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쳐 일어나봐 좀. 야, 야. 준형의 발가락이 두준의 배를 꾹꾹 찍었다. 아, 씨팔. 술냄새 어쩔건데. 인상을 쓰며 코를 막고는 코맹맹이 목소리로 더 세게 내리누르는 준형이다. 으우... 좀 놔둬봐... 말 할 때마다 훅훅 나오는 술냄새에, 준형은 더욱 더 심한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두준의 배를 차다싶이 찍었다. “야아... 좀 놔둬보라고... 나 좀 자게 내비둬...” “이 미친 새끼야. 두 시다 또라이야!” “...뭐?” “오후 두시, 투 피엠 미친놈아. 일어 나라고, 쳐 일어나서 밥 쳐먹으라고!” 준형이 소리를 빽 질렀다. 내가 이래서 너랑 같이 안 살려던 거였어, 이 술고래야! 맨날 내가 밥 차려주지, 깨워주지. 내가 네 엄마냐? 엠 아이 유얼 마덜, 미친 새끼야?! 준형이 다시금 소리를 빼액 질렀다. 두준은 질렸다는 듯 귀를 두 손으로 꾹 막았다. 준형은 씩씩 가쁜 숨을 내뱉으며 코트를 챙겨 쿵쿵쿵 현관으로 갔다. “ㅇ, 야. 용준형, 너 어디 가?!” 어제 회식을 하고 바로 들어와 잔 건지, 상의는 흐트러진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입고 있었고, 하의는 저가 덥다고 벗은건지 트렁크밖에 입고 있지 않은 두준이 뛰어나가다시피 준형을 따라나갔다. 그러자 준형이 하는 말은, “네 면상 보기 싫어서 나간다!” 동시에 쾅. 하고 문이 닫혔다. 순식간에 집 안에 혼자가 되어버린 두준은 현관문을 향해 손을 뻗은 채로 얼음. 누가 윤두준한테 땡 좀 해주세요. 그대로 한 몇 분 있었나, 두준의 핸드폰에 문자가 왔다. 허겁지겁 두준이 홀드를 열고 핸드폰을 바라보니, 와 있는 건 준형의 카톡. [식ㅌ탁가서ㅜㅂ밪이나쳐.먹어밥해놨으니까ㅡㅜ그릭고좀일ㄹ찍일찍일어나 깨우기질렸ㄹ느니까.] 얼마나 급하게 쳤는지 -사실은 화나서 퍽퍽 친거다.- 맞춤법도 하나도 안 맞고, 띄어쓰기도 하나도 안 맞았다. 귀여워라. 우쭈쭈. 두준은 고양이 세수를 하고는 집에서 입는 옷으로 갈아입곤 룰루랄라 식탁 앞으로 갔다. 있는 반찬이라고는 김칫국, 흰 쌀밥에 달걀말이 뿐이었지만 그래도 해장하라고 얼큰하게 끓여놓은 걸 보니, 용준형 이 새끼. 상이나 줘야겠어. 푸스스 웃으며 핸드폰을 들어 카톡을 보냈다. [자기야, 밥 잘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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