는지, 그곳은 어떤 곳인지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한정된 공간내에서의 생활을 보낸다. 그 한정된 공간인 도시는 식량으로 쓰이는 가축과 반려동물로 키워지는 몇 안되는 종의 동물을 제외 하고 남는것은 인간뿐이다.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맹수는 없다. 그렇기에 인간은 서로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수명을 다할때까지 살 수 있다. 인간은 '진실'과 '거짓', 두가지로 나뉘게 된다. 어떠한 경우 진실과 거짓으로 나뉘느냐라고 물으면, 진실은 기억의 조각의 주인. 즉 그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되고, 거짓은 기억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인간이된다. 하지만 그들은 누가 진실이고 누가 거짓인지 모른다. 이유를 말하자면 이곳에 사람들은 자신이 어떠한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기억따윈 없다. 이 세계에서 태어나는 모든 사람은 회중시계가 하나씩 주어지게 되는데, 그 회중시계의 시곗바늘은 사람마다 돌아가는 속도가 다르기에 사람 각기의 시곗바늘이 가르키는 방향은 다르다. 회중시계를 받았을때 시곗바늘은 12시 방향에서 시작되는데, 그 시곗바늘이 한바퀴 돌아 다시 12시 방향으로 돌아왔을때, 진실의 경우 잿더미가 되지 않고 시곗바늘은 계속 움직인다. 하지만 거짓일 경우 12시 방향을 가르킬때 그들은 잿더미가 되어 사라진다.
진실과 거짓의 인구비율은 현저히 차이난다. 사람마다 수많은 기억을 가지고 있기에 진실은 한명임에 불구하고 거짓은 수십, 수백, 수천명일 수 도 있다. 하지만 거짓이라고 꼭 실낱같은 희망으로 자기가 진실이길 바라며 지내야하는것은 아니다. 자기의 운명은 자기자신이 개척하는것라고도 하듯이 거짓들 역시 진실이 될 수 있다.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진실의 회중시계를 빼앗으면 된다. 그렇다고 모든 거짓이 진실이 되는것은 아니다. 거짓은 기억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인간이므로 그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진실의 회중시계만이 거짓과 진실을 맞바꿀수 있다. 나의 진실은 누구일까. 이 많고 많은 사람들중 과연 이 도시엔 나의 진실이 있을까. 이미 다른 기억의 조각들에게 빼앗겨버린것은 아닐까. 혹시 내가 진실은 아닐까. 이 도시의 사람들은 웃고있지만 속으론 다 같은생각일 것이다. 매번 종소리가 울릴때마다 극심한 공포를 느낀다. 혹시 나의 시곗바늘이 움직이진 않았을까. 이번 종소리를 마지막으로 저기 저 사람과 같이 바람에 날라가는 재가 되는것은 아닐지.
"이성열." 이 세계에 대하여 심심치 않은 고찰을 하며 뚜벅뚜벅 걸어온 결과 어느새 집앞이다. 기다린것인지 문앞 계단에 앉아 날 부른다. "나 왔어." "시곗바늘은?" "안 움직였어." 너는? 조심스레 묻자 우현은 이내 웃더니 들어가자며 팔을 잡아끈다. 움직였구나, 너의 시곗바늘이. 남우현. 그는 나와 함께 사는 동거인이다. 물론 동거인이기 전에 애인이라는 진득한 사이로 엮여있지만 말이다. 웃기게도 그와 나는 같은 남자이다. 동성연애? 이 세계에선 동성과 인종의 차별따윈 없다. 기억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이곳엔 매우 많은 종류의 인간들이 있기에 서로의 편견을 버린지 오래이다. 만약 이전세계에서처럼 그래왔다면 아마 이 세계는 이미 인간들끼리의 분열로 인해 멸망되었을지 모르니까. 그렇기에 만족한다. 모든것이 허락되는 이곳이.
이상하게도 나에겐 이전세계에서의 기억의 조각이 남아있다. 비록 아주 작은 조각이지만서도 오기전의 기억에선 내가 사랑했던 남자를 놓치지 않기위하여 손을 뻗는다. 내가 그남자를 놓쳤는지, 잡았는지 그 뒤에 기억은 없지만 그것만은 확실했다. 나는 그를 사랑했다. 그렇기에 동성에 더욱 애착이 갔고, 우현을 만났다. 이 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인연을 맺게된 그는 나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였고, 특별한 존재였다. 그가 있기에 여태 살아남았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다르다. 그의 시곗바늘은 어느새 6시 방향을 가르키고 있다. 불안하고, 불안하다. 그가 거짓일까 두렵다. 그가 내 앞에서 재가 되어 사라질까 무섭다. 나를 거실 쇼파에 앉혀놓고 부엌으로 향하던 그의 뒤로가 그를 안는다. 가슴팍으로 느껴지는 그의 온기가 따듯하다.
"어? 왠일로 먼저 안아와?" "나두고 어디가지마…." 칭얼거리는 나의 목소리를 듣더니 우현의 몸이 들썩거린다. 아마 웃고있는것이겠지. 그의 허리에 감은 나의 팔을 떼어내더니 뒤를 돌아 날 안아준다. 널 두고 어디가겠어. 머리를 쓰다듬으며 해집는 그의 투박한 손이 기분이 좋다. 과연 이 행복이 언제까지 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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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3^* |
안녕하세여 S2Yeol 입니다. 처음 써보는 연재팬픽인데 저같은 똥손에게는 너무 거한거같은 세계관이네요^^... 아마 곧 1화가 나올듯 싶어요 :D! 반응보고 연재하기엔 너무나도 잘 쓰지 못한 글이기에 ..^^! 수줍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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