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인형 (paper doll)
어렸을 적 부터 생긴 것과 다르게 손재주가 남달랐다.
만들기 그리기 분야에선 꽤 여러번 입상하기도 헀다.
지금도 그 재능을 살려 화가라는 직업으로 먹고 살고 있음.
- 종이인형 01
지금은 그리기를 주분야로 삼아 활동하고 있지만 옛날부터 즐겨하던 분야는 만들기 쪽이었다.
그렇다고 거창한 걸 만드는 건 아니고 그냥 자잘한 소품이나 종이인형 같은 거.
어렸을 때는 특히나 종이인형 만들기를 즐겨했다.
그리고 어렴풋이 기억하기로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내가 만들었던 종이인형 중에는 실제로 움직이던 인형도 있었다.
그래. 너희 마음 다 안다. 헛소리 같겠지만 사실인걸. 그리 어렸을 때의 기억도 아니거든.
한참 전학 간 학교에 적응을 못하던 중3 무렵의 일이었다.
졸업을 앞둔만큼 새로운 친구를 사귈 마음도 내게는 없었고 강한 인상덕에 먼저 다가오는 애들도 많지 않았다.
아마 이 때에 틈이 날 때마다 종이인형을 만들곤 했던거 같다.
하루는 종이인형을 만들고 그 인형이 꽤나 맘에들어 종이를 여러겹 덧대서 혼자 설 수 있을 정도로 만들어 보관한 적이 있는데..
어. 정답. 이 인형이 움직였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 인형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잠깐 방을 비운 사이에 인형이 책상 밑으로 떨어져 있었다.
바람이 불어서 떨어졌나.. 싶었지만 내 방 창문은 추운 날씨 탓에 예전부터 꽉 잠겨있었다.
무슨 이런 일이..하는 생각에 인형을 들어올렸더니 글쎄 얘가 종이 손으로 내 손을 톡톡 치는 게 아니겠는가.
놀라움과 무서움에 인형을 손에서 놓쳤는데 아무렇지 않게 일어서서 나한테 다가오더라.
그 작은 팔로 뭔가 휘적 휘적 설명하길래 정신을 잡고 지켜보니 제 얼굴 입 쪽을 가르키는 게 입을 만들어달라는 거 같길래
주위에 대충 잡히는 마카로 입을 쭉- 그었더니 말을 하는데.. 그 말이 더 가관이다.
"휴. 넌 이거 하나도 못 알아 들으면서 내 주인이라고 하겠어?"
낙화유수 쓰고 있는데 폴더 한편에서 찾았다.
낙화유수를 기다리는 너희를 위한...작은 나의 마음이야...
댓글 좀 써줭.. 난 댓글 먹고 자란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