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잣말은 이제 그만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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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도 꿈에서 다 본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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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돌이킬 수가 없군요.
- *상기 기록은 2549년 거주 가능 행성을 찾아 지구 블록에서 발사된 우주 탐험선 마고에 탑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장 하드에서 발견되었다. 지구를 토성의 고리처럼 둘러싼 임시 주거지 마더 가이아가 해체된 후 수많은 우주선들이 우주로 쏟아져 나왔는데 더 이상 지구 근처에 머물 필요가 없었음에도 그들은 지구 근처를 맴돌았다. 지구라는 중심지 없이는 무한하고 광활한 우주에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기 어려웠으므로 PTSD의 일종으로 편지가 담긴 유리병 띄우기가 유행하기도 했다. 이 유리병들은 심각한 우주 쓰레기 문제의 원인이 되었다. 상기 기록이 담긴 외장 하드 역시 우주 쓰레기 더미에서 발견되었다. 상기 기록이 어떻게 거기에서 발견되었는지, 현재의 기술로는 정확한 규명이 불가하지만 전문가들은 가속화된 유리병 지대와 충돌한 마고가 산산조각 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다.
- ** 마고가 마더 가이아를 출발할 무렵에는 아직 우주가 도넛torus형이라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 거주 가능 행성에 정착할 예정으로 400명의 인간이 거기에 탑승했다. 물자를 최대한 아껴야 하고 우주는 끝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냉동 수면을 선택했다. 탐사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30년에 한 번, 하루에 다섯 명씩 깨어나 우주선 내부 상황을 점검한 뒤 하루를 보내고 다시 수면에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들은 눈을 뜰 때마다 좌절했고 때때로 일기를 녹음했다. 떨리는 목소리, 절망에 빠진 목소리. 좌표 측정 가능 구역을 넘어선 뒤로 그들은 나아가고 있다고 믿으며 우주를 트랙처럼 돌았다. 인간들이 잠들고 나면 AI 마고가 우주선을 지켰다. 계속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었다는 사실을 마고가 몰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약 알았다면 왜 인간들이 그것을 반복하도록 내버려두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 그러나 제기된 의혹에 따르면, 상기 녹음 파일은 당시 마고에 타고 있었던 선원들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마고가 인간들이 잠든 동안 입력된 파형으로 그들의 목소리를 흉내 내어 가상 일기를, 다시 말해 소설을 쓰고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의혹의 근거를 명확히 제시 할 수는 없지만 목소리의 파형이 "너무 아름다워 꺼림칙하다"라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이런 경우 직관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마고에게 그런 일을 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어쩌면 인간들이 잠들고 너무 심심했던 걸까요? 스스로 의혹을 얼버무렸다. 상기 기록을 제외하고는 마고에 대한 다른 기록이 발견되지 않아 현재 마고가 어떻게 되었는지, 실제로 부서졌는지, 아직 운행을 계속하고 있는지, 선원들은 어떻 게 되었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하지만 상기 기록을 소설로 받아들여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은 상당히 당혹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마고가 탑승한 인간들을 죽었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어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나는 반문에 사람들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왜 그렇 게 생각하느냐고 물으면 느낌이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우주가 도넛형임에도 크기를 측정할 수 없을 만큼 방대하며, 발효가 잘된 반죽처럼 계속 부풀어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우주의 전체를 조망할 기술이 아직까지 부재하며 신호가 닿는 범위에도 한계가 있어 마고와의 통신은 오래전 끊어진 상태이다. 우주라는 거대한 요람에서 모빌처럼 돌아가다 잠들었는지, 여전히 잠들었는지, 영원히 잠들었는지는 미지수이다.
***** 하지만 상기 기록이 편지가 담긴 유리병 지대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마고가 지구에 보내려던 편지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의혹 또한 제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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