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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권순영] 늦둥이 남동생 | 인스티즈


'  저 울보 아니에요 10년이나 지났어요, 누나 '












" 야 니가 왜 여기있어? "


한가로운 주말 아침부터 초인종 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보통 같았으면 무시한 체 자고 있을 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끈질 이게 누르는 덕에 온 통 신경이 그쪽으로 쏠려 무시를 할 수가 없었다.

방에서 나와 머리를 묶으며 우유를 들고 인터폰 화면을 보는데 화면에는 예상외로 권순영이 자기 키만 한 짐가방과 함께 서 있었다.


권순영은 짜증 난 표정으로 폰을 만지더니 내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강아지 같은 미소로 ' 누나!! 얼른 문 좀 열어봐, 나 아~~까부터 기다렸어 '

나를 향한 애교 섞인 목소리에도 나는 누나는 무슨, " 누가 니 누나야 나 동생 없어. " 차갑게 말이 나간다

내 말에 권순영이 어떤 표정을 짓고 어떤 행동을 할지 뻔히 다 안다,

분명히 눈물을 흘리며 엄마에게 전화를 걸 거라는 걸, 전화를 걸어서 엄마~ 누나가 ~ 이런 식을 얘기하겠지 



내가 독립하기 전 항상 하루에 한 번씩은 일어나는 일이었다 


집에 들어가면 권순영은 강아지처럼 달려와 현관부터 내 방문까지 옆에서 누나 누나 걸렸고, 나는 그런 권순영을 없는 사람 취급했다 

아빠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에게 ' 순영이 네 동생이다 ' 라고 나를 다그쳤다.

그럴 때마다 나는 권순영이 들으라는 듯 더 크게 ' 권순영이 왜 내 동생이야 나 동생 없어! '라고 소리쳤고,  이 말을 문 앞에서 귀 대고 엿듣고 있던 어린 순영이는 

'으앙앙앙앙앙 엄마~... 뉴나가.. 흡... 순영이가.. 뉴나... 동생이... 흡.. 아니래요ᅲᅲᅲᅲᅲ'라며 내가 소리치는 거보다 더 크게 울었다.



그때에 비해 덩치도 크고 나이도 먹긴 했지만 내 기억엔 여전히 울보 어린 권순영으로 남아있었다.






권순영은 내 말에 표정 변화가 없더니


" 그럼, 여주야 문 좀 열어 "


내 예상과 다른 대사가 나왔다. 마시고 있던 우유가 입 밖으로 나와 인사를 하고 너무 놀라서 문을 열어서 앞에 보이는 권순영에게 


" 야 여주야? 내가 네 친구냐 " 라며 따지기 시작하니 


권순영은 웃으며 내 입가에 묻은 우유를 닦더니


[세븐틴/권순영] 늦둥이 남동생 | 인스티즈


" 네가 누나 아니라며 여주야 나 들어간다 "


'네가'라는 말을 8살 어린애한테 들으니 충격이 쉽게 가지 않았다 내가 잠시 멍 때리는 틈을 타 권순영은 우리 집으로 들어오더니



" 여기 내방으로 쓰면 되는 거야? 아 참, 누나 남자친구 있어? "

" ...누나 아니라니깐? 근데 그걸 네가 왜 물어 "

" 있으면 남자친구가 질투할 거 아니야 키 크고 어리고 잘 생긴 나 같은 남자랑 같이 산다고 하면 남자친구 입장에서 매우 불안할 텐데 "


분명히 외모는 어릴 때 봤던 권순영이 맞는데 애 성격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변했는지 당황스럽기만 했다.

아직 문도 안 닫고 놀란 체도 권순영을 쳐다보고 있자 권순영은 씩 웃으며 나에게로 와 문고리를 잡고 있는 내 손을 잡더니 문을 닫았다.


" 누나 많이 놀랐어? 어디에 놀란 거야, 큰 키? 아니면 잘생긴 얼굴? 아님 그 짧은 사이에 내 매력이라도 본 거야? "






권순영이 갑자기 들어오는 바람에 당황은 했지만 이런 상황이 어이없고 화가 나기 시작해 10년 만에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아빠 "


' 응 여주야 오랜만이구나 순영이 잘 도착했니? 순영이 아침밥도 안 먹고 갔어 누나한테 간다고,

순영이 생활비는 내가 부족하지 않게 보내줄 테니 네 동생 잘 챙겨줘라 아빠가 다음에 또 전화할게 '



10년 만에 통화가 무색하게 시작부터 끝까지 내가 말할 시간도 안 주고 권순영 걱정 밖에 안 하는 아빠였다.

아빠랑의 통화를 끝낸 나는 울컥하는 마음에 이불안으로 들어가 그때처럼 울었다.







순영이랑 나는 12년 전 처음 만났다 


나는 아빠랑 단둘이 살았다 어린 시절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빠는 어린 내가 안쓰러웠는지 엄마 빈자리를 채워주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아빠였다.
나는 그런 아빠가 좋았다, 주말에는 둘이서 음식도 만들어 먹고 집 앞 마당에서 그네를 타며 누가 더 높이 올라가나 경쟁도 하면서 오후에는 아이스크림 먹으며 얘기 나누고 
이런 소박한 즐거움이 권순영이 오고 난 뒤로 깨졌다.



아빠는 아무리 자신이 노력한다고 해도 엄마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을 거라 생각하고, 나를 위해 재혼을 한 거였다.
하지만 아빠의 생각과 달리 나는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려고 노력하던 아빠마저 잃는 기분이었다.
아빠는 고등학생인 나보다 어린 권순영에게 더 애정을 쏟으며 노력을 하셨고 이 집은 나 빼고 너무 화목했다 


고등학교 시절 내가 며칠전부터 아빠에게 얘기해왔던 학부모참관수업을 아빠는 권순영이랑 노느라 까먹으셨다. 
그 날 나는 너무 속상해 아빠 보는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때 순영이는 내가 울자 자기도 슬프다며더 크게 울기 시작했고 
아빠는 내가 우는 거보다 순영이 우는 게 더 신경이 쓰였는지 우는 순영이를 안으며 ' 나중에 얘기하자 여주야 ' 하고 우는 나를 뒤로한 체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때 상황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나기 시작했다.

" 다 권순영 때문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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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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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 순영이 좋은데.. 아빠때문이야... 다 아빠 때문이라구...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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