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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부 전체글ll조회 1883

"조용."

 

오십줄은 한참 넘어보이는 늙은 선생이 교탁을 발로 세게 찼다.

쾅- 하는 시끄러운 소리에도 전혀 개의치 않던 학생들은, 전학생이 왔다는 흔한 말 한마디에 별 흥미없는 듯하면서도 슬그머니 자신들의 말소리를 줄였다.

 

"우지호."

"와, 씨발."

"전학생 존나 니 취향이요."

"저 새끼 졸업하기 전에 내가 따먹는다."

 

"우지호 남우현 입."

"네- 네-"

 

여전히 시끌벅적한 말들 속 자신을 향한 음담패설에 재효는 침을 삼켜 마른 목을 애써 축였다.

왜 하필 아버지란 작자는 이딴 학교에 보내서.

사실 저들이 말로만 그럴 뿐 절대 시도 못할 것도 알고, 시도한다고 해도 자신이 저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안다.

양아치, 조폭들로 가득하다는 이 대한민국 최고의 꼴통 학교에서는 자신의 아버지 이름만 대도 꽤 편하게 생활할 수도 있을 터다.

그러나  자신을 따먹는다. 그러니까 강간한다 따위의 소리를 듣고 기분 좋을 위인이 있을리가.

 

"전학생 인사해라."
"안재효."

"더 말할 건 없나?"
"없습..
"그럼 아무데나 빈자리에 앉고. 나머지는 다 쳐자든 자습하든 마음대로 해라. 조례 끝."

 

진짜 씨발이네.

선생에 의해 말이 잘려버린 자신을 향해 킥킥대는 소리가 주위에서 들려왔다.

다행히 맨 뒷줄은 덩치 큰 한 명이 엎어져있는 꼴 외에는 볼 것이 없었다.

최대한 남들과 먼 쪽. 다른 새끼들과 교류가 없을 곳을 찾다가, 그나마 마땅한 교실 맨 구석에 가방을 놓고 아까 본 덩치처럼 엎어져 누웠다.

자면 되는거야. 매일 쳐자다가 졸업장만 떼고, 아버지 일을 돕자. 여자들도 끼고 살자. 문득 서울에 있을 때 오누이마냥 친하게 지냈던 한 창년이 떠올랐다.

그 창년은 고아 출신이었다. 유난히 감자를 좋아하던 탓에 제일 흔한 김 씨라는 성에 감자라는 유치하고도 생소한 이름을 붙혀 김감자라고 부르던 생각이 났다.

추억이라 하기에는 너무 추악한 기억 조각들. 아마도 그 년때문에 중학교 이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섹스를 배웠고 술도 배웠다.

조폭인 아버지는 내가 다 자라기 까지는 다른 사람들보다 순수하면 순수했지 타락한 아이로 키우고 싶진 않다는 소망을 가졌었다.

사람까지 죽여본데다가, 겨우 그 과거가 묻히려는 시점에 같은 반 찌질이들을 반 죽여 놓은 나에게 적어도 졸업장을 기대하는 것은 아마도 그 소망때문이리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아버지는 중학교 삼학년 겨울방학즈음에 겁도 없이 클럽에서 몸을 섞고 있던 나와 그 년을 발견하고는 매우 화가 나 그년을 죽기 직전까지 폭행하여 클럽 밖으로 내쫓았었다. 내겐 고작 경고의 의미였던지, 아버지 아래의 조직원들은 널부러진 그년을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날 강제로 끌고가 나로 하여금 그년에게 폭력을 행사토록 하였다.

물론 지금과 마찬가지로 정신병적인 성향이 없지 않았던 나는 그 폭력을 이상할 정도로 즐겼고, 그 년은 죽었다. 내 첫 살인의 희생자였던 그 년은 다니던 중학교 뒷산에 묻혔다.

그 녀의 무덤 언저리에 감자를 두 세 알 묻어놓고, 입가 가득 미소를 띄우고 무덤 위에 올라가 뛰놀기도 했었다. 사실 내가 봐도 난 예나 지금이나 미친 새끼임에 틀림없다.

 

"재효야아."

 

엎드린 나를 쿡쿡 찔러 깨운 놈이 역한 말투로 내 이름을 부른다.

무시할까 말까-

 

"어."

 

하다가 결국 대답하고야 만다.

살짝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니 따먹는다느니 건들지마라느니 온갖 섹드립을 운운하던 우지호란 놈이다.

 

"으와아.. 너 가까이서 보니까 더 꼴리게 생겼다."

"아가리 째버리기 전에 쌉치는 건 어떨까."

"응응. 니가 쌉치라면 쌉쳐줘야지. 꺼져줄까아?"

"어."

"웅웅. 잘있어어."

 

가까이서 보니 솔직히 괜찮은 면상인데 왜 저러고 다닐까.

째진 여우 눈에 코는 좀 큰게 존나 선녀보살같이 생겼지만 페이스 자체는 잘생긴 것도 같았다.

조직에 저런 형도 있었던 것같다. 죽도 들고 설치다가 정수리에 제대로 맞고 사망한 병신같은 형이었다.

저렇게 생긴 사람은 다 병신인가봐. 금새 수긍하고 다시 편히 자세를 잡으려는데 또 옆에 누군가 와서 치근덕댄다.

고작 해봐야 다시 온 코 큰 새끼겠지, 하고 1교시가 시작되려는 찰나 눈을 감는다.

 

-

 

점심시간.

몇 시간동안 미동도 않고 잔 내가 경이로울 지경.

찌뿌둥한 몸을 억지로 스트레칭하며 돌아온 의식을 맞이한다.

물론 예상대로 내 옆에는 코 큰 새끼가 자고 있었다.

별로 먹고 싶지 않았지만, 이 또라이를 어떻게라도 피해야할 것같아서 억지로 매점을 찾아 향한다.

 

"안재효."
"쌉치라고 입 좀."

"너 나 기억 못하지?"

"..."

"너 따먹게 되면 얘기해줄게-."

 

적어도, 초면이기를 바랬다.

 

 

 

 


프롤로그랑 길이는 비슷하고 내용도 진전안됬지만 나름일편이에요ㅠ 장편은 처음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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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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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아 둘이 알던사이인가요 설마?? 지호 귀여운데 무서울듯;;;;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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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코쟁이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호가 왜케 살랑살랑하게나오는지ㅠㅠㅠㅠㅠㅠㅠ 코쟁이쥬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재효이상해... 우리감자를죽이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감자쥬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런 싸이코같은 글 너무좋아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싸이코인가봐.. 헝헝 담화기다리겠습니다 은혜로운 자까님..!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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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재밌게 잘읽었어요!!!!ㅋㅋㅋㅋㅋ다음꺼 기대기대!!!!!!!!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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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잘읽고 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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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코너킥임돠!!!오옹안재효쎄ㄴ캐에다가사이코까지플러스히ㅏ핳대립구도를가지는..건가융?하핳지코도쎄게나올줄알았는데능글거리네욬ㅋㅋㅋㅋㅋㄴㅋㅋㅋ오늘2번오실줄이양ㅁ!!!!나무감사해염!!! ♥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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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왘?!!!!??????!!이런픽을..감사함당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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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우와신알신와서봤는데작가님이네용ㅎㅎ어제독자1이에요ㅎㅎ저 불낙지 로신알신하고갈게요ㅎ
13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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