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3..2...1!! 여러분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복많이 받으세요!!' 대기실 복도에서 호들갑스런 리포터의 멘트와 함께 들려오는 제야의 종소리. 그리고 내 앞의 그와 마주보며 맞는 새해의 시작. 작년과 같다. 갑자기 날 폭 안아오는 그에 살짝 기대며 받아주자, 내 머리칼에 입술을 묻으며 미소짓는 그였다. 일년전하고 똑같아, 진짜. 나도 푸스스 웃으며 그에게 더 깊이 안겼다. '해피뉴이어' 언제부터였을까. 어디서 부터 설명해야할까. 2013년, 모든 매체가 엑소라는 그룹을 대세라 칭하던 그 해. 내가 처음으로 사회의 맛을 보았던 그 해. 그래, 그 해 12월이었다. 영상관련과에서 공부를 하던 나는 조연출이 필요하던 선배님께 등록금 마련과 경험을 쌓을 기회라는 대목에 설득당해 용감히 휴학을 지르고 바쁘게 방송국을 오다니고있었다. 선배는 음악방송 피디였는데, 어리고 만만한 내가 모든 스탭의 심부름을 도맡아하며 노가다에 가까운 생활을 하다보니 달력은 금새 마지막 장만을 처량히 남겨두고있었다. 보통 어딜 가던 정신 없긴 매한가지지만, 방송국의 연말이란 흡사 전쟁터를 떠오르게 한다. 특히 모두의 신경이 쏠려있는 시상식. 내가 일하던곳은 공중파였다. 게다가 선배가 누구시던가. 음악방송 피디시다. 그리고 현 공중파 방송국들은 모두 가요시상식을 한다. 이쯤하면 당연하지만, 난 그 시상식의 조연출 중 하나로 연말에 너덜너덜하게 굴려지며 방송준비를 했다. 일년 휴학을 낸 나에겐 이게 마지막 일이었고. 시간은 흘러흘러 방송을 하루 앞둔 날. 리허설을 위해 큐시트에 맞춰 가수들 대기실에 들러 하나하나 콜을 해주었다. 그리고 거의 끝나가는 리허설에 여유가 생겨 한 그룹의 콜을 마친 뒤 그 다음 콜을 해야 할 엑소의 대기실에 아예 들어가서 쉬어야겠다 생각했다. 바쁘게 사느라 일년동안 동기들이나 친구들은 커녕 가족들 보기도 힘들었는데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과 학교 선배를 여유있게 볼 수 있겠구나 싶어 피로가 가시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 그때까지만 해도 그 중에 곧 내 남자친구가 될 사람이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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