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오랜만에 온 집은 달라진게 없었다.
(달라진게 있다면 내 방문 손잡이가 잠굴수 없게 바뀐거 그 정도?)
그것 뿐이였다.
그래서 옷을 갈아입을때는 화장실로 가곤 했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하다 그만두웠다.
어차피 내 방에 오는 사람도 나뿐이라는 걸 알게되어서.
새로 받은 교복은 생각보다 예뻤다. 집에서 적당히 먼 학교가 괜찮을거같다는 부모님의 말에 그저 따를 뿐이였다.
나는 왜 한번도, 병원에 있는 몇 달동안 한번도 찾아오지않았냐고 묻지않았다.
그저 받아드릴뿐이였다.
#2-1
오랜만에 간 ‘학교’는 어색했다.
그렇게 복도에서 한참을 헤매고 있는데 누군가 내 옆을 지나가길래 붙잡고 물었다.
“여기 1학년 14반이 어디에요?”
교실을 물어보자 자신을 따라오라며 안내받은 교실엔, 벌써 아이들이 꽤 도착해 있었다.
데려다 준 그 여학생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내밀어진 손에 당황하던 여학생은 이내 이해한 듯 웃으며 악수를 했다.
“재밌다, 너.”
그제야 나는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 지금 좀 정신병원 다닌 거 티났을 것이다.
“윗층이라 잘 못만나겠지만-”
“인사할게.”
말까지 끊어버렸다.
남중 출신인거 티났을게 분명하다. 여자랑 대화한게 너무 오랜만이라,
“인사할게 아니고, 인사할게요. 나 2학년이거든.”
웃으며 자신의 명찰을 가리켰다.
노란색이였다.
파란명찰인 나의 명찰을 고개를 숙여 바라보았다.
“그럼 난 옆반에 볼 일이 있어서. 잘가.”
13반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다 노란명찰에 새겨져있던 이름을 읇조렸다.
입안에서 멤도는 이름의 발음도 달았다.
예쁘다.
#2-2
어디 앉지.
고민도 잠시 1학기 마지막날 2학기 자리를 이미 짜놓았는지 좌석표를 보고 자리에 앉는 아이들에 멍하니 서있었다.
그 때 누군가 나를 툭툭쳤다.
“전학생이야? 앗싸! 나 혼자였는데 짝 생겼다! 너 자리 여기야.”
둥그런 얼굴형이 ‘ 나 착해서 팀플할 때 조장시켜도 묵묵히 다 할 스타일이에요~’를 외치고 있었다.
“고마워.”
그 아이가 알려준 자리에 어색하게 앉아있는데 뒷문이 시끄럽게 열렸다.
“박지민!”
“태형아!”
“여기 전학생, 누구야.”
“쩌어기-! 내 짝이야.”
그 순간 ‘태형’이라는 애와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태형’이라는 애는 나를 향해 무시섞인 헛웃음을 내뱉었다.
내 짝은, 그니까 박지민은 당황하며 그를 데리고 복도로 나갔다.
그런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잘생겼네, 태형이라는 놈.
-
“태형이가..원래 그런 애 아닌데..기분 상한건 아니지.?”
“괜찮아.”
“응..”
“쌤 오셨다.”
어색하게 베시시 웃는 얼굴에 나도 억지로 나도 억지로 입꼬리를 말아올려 웃어보였다.
#2-3
회장을 통해 건내 받은 교과서를 훑어보는데 가장 걱정이였던 수학은 다행히도 확통까지 예습해놨던터라 어렵지 않게 진도를 맞춰 따라갈수있어보였다.
개학식날에 시험보는 학교가 어딨냐며 욕을 해대는 아이들에 발맞춰 조용히 ‘정상’을 연기했다.
영어 어휘시험과 수학경시대회 그리고 점심을 먹고는 국어 능력 시험을 본다고 했다.
영어 어휘와 수학 경시를 보고나자 (다수의) 아이들은 잠에서 깨어나 급식실로 삼삼오오 떠나기 시작했다.
‘나도 먹으러 가야지.’ 하고 일어나자 필통을 주섬주섬 챙기던 박지민이 물었다.
“어디 가?”
“밥 먹으러.”
“같이 먹자. 너 여기 친구 없잖아.”
여기라고 한정짓지않아도 없는 친구였다.
굳이 그런 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을 거 같아 끄덕였다.
익숙해진줄 알았는데 혼자인건 또 싫은지 입술을 얇게 말아 물었다.
“박지민-. 밥 먹자.”
문이 열리고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아침에 본 그 여자가 서있었다.
“아-같이 가자니까. 누나.”
뒤 따라 들려오는 목소리에 반가운 기색을 다시 감춘다.
“아 누나! 얘 전학생인데 같이 먹어도 돼?”
“그래. 짝수되고 더 좋네.”
“태형아 너는?”
“태형아, 너도 괜찮지?”
여자의 강요 아닌 물음에 ‘김태형’이라는 애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나를 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누나, 곧 생일인데 뭐 갖고 싶은 거 없어요?”
“곧은 무슨-. 거의 한 달남았구만.”
둘은 앞, 나와 박지민은 그 둘의 뒤를 쫒아갔다.
“둘이 사귀는 사이야.”
“아-. 그런거 같더라.”
이번에도 난 할 수 있는 게 없어 입술을 다시금 얇게 말아 물었다.
-
“오-.딸기맛 요플레, 누나가 제일 좋아하는 거네요.”
박지민은 웃으며 식판을 내려놓았다.
“이거 드실래요?”
나는 박지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딸기요플레를 권했다.
그 순간 김태형이 날 바라보는게 느껴졌지만 나는 숙인 고개를 올리지 않고 대답을 기다렸다.
“괜찮아-. 태형이가 방학 때 매일 사다줬거든-.”
그 말에 김태형은 내게 시선을 거두고 그 여자분(뭐라 불러야할지 정말 모르겠다.)을 바라보았다.
김태형 얼굴엔 은근한 승리감이, 언듯보였다.
그리고 김태형은 그녀를 향해 웃어보였다. 개같이.
그러니까 멍멍. 그 강아지처럼.
나는 이번에 입술을 얇게 무는 대신 교실에서 박지민을 처음 만났던 그 때처럼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전 호구입니다.’라고 인정하는 것 같았다.
#2-4
국어시험을 마저보고나서 하교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박지민이 내게 다가와 물었다.
“너 집 어디쪽이야?”
“아, 나..구반포쪽.”
“에-? 너 왜 여기 다니냐. 구반포면 그, 새화고 있는 곳아니야? 왜 여기왔어?”
대답할말이 없었다.
‘응-. 거기 붙어서 다니다가 어쩌다보니 정신병원다니고, 퇴원해서 여기로 전학왔어. 여기가 비교적 멀잖아’ 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였다.
“아 거기 자사고였나. 거기 빡세긴하더라..내신은 우리학교지-!”
그의 원맨쇼에 대답대신 억지로 웃어보였다.
저런 등신은 되질말아야지.
-
중앙현관을 나서려는데.
“남준아!”
박지민이 날 붙잡았다.
“같이가!”
그래.
하고 대답하려는데 박지민 뒤로 2명이 더 보였다.
“어느 쪽 살아?”
“저 구반포쪽이요.”
“나 구반포가는데. 지금”
“왜요?”
“알 바, 아니잖아. 너.”
김태형이 말을 가로챘다.
박지민은 버스정류장 건너편 아파트에 산다며 방방 손을 흔들고 떠났다.
남아있는 건 어색한 2명과, 아니 서로 불편한 2명과 신경쓰는 거 같지 않은 1명.
구반포로 달리는 버스 안은 어색했다.
자리가 나자, 누나 앉으라며 누나를 앉힌 김태형은 자리 옆에 딱 붙어 서서 누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랑 카톡해?”
“응-. 학원 친구.”
“그니까 누구?”
김태형이 애교를 섞어 물었다.
“알 바. 아니잖아. 너”
누나는 김태형을 향해 웃어보였다.
김태형도 누나의 말에 굳어졌던 얼굴을 억지로 풀며 따라 웃었다.
억지 웃음인게 다 보여 나도 같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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