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기분 좋게 들어왔어. 김태형과 나가자마자 분위기 쫑났다며 날라온 동기의 카톡이 덜 신경 쓰이는 정도 랄까. [걔 너랑 김태형 가자마자 얼굴 존나 빨개지고 바로 나감ㅋㅋㅋㅋ아 니가 이걸 봤어야짘ㅋㅋㅋ] 순진한척 웃고 있던 얼굴이 생각나서 웃긴거야. 김태형이 제대로 엿 날린 상황이지 이거. 본인 동기들 다 있던 자리였고 연습생 아닌 회사 식구들까지 전부 모인 시점에서 개쪽을 당했으니. 얼마나 웃긴 일이야 게다가 주인공은 걔 였다고. 남 비하 하는 사람 치고 자존심 안 강한 사람 못 봤거든 딱 보니까 사이즈가 그 과야 그 과.
[오늘은 칭찬할래]
[예쁘다 김태형]
입고 있던 겉옷을 아무렇게나 벗어 던진 후 침대에 벌러덩 누운 나는 곧바로 카톡을 보냈어. 알아서 갈 수 있다는 나를 끝끝내 데려다 주고서야 걸음을 돌린 김태형의 뒷모습이 유난히 더 넓어 보였던 이유가 이래서 였을까. 처음 봤을때만 해도 키가 엇비슷했었는데 이제는 내 고개가 위로 향해.
[ㅋㅋㅋ]
[계속 예쁜 짓 할래]
[예뻐해줘]
나한테 있어 김태형은 얄밉긴 해도 다정한 이미지가 강한 사람이었는데 주변 사람들은 전혀 이해 못하더라. 김태형이 다정하다고? 처음엔 하나같이 말도 안된다는 식으로 말하길래 뭔가 싶었어. 며칠 가만히 지켜보니 조금 알만도 했지 뭐랄까 비지니스적? 이라 표현하면 맞을려나. 낯을 가린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정을 안주는 타입인줄은 한참 뒤에나 알았어. 그래서 하나같이 '김태형이랑 어떻게 친해졌냐' 물었던거구나 싶었고. 뭐 나도 처음엔 가까이 하기 어려웠어 말수 자체도 적었을 뿐더러 자꾸만 개인플레이를 하고 들어서 모두가 답답해 했었지. 잘생긴 외모에 어떻게 해보려다 떨어져 나간 애들 중에 아는 것만 해도 하나..둘... 아무튼 셀 수 없을 정도였는데 걔는 이상할 정도로 남 한테 신경 자체를 안 썼어. 팀원들간의 조화가 가장 중요한 팀 평가 날이 다가올때면 모두가 김태형을 꺼려했고 그때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던게 처음이었어. 너 가수 하고 싶어서 온거 아니야? 그러면 이거 해야 돼 근데 다들 너가 불편하데 뭐 나는 점수만 잘 나오면 되니까 나랑 하자.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가 했던 말이 생생하게 기억나. 결과는 어땠냐고? 나랑 김태형이 월말 평가 1위였어. 친해지고나서 물어보니까 이상한 애라고 생각했다지 뭐야 자기 한테 대놓고 불편하다고 한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데. 나는 나름 용기낸건데 참나. 아무튼 이 일로 부터 김태형과 나는 급속도로 친해지게 됐고 지금의 사이가 됐어. 가까워지고나서 보니까 처음 생각했던 이미지보다 훨씬 더 잘 웃고, 말도 잘하더라 의외로.
[잘자]
내가 봤을땐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잘 챙기는거 같아 내가 그 영역 안에 들어와 있는 것 뿐이지. 그걸 알기에 더더욱 선을 지킬려 노력했어. 나는 연예인이 아니잖아 김태형으로 인해 중소였던 기획사가 대형이 됐다 해도 나는 여전히 일개 연습생일 뿐이야. 처음엔 단순히 친구일 뿐인데 뭐 어때? 라고 생각했던거 맞아 근데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고. 얼굴 모를 수많은 사람들에게 욕도 먹고, 협박 편지도 받아봤고, 심지어 개인집 앞까지 쫓아온 경우도 있었어. 그 사람들의 마음을 전혀 이해 못하는건 아니였지만 진짜 무서웠어 김태형 잘못이 아닌데도 원망스러울 정도로. 나중엔 못 된 말이 절로 튀어 나오는거야 너랑 같이 하겠다고 한 그 순간을 후회한다, 너 진짜 싫다, 꼴도 보기 싫다, 아는 척 하지 말라 막 쏟아부었어. 상처 받았을 만도 한데 되려 나한테 미안하다고 하는거 보니까 숨이 턱 막히는거 있지.
[여주야 빨리 인터넷 확인해]
절대 이성적으로 엮이지 말자. 이게 내 오랜 다짐이었어 그게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줄은 정말 몰랐단 말야. 오전 늦게 일어나 졸린 눈으로 핸드폰을 켰는데 부재중 전화가 100통이 넘어 있고 카톡이며 메세지며 난리도 아니길래 무슨 일인가 싶어 보니 기사가 터졌데. 그때부터 가슴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어. 곧바로 메인 화면에 있는 연예 뉴스를 클릭하니 대문 기사에 익숙한 배경이 들어와. 순간 놓칠 뻔한 핸드폰을 고쳐잡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제목을 클릭했어.
<인기 가수 김태형, 같은 소속사 연습생과 연애중?>
스케줄 가는 김에 잠깐 들렸다던 어제. 나란히 서 있는 모습과 어서 가라고 밀었던 모습, 김태형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 장면까지도 전부 찍혀 있어. 조회수는 30만이 넘어갔고 언뜻 본 댓글은 최소 몇 십만개야. 예전에도 기사 난적 있다 했지 하지만 그때 사진은 뒷모습이었고 그냥 한강가에 앉아 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에 큰 논란 없이 지나갈 수 있었어. 근데 이건 누가 봐도 오해할만 하잖아. 옆모습이지만 꽤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는 얼굴에 눈물 마저 핑 돌더라. 댓글창을 차마 누르지 못하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때 카톡이 떠.
[나오지 말고 기다려]
김태형이야.
"당분간은 조심하는게 좋을 것 같아"
"네.."
힐끗 내 눈치를 살핀 매니저가 작게 한숨을 해. 너무 걱정하지마 괜찮을거야. 위로 아닌 위로의 말에 고개를 돌렸어. 김태형에게 부탁 받은 모양인지 개인 차를 끌고온 매니저와 함께 회사로 향했어. 음악 하나 없이 조용한 차 안에서 기사화가 된 원글을 발견하게 돼.
대박 오늘 김태형이 그 연습생 집 앞으로 찾아감ㅋㅋㅋ (사진有)
하...미친 진짜. 만났을때 부터 불안불안 했고 나름 한적한 곳이라고 쳐도 보는 눈이 있으니까 빨리 가라고 한거였는데 그 짧은 순간에 이렇게 퍼질 줄이야. 핸드폰을 무릎 위에 내려 놓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괜찮냐는 말이 들려와. 이제 어떻게 하지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할까. -빼박 사귀네ㅋㅋㅋㅋㅋ -전에 안 사귄다고 하지 않았나? 계속 만났나보네 -대놓고 만나기 클라스 -응 탈덕 ㅅㄱ 일단 다 떠나서 현재 이 시점에서만 놓고 본다면 김태형이 제일 많은 피해를 볼거 아니야. 사람들은 연예인의 개인생활에 관심이 많아 그중 단연 최고는 연애야 그만큼 잣대도 심하고 엄격해. -태형아 연습은 하고 연애하니?ㅋㅋㅋㅋ -비활동기라고 막나가네 -이게 팬들 농락하는 행위 아니고 뭐임? 진짜 개빡쳐 아ㅋㅋㅋㅋㅋㅋㅋ사실 그런 말 할 자격은 전혀 없으면서.
"김여주 잘못 없으니까 사람 꿈 가지고 그러진 마시죠"
"..."
"아시잖아요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그 말을 듣자마자 내내 참고 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뚝뚝 떨어져.
"괜찮아?"
김태형의 말에 한동안 말이 없던 대표가 이마를 집으며 알았으니까 일단 나가보라 했고 빠른 걸음으로 대표실을 빠져나왔어.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자마자 뒤에서 걷고 있던 김태형이 한걸음에 달려와 내 팔을 잡아. 나는 그걸 뿌리쳤어. 강하게 내려친 제 팔을 보던 그가 한숨을 쉬며 앞머리를 쓸어올려. 김여주. 낮게 내려 앉은 목소리에 주먹을 꽉 쥐고 얼굴을 바라보니 나만큼 표정이 안 좋은 김태형이 자리해 있어.
"미안하다고 해야 맞는건데"
"..."
"안할래"
뭐? 생각치도 못한 말에 미간이 구겨져. 김태형이라면 무조건 미안하다 나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이럴 줄 알았거든. 근데 안 미안해? 누가 일을 키웠는데 지금. 회사로 오는 내내 김태형 걱정부터 한 내가 비참해지는 기분까지 들었어. 너는 나를 뭘로 보는거야?
"너가 온거야"
"알아"
"그것도 벤 타고 온거라고"
"그것도 알아"
근데 안 미안하다고. 억울하고 분하니까 목소리까지 떨리더라.
"진짜로 만나는 사이면 억울하지나 않아"
"너 나 좋아하냐?"
이건 그냥 홧김에 해본 말이었어. 지금 상황과 관련 없는 소리를 하길래 한껏 비꽈줄 심산으로 해본 말이었다고.
"어"
그런 대답을 들을 줄 알았으면 도발하지도 않았을거야.
"좋아해서 억울하다면"
"..."
"어쩔거야"
"야.."
"책임질래?"
도대체 왜 언제부터 였는데.
"너가 나 한테 말을 건 그 순간부터"
* * *
| 내 따랑 |
굥기, 국이, 윤기야메리미, 나뱅, 땅위, 리베로, 침플라워, 뉸기찌, 다솜, 빙구, 윤기윤기, 핑쿠릿, 울샴푸, 손톱달, 러블리별, 오빠아니자나여, 김희서, 태태랑, 깡태콩, 온기, 하니, 정국어 |
원래 글 쓰면서 자주 막히는 편인데 오늘은 지짜 스무스하게 몰입해서 썼다.!!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하는 화 입니다 여러분들은 어떠하신가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늘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 정말 고마워요 힘나서 열심히 쓰고 있어요!
암호닉은 계속 받고 있는데 조만간 정리 한번 할게요 :)
사랑해요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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